▲ 왼쪽부터 LG 김윤식-kt 소형준-한화 남지민-키움 박주홍.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기어이 4월은 왔다. 2020년 KBO리그 개막이 언제인지 알지도 못한 채. 그러나 이 막연한 시간의 연속이 반드시 나쁜 의미만 갖는 것은 아닐지 모른다. 이제 막 프로야구판에 뛰어든 신인, 아직 1군 무대가 낯선 신예들에게는 자신의 이름을 더 빠르게 알릴 기회일 수 있다.

한동안 이른바 '중고신인'들의 독차지였던 신인왕 구도가 바뀌기 시작한 것은 예고편에 불과할지 모른다. 2017년 이정후, 2018년 강백호, 2019년 정우영까지 3년 연속 순수 신인이 신인왕을 차지하며 스무 살 돌풍을 일으켰지만 이들은 어디까지나 '낭중지추'였다.

이정후는 107표 가운데 103표(535점 만점에 503점)를, 강백호는 111표 가운데 106표(555점 만점에 514점)를 휩쓸었다. 사실상 경쟁자가 없었던 셈이다. 이정후 강백호에 비해 득점이 낮았던 정우영도 110표 가운데 94표를 받았다. 2위 이창진보다 200점 이상 높은 점수를 얻었다.

올해는 제2의 이정후와 강백호, 제2의 정우영이 '동시에' 나올지도 모른다. '베이징 세대'가 프로에 데뷔하기 시작하면서 기대를 모으는 신인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초유의 개막 지연 사태로 19살, 20살 신인들이 프로의 세계에 적응할 시간 역시 늘어났다. 아직은 상대 팀 없는 자체 연습경기가 반복될 뿐이지만 이 안에서도 적응은 계속된다.

LG가 지난해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에 지명한 신인 김윤식이 대표적인 사례다. 즉시전력감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선수지만 정작 스프링캠프 청백전과 연습경기에서는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다. 이천에서 열린 청백전이 첫 실전이었다. 김윤식은 "캠프에서 계획대로 몸을 만들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그런데 개막이 늦어지는 사이 페이스를 찾았다. LG 최일언 투수코치는 "불펜에서 바로 기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선발 기용 가능성까지 열어뒀다.

김윤식보다 먼저 주목받은 투수들이 많다. kt 소형준과 한화 남지민, NC 정구범은 데뷔도 하기 전에 2020년 도쿄 올림픽 예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올림픽이 1년 연기되면서 예비 엔트리는 유명무실해졌지만 이들이 쟁쟁한 선배들과 함께 후보에 들었다는 것만으로도 화제가 됐다. 선수들에게도 큰 동기부여가 될 만한 '사건'이다.

키움 1차 지명 신인이자 거포 유망주 박주홍도 있다. 야수 뎁스가 두꺼운 키움이지만 좌익수만큼은 주전을 장담할 수 있는 선수가 없었다. 제리 샌즈의 이탈로 외야 한 자리가 비었고, 이정후가 우익수로 포지션을 옮길 가능성이 커졌다. 최고 수준의 운동능력을 자랑하는 임병욱이 중견수를 맡는다고 보면 경쟁이 벌어지는 포지션은 좌익수 하나다. 여기에 박주홍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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