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0-11시즌 맨유의 19번째 프리미어리그 우승에 기여한 박지성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떠났고, 웨인 루니도 발목 부상으로 쓰러졌던 그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격의 해결사는 박지성이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원맨팀이 아니다. 2009년 여름 호날두가 레알 마드리드로 향한 가운데, 2010-11 시즌에 멕시코 스트라이커 하비에르 에르난데스 '치차리토'가 합류했다. 유럽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치차리토는 박지성의 조력 속에 맨유의 새 득점원이 된다.

울버햄튼 원더러스와 2010년 11월 6일 치른 2010-11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의 주인공은 박지성이었다. 맨유는 앞선 10경기에서 5승 6무를 기록하며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었다. 10월 들어서는 나니와 치차리토의 골로 스토크 시티, 토트넘 홋스퍼를 제압하며 연승 흐름을 탔다.

루니가 부상으로 빠진 울버햄튼전은 고비였다. 맨유는 앞서 11월 2일 터키 클럽 부르사스포르와 UEFA 챔피언스리그 C조 4차전을 원정 경기로 치러 체력 부담도 있는 상황이었다. 설상 가상으로 이 경기 전반 29분에 나니가 부상을 입어 박지성이 조기 투입됐다. 박지성은 후반 28분 오베르탕의 골을 어시스트하면서 3-0 완승에 기여했다.

박지성은 이때 최고조의 컨디션을 자랑하고 있었다. 이미 10월 26일 치른 울버햄튼과 리그컵 경기에 시즌 2호골을 기록하며 3-2 승리에 일조했고, 토트넘과 프리미어리그 10라운드 경기는 공격 포인트없이도 종횡무진 활약으로 경기 최우수 선수로 선정된 바 있었다.

울버햄튼전은 박지성 활약의 절정이었다. 나니와 루니가 부상으로 빠진 맨유는 이 경기에 오베르탕, 치차리토, 박지성을 스리톱으로 세웠다. 오언 하그리브스와 존 오셰이, 대런 플레처가 중원을 구성해 폴 스콜스까지 이탈한 로테이션이 가동됐다. 설상가상으로 전반 10분 만에 하그리브스가 다쳐 베베를 교체 투입해야 했다.

오른쪽 날개로 나선 박지성은 오른쪽 측면 수비를 커버한 것은 물론 베베의 투입 이후엔 2선 전역을 누비며 치차리토와 좋은 콤비네이션을 이뤘다. 전반 15분 박지성이 시도한 오른발 슛은 크게 허공을 갈랐지만 맨유의 가장 좋은 기회였다. 울버햄튼이 전반 26분 밀리야스의 왼발 슈팅으로 먼저 앞서갈 기회를 만들 뻔 하는 등 어려운 경기가 이어졌다.

어렵게 이어지던 경기의 숨통을 틔워준 것은 박지성이었다. 전반 45분 플레쳐의 스루 패스를 받은 박지성은 문전에서 맞은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을 침착한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해 자신의 2010-11시즌 리그 1호골이자 귀중한 선제골을 넣었다.

박지성은 후반전에도 전후좌우를 이동하며 맨유 공격의 엔진 역할을 했다. 울버햄튼이 후반 21분 밀리야스의 슈팅을 받은 교체 투입 선수 에방크스 블이크의 터닝 슈팅으로 동점골을 터트리며 맨유는 다시 위기에 몰렸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후반 30분 교체로 투입했던 베베를 빼고 페데리코 마케다를 투입했으며, 오셰이를 빼고 스콜스를 투입하는 등 공격에 변화를 줬다. 

치차리토가 문전에서 위협적인 플레이를 계속 보였지만 울버햄튼의 육탄 수비를 넘지 못했다. 박지성은 오베르탕, 치차리토, 마케다에게 좋은 패스를 공급했고, 돌파로 공간을 만들고 크로스로 기회를 만드는 등 주도적 역할을 했다.

그리고 후반 추가 시간 3분. 박지성이 직접 왼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잘라 들어가며 두 명의 수비수를 제치고 시도한 과감한 중거리슛으로 울버햄튼 골망을 흔들었다. 믹 매카시 울버햄튼 감독이 아쉬움의 괴성을 지를 정도로 극적인 마지막 순간의 골. 박지성은 전반전과 후반전 모두 경기 막판 해결사가 되며 멀티골을 기적의 골, 승리의 골로 기록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경기 후 박지성에게 출전 선수 중 최고 평점으로 8점을 부여하며 "경기장 어디에나 있었다"는 말로 이날의 활약을 논평했다. 맨유는 2010-11시즌에 통산 19번째 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스카이스포츠는 맨유의 19번째 우승을 이끈 19번의 결정적 순간 중 하나로 박지성의 극장 결승골이 터진 울버햄튼전을 선정했다. 

이 경기는 오늘(4일) 오후 5시 스포티비(SPOTV)에서 시청 가능하고, 온라인 스포츠 플랫폼 스포티비 나우(SPOTV NOW)에서도 시청이 가능하다.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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