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직 메이저리그에 자리를 잡기 전인 2005년 시애틀 매리너스 시절 추신수(위). 현재 추신수(아래)와 비교하면 앳된 모습이다.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추신수(38. 텍사스)의 선행이 미국 내에서 큰 울림을 전하고 있다.

'ESPN', 'CNN', '폭스 뉴스' 등 미국 주요 언론들은 2일(이하 한국시간) 추신수의 기부 사실을 주요 뉴스로 보도했다. 추신수는 텍사스 레인저스 산하 마이너리거 191명에게 1인당 1000 달러(약 123만 원)를 지원했다. 총 액수는 19만1천달러(약 2억3000만 원)다. 

코로나19 여파로 시즌 개막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마이너리거들을 위한 행동이었다. 추신수는 'ESPN'과 인터뷰에서 "마이너리그 시절 재정적으로 힘들었을 때를 기억한다. 내가 준 지원금으로 마이너리그 선수들이 돈 걱정을 덜고 야구에 집중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001년 고등학교 졸업 직후 미국으로 건너 간 추신수는 7년 동안 마이너리그 생활을 경험했다. 마이너리그에서 뛰는 기간 동안 경제적인 어려움을 안았다. 갓 태어난 아들의 기저귀를 살 돈조차 없던 시절이었다.

지금의 추신수를 생각하면 상상하기 힘든 얘기다. 지난 2013년 추신수는 텍사스와 7년 1억3천만 달러(약 1596억 원)에 달하는 대형 계약을 맺으며 돈방석에 올랐다. 이제는 메이저리그 내에서도 손에 꼽는 고액 연봉자다. 올 시즌 추신수의 연봉은 텍사스 선수 중 가장 높은 2100만 달러(약 258억 원)다.

시간이 오래 지났지만 추신수는 배고팠던 시절을 잊지 않았다.

"7년 동안 마이너리그에 있었다. 마이너리그 선수에 대한 대우가 15~20년 전보단 나아졌지만 여전히 힘들다는 걸 안다. 모든 게 어렵다. 특히 금전적인 면에서 더욱 그렇다."

"20년 전 미국에 왔을 때 아무 것도 없었다. 야구 덕분에 많은 걸 얻을 수 있었다. 이제는 내가 받은 걸 다른 사람들에게 갚고 싶다. 이런 힘든 시기에 사람들을 도울 수 있어 다행이다."

추신수는 지난 3월 중순 스프링캠프가 중단되고부터 어떻게 하면 마이너리거들을 도울 수 있을까 생각했다고 한다. 이후 아내를 비롯해 팀 동료, 구단관계자와 논의했다. 거액 연봉을 받고도 배고팠던 마이너리그 시절을 잊지 않은 기억이 거액 기부라는 통 큰 결정으로 이어졌다.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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