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 존스가 UFC 데뷔 뒤 처음으로 테이크다운을 뺏긴 선수가 알렉산더 구스타프손(사진)이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미국 종합격투기 뉴스 사이트 'MMA 정키'는 지난달 26일(이하 한국 시간) 흥미로운 명단을 공개했다.

타이틀에 도전했거나 타이틀에 도전할 만한 실력자지만 UFC 챔피언이 되지 못한 비운의 '콩라인'을 소개했다.

기라성 같은 선수가 목록을 꽉꽉 채웠다. 현역은 조셉 베나비데즈, 프란시스 은가누, 알리스타 오브레임, 요엘 로메로, 도널드 세로니 등이 올랐다.

다른 단체로 적을 옮긴 로리 맥도날드, 게가드 무사시, 댄 핸더슨 이름도 눈에 띄었다.

개중에 반가운 이름이 보였다. 알렉산더 구스타프손(33, 스웨덴). 스웨덴이 낳은 라이트헤비급 강자도 명단 한 칸을 차지했다.

충분히 납득됐다. 2009년 옥타곤 데뷔 뒤 10년간 도전자로 살았던 톱 컨텐더. 하지만 무관에 그친 비운의 2인자. 구스타프손은 빠지면 안 될 이름이다.

▲ 알렉산더 구스타프손(사진)은 지난해 6월 조국 스웨덴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153에서 앤서니 스미스에게 '충격패'한 뒤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지난해 6월 구스타프손은 은퇴를 선언했다. UFC 파이트 나이트 153에서 앤서니 스미스에게 4라운드 초크 패한 뒤 "쇼는 끝났다"며 오픈핑거글로브를 벗었다. 깜짝 은퇴 발표.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이제 끝났다. 저니맨(타이틀 경쟁권에서 멀어진 보통 선수)이 되고 싶진 않다. 단순히 돈 벌려고 종합격투기를 시작한 게 아니다. MMA를 사랑하고 정상에 서기 위해 파이터가 된 것"이라고 말해 번복 가능성을 일축했다.

하나 사람 일은 모른다. 구스타프손은 여전히 UFC 라이트헤비급 랭킹에 있다. 6일 기준으로 7위.

미국반도핑기구(USADA) 약물검사 명단에도 아직 이름이 있다. 복귀 가능성이 '0'은 아닌 셈이다.

존 존스(32, 미국)와 라이벌리는 유명하다. 둘은 2차례 옥타곤에서 주먹을 맞댔다. 두 번 모두 존스 승.

그러나 존스-구스타프손 1차전은 UFC 역사상 가장 치열했던 맞대결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특히 구스타프손이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존스를 상대로 테이크다운을 뺏었을 때, 전 세계 MMA 커뮤니티가 들썩거렸다. 존스가 허용한 UFC 데뷔 첫 테이크다운이었기 때문이다.

구스타프손은 6일 MMA 정키와 인터뷰에서 "모두가 안다. 나와 존스의 싸움은 역대 최고 경기 중 하나였다. 나에게도 큰 의미가 있던 경기"라고 말했다.

"존스와 만남 이후 스스로에 대해 많은 걸 깨달았다. 비록 경기는 졌지만 그날 이후 아무것도 아닌 일개 파이터에서 대중 입에 오르내리는 사람이 됐다. 분명 (존스와 1차전은) 커리어에서 큰 전환점이 된 사건이었다"고 덧붙였다.

▲ 존 존스(맨 왼쪽)와 알렉산더 구스타프손(맨 오른쪽)은 2013년 9월 맞붙었다. 존스가 엎치락뒤치락경기 끝에 판정승했다.
구스타프손은 2013년 9월 UFC 165에서 존스와 처음 주먹을 섞었다. 라이트헤비급 타이틀을 걸린 경기.

결과는 구스타프손의 5라운드 종료 만장일치 판정패였다.

"그날 경기 끝나고 좀 피곤했다. 5라운드 싸움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레프리가 내 손을 올려주지 않았을 때(패배가 결정됐을 때) 실망감도 기억난다."

"하지만 동시에, 난 그날 경기 내용에 자부심이 컸다. 팀 동료도 그렇게 생각하는 듯했다. 경기에서 진 탓에 복잡한 감정이 일긴 했지만 전반적으론 기분이 좋았다. (존스와 2차례 만남은) 남은 생애 평생 함께할 기억이 아닐까."

명예의 전당 입성 얘기가 돈다. 구스타프손은 반색했다. "거대한 영광(It's a huge honor)"이라고 표현했다.

"정말 영광이다. 올타임 베스트 선배들과 내 이름이 함께 언급되는 게 아닌가. 명예의 전당 입성은 내게 매우 큰 영예"라고 힘줘 말했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