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BS플러스 '김수미의 밥은 먹고 다니냐?'. 제공|SBS플러스
[스포티비뉴스=박소현 기자] 방송인 홍석천이 커밍아웃을 했던 이유와 이후 후폭풍에 대해 고백했다.

지난 6일 방송된 SBS플러스 '김수미의 밥은 먹고 다니냐?'에는 홍석천이 가수 왁스와 함께 출연해 지난 2000년 자신의 성적 취향을 밝히게 된 계기를 털어놨다. 상당했던 커밍아웃 후폭풍도 떠올렸다. 

이날 김수미는 홍석천의 커밍아웃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방송가에서는 용기있다는 반응이었다"고 말했다. 홍석천은 "지금같으면 용기가 없었을 것인데 서른살이라 그렇다"고 운을 뗐다. 

당시 홍석천은 6개의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었다. 홍석천은 ""잘나갈 때 왜 했냐 많이들 물어본다. 나를 협박했던 사람들도 있었다. '내가 너를 아는데 내 말 안 들으면 기자한테 얘기한다'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건 두려울 게 아니었다"고 말했다. 

홍석천은 "사랑하는 사람하고 행복하게 사는 게 내 인생에서 중요했는데 숨기고 있으니까 사랑하면서 살 수 없는 입장이 됐다"며 사랑하는 연인과 행복하게 살기 위해 커밍아웃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3년 된 연인과 이별한 후에 이렇게 살다가는 나는 누구하고 진실되게 사랑할 수 없겠다 싶었다"라며 "내가 떴떳하게 이야기해야 나를 이해하는 사람과 살 수 있을 것 같아 행복하게 살고 싶어서였다"고 강조했다. 

커밍아웃 후폭풍은 거셌다. 당시 출연하던 모든 방송 프로그램에서 하차했고, 3년 동안 방송을 할 수 없었다. 이후 드라마 '완전한 사랑'에서 게이 역을 맡으며 복귀할 수 있었다. 

홍석천은 자신의 성적 취향을 어린 시절부터 다르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내가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중학교에서 고등학교 넘어가는 사춘기 때 나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했다. 기도도 많이 했다"라며 "제일 중요하게 나를 괴롭혔던 것은 '나는 잘못 태어난 게 아닐까'였다. 이 세상에서 용납되지 않는 존재인가 했다"고 덤덤하게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살아가는데 길이 안보이는 거 아닌가 했다. 외롭기도 하고 하고 이런 이야길 나눌 친구도 없었다. 서울에 와서도 나와 같은 친구를 찾고 싶었다. 당시에 탑골 공원 근처에 있다는 말을 듣고 탑골 공원을 비오는 날 우산을 쓰고 돌기도 했다. 누가 말 붙여주길 바랐다"고 말했다. 

홍석천은 자신의 부모 또한 방송으로 성적 취향을 알게 됏다며 "3년 전 누나들에겐 먼저 고백했었다. 큰누나가 엄마처럼 나를 키웠다. 누나가 '난 이해한다. 근데 부모님 돌아가실 때까지 비밀로 하자. 그 약속만 해라'고 했는데 내가 죽겠다 싶어서 저질렀다"고 고백했다. 

그는 "당시 양친이 농약 먹고 죽자고 했었다. 시골 양반들이니까. 이사 가자고 그러셨다. 지금은 이해한다"며 "(그래도 희망을 놓지 않으신 건지) 왁스를 집에 데리고 가면 결혼 얘기를 꺼내신다"고 덧붙였다. 

스포티비뉴스=박소현 기자 sohyunpark@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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