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스터트롯'으로 큰 사랑을 받는 김경민.ⓒ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김경민을 보면 볼수록 그가 왜 ‘앳된 황소’라 불리는지 수긍이 간다. 그저 단순히 큰 눈에 까무잡잡한 피부, 듬직한 덩치, 어린 나이 때문에 붙은 별명이 아니다. 일생 트로트를 ‘여물’로 먹고 자란 김경민의 우렁차다가도 한없이 구슬픈 ‘울음소리’는 그가 왜 트로트 ‘황소고집’을 부렸는지 무릎을 딱 치게 한다. 그 누가 ‘앳된 황소’의 젊고 당찬 힘을 당해 낼 수 있는가. ‘미스터트롯’ 결승전 진출에는 근소한 차이로 아쉽게 실패했지만, ‘앳된 황소’ 김경민의 ‘트로트 투우’는 지금부터다.

2000년 1월 1일생인 김경민은 밀레니엄의 시작에 태어났다. 출생부터 특별한 그는 모친의 뱃속에서부터 트로트를 듣고 즐기다 태어난 ‘모태 트로트인’, 부친 역시 뛰어난 노래 실력에 한때는 트로트 가수를 꿈꿀 정도로 김경민은 트로트 유전자부터 남달랐다. 이러한 환경 때문이였을까. 김경민은 또래 친구들이 좋아하는 가요, 랩, 발라드보다 무조건 트로트가 더 좋았다고.

“아버지께서 여행사를 하시는데, 어머니가 저를 임신했을 때는 아버지를 도와 두 분이 함께 일을 하셨다. 그런데 일이 일인 만큼, 아버지께서 관광버스를 운전하시다 보면, 트로트가 많이 나와 어머니께서 자연스럽게 트로트로 태교를 하셨다. 또 저희 아버지가 노래를 잘하셔서 트로트 가수를 하고 싶어 하셨다. 그런데 집안 환경 때문에 차마 이루지 못하시고, 아들인 제가 이뤄드리고 싶어 이렇게 시작하게 됐다. 특히 중학교 3학년 때 (김)수찬 형의 팬이 되면서 트로트라는 꿈을 꾸게 됐고, 본격적으로는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이 일을 하게 됐다. 다른 친구들은 랩이나 발라드 이런 가요를 좋아했는데, 저는 무조건 트로트였다.”

▲ '미스터트롯'으로 큰 사랑을 받는 김경민.ⓒ한희재 기자

호기롭게 트로트계에 발을 들였지만, 어린 김경민에게 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잠시 꿈을 미루고 그는 생업에 뛰어들어야 했고, 그렇게 찾은 택배 상하차 업무는 마침 적성에 맞는 듯했다. 한창 작업에 적응이 될 무렵, 그의 가슴은 다시 뛰게 됐다. 바로 ‘미스터트롯’ 출연자를 신청받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 그래서 그는 첫 예선이 가장 떨렸다고 털어놨다.

“아버지께서 뇌경색으로 쓰러지고 난 후, 가수의 길을 포기하려 했다. 아무래도 아버지께서는 일하시기에 지장이 있고, 제가 생활비를 벌어와야 했기 때문이다. 그때 상하차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는데 마침 그 일이 저에게 맞았다. 나름 적응도 돼서, 트로트를 접었는데 ‘미스터트롯’ 출연 소식이 전해져 바로 신청하게 됐다.

그러고 시작한 ‘미스터트롯’ 첫 녹화 때 가장 많이 떨었다. 그때 대기실에 사람이 많다 보니, 누가 누군지도 모르겠고 막 긴장됐다. 그런데 예선전에 올하트를 받고 나서 ‘아, 더 열심히 해서 끝까지 가보자’라는 책임감이 생기더라”

이후 김경민은 신동부 막내로 형들과 ‘케미’ 선보이는가 하면, 경연 도중 당한 교통사고에도 ‘칼군무’를 뽐내, 장윤정의 칭찬을 받았다. 특히 화제의 ‘춘자야’에서는 가창력은 물론, 의상부터 무대매너까지 20살 답지 않은 센스로 팬덤 ‘송아지들’을 양산했다. 그런데 또 ‘누이’에서는 제 나이다운 ‘샤방한 연하남’으로 변신해, 헤어나올 수 없는 가지각색 매력을 증명하기도.

“신동부 (김)수찬 형은 중학생 때부터 제가 따라다닌 형이고, (양)지원 형은 제 숙식까지 도와주셨다. 이처럼 형들이 정말 잘해주셨고, 그만큼 저희끼리도 친하다. 신동부뿐만 아니라, 다른 형들이랑도 친한데, 특히 본선 3차 기부금 미션 때 경연 도중 교통사고를 당해 무릎 연골을 다쳐 팀원들에게 정말 미안했다. 지금도 형들 보면 ‘그때 정말 죄송했습니다’고 말할 정도다. 그런데도 형들은 오히려 막내라고 잘 챙겨주셨다.

‘춘자야’ 아이디어는 대부분 제가 냈다. 특히 ‘건달’ 콘셉트라 일수 가방을 들고 싶은데 무대에서 어떻게 하면 눈에 띌까 고민하다 ‘일수 가방에서 마이크를 꺼내자’고 생각하게 됐다. 그런데 반응이 좋아서 덩달아 좋았다.

그리고 저는 약간 대중분들이 봤을 때 사나운 인상이라서, ‘상남자’ 콘셉트로 경연에 임해 왔다. 그런데 갑자기 귀여운 콘셉트의 ‘누이’를 하게 돼, 함께 무대를 준비한 윤성이 형에게 많이 배웠다. 저는 원래 대놓고 하는 애교는 없는 편이지만, 형들 만나면 이뻐 보이려고 말투를 귀엽게 하긴 한다(웃음).”

▲ '미스터트롯'으로 큰 사랑을 받는 김경민.ⓒ한희재 기자

이처럼 무대 욕심뿐만 아니라 ‘미스터트롯’ 형들의 귀여움 욕심까지 품은 김경민은 실제로 ‘미스터트롯’ 멤버들과 변함없는 우정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자신을 트로트로 인도해준 김수찬과 ‘미스터트롯’ 진 임영웅과 특별한 에피소드를 털어놔, 화기애애한 이들의 분위기를 바로 짐작하게 했다.

“처음 수찬이 형을 봤을 때, 남자가 봐도 너무 멋있어서, 이후 수찬이 형 행사장과 무대를 쫓아다녔다. 무작정 형을 잡고 ‘형 저 가수 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하자, 수찬이 형이 연락처를 주시더니 ‘형이 도와줄게. 연락하고 지내자’라고 힘을 실어주셨다. 이후로도 ‘경민아 너는 크게 잘 될 거야’라고 항상 말해 주셔서 늘 감사해하고 있다. 그래서 현재 롤모델 역시 김수찬! 그래서 형 팬카페 역시 탈퇴 안 했고, 탈퇴할 생각도 없다. 대신 롤모델이고 팬이지만, 어떻게 보면 경쟁상대라 발전하는 데 더 도움을 얻고 있다.

한 번은 영웅 형, 영기 형, 영탁 형, 찬원 형과 술을 마신 적이 있는데, 영웅이 형이 집에 보내주지 않아 새벽 5시까지 마신 적이 있다. 또 영웅이 형이 제가 팬에게 받은 선물을 보고 ‘경민이 부자다’라는 짓궂은 농담으로 막내인 저를 놀리기도 하신다. 그만큼 저를 이뻐하시고, 저희가 친한 사이라 가능한 일이다! 사이 안 좋으면 이런 얘기도 못 한다(웃음).”

▲ '미스터트롯'으로 큰 사랑을 받는 김경민.ⓒ한희재 기자

이 같은 소중한 동료들을 얻은 김경민은 ‘미스터트롯’ 이후 중학교 동창에게 연락 오는 가하면, 많은 이들도 알아봐 이러한 인연들 하나하나 감사하다고. 그러면서도 그는 8등으로 끝내 아쉬움이 많고, 자신의 무대 또한 많이 부족했다며 토로하기도 했다.

“방송 이후 ‘경민아 나 누구야’라는 연락이 많이 온다. 그런데 솔직히 다 알 지는 못하지만, 그 친구들이 상처받을까 봐 ‘아 너구나’라고 아는 척 할때도 있다(웃음). 이렇게 요즘 많은 분들이 알아봐 주시고, 연락도 많이 주신다. 가수다, 연예인이다, 이런 신분이 적응되지 않은 상황에 아직 얼떨떨하다.

또 아무래도 8위로 끝내 아쉬움이 많다. ‘좀 더 노력했으면 7위까지 가지는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솔직히 저는 ‘미스터트롯’에서 아주 잘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특히 저보다 경험 많은 선배님들도 많이 계시고, 어린 동원이도 정말 잘하더라. 그런데 좋은 결과 주신 심사위원분들, 많이 좋아해 주신 대중분들, 그리고 특히 팬분들. 항상 감사드리고 초심 잃지 않는 김경민이 되겠다. 지켜봐 달라”

▲ '미스터트롯'으로 큰 사랑을 받는 김경민.ⓒ한희재 기자

모든 것이 감사하고 신기한 김경민은 팬덤 ‘송아지’에게 특히 더 고마운 마음이 가득하다. 김경민은 ‘송아지’라는 단어 하나로 얼굴에 웃음꽃을 피우며 ‘팬 사랑꾼’ 면모를 마구 뽐냈다. 그런데 코로나19 여파로 직접 소통을 못 해 아쉽다며, 대신 새 앨범으로 곧 돌아오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최근 소속사와 전속 계약도 마친 터다.

“우리 ‘송아지들’, 이름만 들어도 사랑스럽다. 팬카페 분위기도 따뜻하고, 규율도 엄청 잘 지키신다. 그만큼 ‘송아지들’이 보고 싶어, 팬 미팅이 정말 하고 싶다. ‘송아지’와 ‘황소’와 만나면 어떤 기운을 낼지도 궁금하기 때문이다. 특히 제가 팬들께 밥 한 끼 사드리고 싶고, 직접 소통도 하고 싶다. 그런데 코로나19로 그러질 못해 아쉽다. 그래도 건강이 최우선이니, 제 노래 들으면서 힘 얻으시고, 힘든 시기도 얼른 지나갔으면 한다.

그간 본부장님께서 저에게 정말 잘해주시고, 저를 믿어주셨다. 그래서 믿음과 신뢰로 회사와 계약해 체계적으로 활동하려 한다. 앨범은 오는 6월 말에서 7월 사이로 발매를 예상하고, 준비하고 있다. 노래 스타일은 ‘춘자야’나 ‘가지마’ 쪽이나, 세미 트로트 쪽으로 회사와 이야기하고 있다.

‘미스터트롯’을 그동안 시청해주신 여러분들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저 김경민 이제 ‘앳된 황소’아니라 다 큰 ‘수소’니까 ‘수소’라 불러주시면 감사드리겠다. 이제 곧 나오는 제 앨범도 많은 사랑 부탁드리고, 앞으로 저 김경민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하는 트로트 가수가 되겠다. 감사드린다!”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u_z@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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