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직 존슨
[스포티비뉴스=이민재 기자] 시리즈의 분위기를 바꿀 중요한 경기였다. LA 레이커스는 2승 1패로 앞선 상황에서 4차전 보스턴 셀틱스 원정을 떠났다. 4차전을 이겨야 우승에 한 발짝 더 가까워질 수 있었다.

4차전 경기 막판, 보스턴이 주도권을 잡았다. 래리 버드의 3점슛이 터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리드는 오래가지 않았다. 그림 같은 득점이 나왔다. 바로 매직 존슨의 스카이훅슛이었다. 팀 동료 카림 압둘-자바의 주 무기인 스카이훅슛을 그대로 선보이며 팀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결국 4차전을 이긴 레이커스는 5차전을 내준 뒤 6차전 승리를 따내면서 우승을 차지했다. 

1987년은 버드와 존슨 기억에 남을 시즌이다. 두 선수가 결승에서 만난 마지막 시리즈였기 때문이다. 

두 선수의 라이벌 관계는 대학 시절부터 시작된다. 1979년 NCAA 토너먼트 결승전에서 버드의 인디애나 주립대와 존슨의 미시간 주립대가 만났다. 당시 전력의 우위를 점한 미시간 주립대가 75-64로 승리를 따냈다. 존슨이 버드와 첫 만남에서 웃었다.

1979-80시즌 NBA에 입성한 두 선수는 데뷔 시즌부터 슈퍼스타 자질을 뽐냈다. 버드는 보스턴을 이끌고 직전 시즌보다 32승을 더 올렸다. 올-NBA 퍼스트팀과 올해의 신인상에 선정된 게 당연한 결과였다. 존슨은 버드에 비해 개인 수상은 떨어졌다. 대신 우승을 차지했다. 1980년 NBA 파이널 6차전에서 부상으로 빠진 압둘-자바의 공백을 채우면서 파이널 MVP에 선정됐다.

두 선수가 커리어를 쌓아간 뒤 NBA 파이널에서 처음으로 만난 건 1984년 파이널이다. 당시 존슨은 2, 4차전에 실수를 범하면서 승리를 이끌지 못했다. 결국 7차전 접전 끝에 보스턴이 승리를 따냈다. 버드는 대학 시절 존슨에 당한 패배의 아픔을 설욕하면서 NBA 무대 첫 맞대결 우위를 차지했다. 파이널 MVP에 버드가 이름을 올렸다.

이듬해 다시 만났다. 이를 갈고 있었던 존슨은 4승 2패로 레이커스 우승을 이끌었다. 존슨은 직전 시즌 준우승의 아쉬움을 씻어낼 수 있었고, 레이커스 구단은 파이널 역사상 처음으로 보스턴을 이기는 기쁨을 만끽했다.

이후 2년 뒤 1987년 파이널에서 마지막으로 만났다. 당시 존슨은 정규 시즌부터 맹활약을 펼쳤다. 데뷔 후 첫 정규 시즌 MVP에도 선정됐다. 팻 라일리 감독과 함께 쇼타임 농구를 이끈 결과였다. 

라일리 감독은 수비와 리바운드, 트랜지션을 강조했는데 여기서 존슨의 활약이 빛났다. 속공을 직접 마무리하거나 화려한 패스로 동료의 기회를 살려줬다. 빠른 템포에서 존슨의 시야가 더욱 두드러졌다. 

그 기세는 파이널까지 이어졌다. 레이커스는 파이널에 오르기까지 플레이오프에서 단 한 번밖에 지지 않았다. 그만큼 강했다. 파이널 첫 두 경기 승리도 레이커스의 몫이었다. 3차전 보스턴에 졌지만 4차전 극적인 존슨의 클러치슛으로 승리를 차지했다. 정규 시즌 MVP를 따낸 존슨은 파이널 MVP까지 이름을 올리면서 최고의 한 해로 마무리했다.

버드는 마지막까지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보스턴 홈에서 레이커스가 우승하는 걸 보고 싶지 않다"라며 끝까지 온 힘을 쏟았다. 그러나 2승 4패로 시리즈를 내주고 말았다. 버드는 "내가 상대해본 팀 중 최고인 것 같다"라며 레이커스를 인정했다. 


스포티비뉴스=이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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