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직 존슨.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갑작스런 은퇴 소식이었다.

1991년 매직 존슨(61, 206cm)은 기자회견을 통해 은퇴를 선언했다. 한국나이 31살로 현역에서 물러나기엔 많이 이른 나이였다.

1년 전인 1990년 정규 시즌 MVP에 선정됐고 직전 시즌에도 LA 레이커스를 파이널 준우승까지 이끌었다(우승은 시카고 불스).

갑작스럽게 은퇴를 결심한데는 이유가 있었다. 매직은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를 일으키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선수로서 더 뛰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래리 버드와 함께 1980년대 NBA를 대표했던 매직의 투병 소식은 농구계를 넘어 전 세계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안타까운 소식에 매직을 응원하는 팬들과 동료들, 평소 매직의 문란했던 성생활을 비판하는 사람들, 매직과 같이 코트에 뛰면 전염가능성이 있다고 걱정하던 선수들 등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매직은 은퇴 선언 후 부상자 명단에 오르며 1991-92시즌 경기를 뛰지 않았다. 팬들은 매직을 그리워했다. 이는 NBA 올스타전 팬 투표로 이어졌다. 매직이 서부 콘퍼런스 가드 부문 2위에 오른 것이다(1위는 클라이드 드렉슬러). 전염가능성 때문에 몇몇 선수들은 매직에 출전을 놓고 우려 섞인 시선을 보냈다. 정규 시즌 경기에 출전하지 않은 선수가 어떻게 올스타에 뽑히느냐며 형평성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NBA 사무국의 지원 속에 매직은 서부 콘퍼런스 주전 가드로 선발 출전했다. 매직의 이름이 호명되자 올스타전이 열린 올랜도 아레나는 팬들의 기립박수 소리로 가득 찼다.

이날 매직은 25득점 5리바운드 9어시스트로 1990년에 이어 개인 통산 2번째 올스타전 MVP에 올랐다. 당장 은퇴하기엔 너무나 아쉬운 기량이었다. 특히 경기 종료 1분 25초를 남기고 하이라이트 장면이 수차례 나왔다. 

먼저 아이재아 토마스가 매직과 1대1을 벌인 것. 토마스는 낮은 드리블로 경기장을 찾은 팬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매직도 손가락을 까닥하며 토마스의 도발에 응수했다.

토마스는 현란한 드리블 후 매직 머리 위로 중거리 슛을 날렸지만 림도 닿지 않았다. 매직은 두 팔 벌려 환호했다.

다음 수비에선 마이클 조던이 매직에게 도전했다. 조던은 매직을 상대로 빠르게 돌파한 뒤 슛을 던졌다. 공은 림을 맞고 밖으로 나갔다.

이어진 서부 콘퍼런스의 공격. 조던과 토마스가 매직을 더블팀으로 수비했다. 특히 조던은 매직이 공을 잡지 못하게 적극적으로 디나이 수비를 했다. 매직의 대한 예우였다.

간신히 공을 잡은 매직 앞에 토마스가 섰다. 1980년대 NBA 포인트가드를 양분하던 두 선수가 격돌했다. 매직은 경기 종료 16초를 남긴 상황에서 토마스를 앞에 두고 3점슛을 던졌다. 슛은 그대로 림 안으로 들어갔다. 매직은 마치 우승한 것처럼 크게 기뻐했다.

한편의 영화 같은 매직의 마지막 올스타전이었다. 4년 후 매직은 은퇴를 번복하고 1995-96시즌 선수로 복귀한다. NBA 데뷔 후 처음으로 벤치에서 출전하며 32경기 평균 14.6득점 5.7리바운드 6.9어시스트를 기록하고 다시 코트 위를 떠난다.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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