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사태로 MLB 데뷔가 연기된 김광현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메이저리그(MLB) 데뷔의 부푼 꿈을 품었던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은 현재 지루한 일정, 그리고 불확실한 미래와 싸우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가 모든 것을 앗아갔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렇다. 

김광현은 3월까지는 구단 훈련 시설이 있는 미 플로리다주 주피터에 머물렀다. 코로나19 사태로 시범경기가 취소되고, MLB 개막이 사실상 무기한 연기된 가운데 제대로 된 훈련을 할 수 없었다. 4월에는 본거지인 세인트루이스로 넘어왔으나 이쪽도 훈련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리는 없다. 몇몇 선수들과 가벼운 훈련을 하는 게 전부로 알려졌다.

그 파트너 중 하나가 팀의 프랜차이즈 투수이자 투수진의 리더인 아담 웨인라이트다. 웨인라이트 또한 현재 세인트루이스의 구단 훈련 시설에 나와 가벼운 훈련을 한다. 김광현과 마주칠 일이 많다. 웨인라이트는 세인트루이스 베테랑 담당기자인 랍 레인스와 인터뷰에서 “김광현과 일주일에 5번 정도 캐치볼을 한다”고 말했다.

웨인라이트가 보는 김광현의 일상은 안쓰러움 그 자체다. 자신은 가족들과 함께 있지만, 김광현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김광현은 현재 통역과 둘이 살고 있다. 웨인라이트는 “그에게는 매우 힘든 일이다. 그는 우리가 언제 다시 출발할지(시즌이 언제 개막할지) 듣고 싶어 기다리고 있다. 그래야 그가 필요한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면서 현재 답답한 상황을 전했다.

시즌이 언제 시작될지 알아야 그에 맞는 대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정말 시즌이 뒤늦게 시작된다면 2주간 자가격리를 감수하더라도 차라리 귀국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언제 열릴지 모르는 상황이라 귀국 선택지를 집기가 쉽지 않다.

가족들과 떨어져 있는 것도 고역이다. 웨인라이트는 “내 생각에 김광현도 서서히 가족과 함께 하고 싶은 욕구를 느끼기 시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웨인라이트는 아내와 5명의 아이들과 함께 한다. 일상 생활에서는 5명의 아이를 돌보는 것만으로도 정신이 없다. 레인스는 “웨인라이트와 같이 가족에 헌신하는 사람에게는 별거로 인해 김광현이 겪는 일을 지켜보기 힘들다”고 적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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