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관중으로 치렀던 전북 현대-대전 하나시티즌의 연습경기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우여곡절을 겪으며 5월 8일 무관중 체제로 개막하는 K리그지만, 보완해야 할 것은 산더미다.

K리그는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지난해 K리그1 우승팀 전북 현대와 FA컵 우승팀 수원 삼성이 공식 개막전을 갖는다. 이미 지난 2월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2경기를 치렀고 전력이 어느 정도는 노출됐지만, 코로나19로 두 달 넘게 K리그 개막이 지연. 사실상 새로운 시즌을 시작한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코로나19 대응 매뉴얼을 만들어 상황 변화에 대비하고 있다. 연습경기에서 다양한 준비를 했지만, 현실과 달랐던 부분도 드러나는 등 새로운 체제에서의 K리그 운영이 쉽지 않음을 알려줬다.

선수단 중심으로 살피면 더 그렇다. 당장 원정 이동부터가 고민거리가 됐다. 코칭스태프와 선발, 교체 선수 18명의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 수도권 이남 팀들의 경우 구단 버스나 KTX 이동을 자주 하는 편인데 이제는 버스 탑승 시간을 최대한 줄이고 KTX 중심으로 움직여야 한다. 반대로 수도권 팀들이 원정을 치르러 가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혹시 팬들과 마주쳐도 악수 등 접촉이 불가능하다.

단순히 KTX만 탄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일반 승객과는 최대한 분리, 경기에 지장 없는 건강 상태를 만들어야 한다. A구단 고위 관계자는 "선수들의 안전과 편의가 같이 담보되는 것이 중요하다. 특실을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세웠다"고 전했다.

물론 평소에도 특실을 사용했지만, 이제는 다르다. 일반인들과 섞이지 말아야 한다. 특실의 경우 일반 KTX는 3량, KTX-산천은 1량만 운행된다. 일반 KTX의 경우 2호실이 25석, 3호실 35석, 4호실 32석이다. 최소 2호실을 확보해야 한다. 타는 출입문도 잘 잡아야 한다.

B구단 한 관계자는 "경기 일정이 나오고 특실 1량을 통째로 확보하기 위해 지역 코레일 관리단에 연락을 취했다. 이미 예약이 된 객차가 있으면 방법이 없지만, 최대한 전용 객차처럼 이동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구단 버스도 선수들의 사용 전, 후로 소독을 강화해야 한다.

▲ 경기장 출입 전 체온 측정하는 전북 현대 구자룡(왼쪽) ⓒ한국프로축구연맹

숙소에서도 전과는 다르다. 일반 투숙객과 최대한 섞이지 않아야 한다. 코로나19가 한참 확산하던 지난 2월 29일 프로농구 전주KCC는 확진자가 발생한 호텔에 머물렀다. 동선은 겹치지 않았지만, 정규리그가 3월 1일 중단됐고 결국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 없이 시즌이 허무하게 끝났다.

앞선 사례가 명확해 K리그 구단들도 지정 숙소와 긴밀하게 교신하며 출입구부터 선수들이 머무르는 방, 식사 장소까지 동선 최소화에 집중하고 있다. 선수들이 호텔에 들어서는 출입문도 일반 투숙객들과 다르게 하고 숙소 방과 같은 층이나 최대한 인접 층에 식사, 미팅 장소를 마련한다.

물론 이 역시 돈이 드는 문제다. 숙소 방의 구조나 가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C구단 관계자는 "보통 식사 장소는 전지훈련 기간이 아니라 일반인들과 같이 사용했지만, 이제는 다르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고 있다.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부분이다. 단독 미팅룸이 곧 식사 장소가 될 수 있고 경기 시간에 따라 최대 3끼를 먹기 때문에 비용 발생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식사나 간식 역시 검수가 필요하다. 이는 전적으로 숙소를 믿어야 한다. 스태프가 일일이 검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선수단이 먹는 시간도 달리해야 해 없었던 움직임이 추가된다. 추가 비용 지불이 필요한 부분이다. 아껴야 하는 시대에 역설적으로 돈이 더 드는 상황이 됐다.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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