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이저리그라는 최고의 무대에 도전하고자 했던 김광현의 행보는 코로나 사태에 갈길을 잃었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메이저리그(MLB)가 개막일조차 잡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다. 선수들의 금전적 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더 어려운 사람들이 많기에 공론화되지 않고 있을 뿐이라는 표현이 정확하다.

AP통신은 2020년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경기당 일당에 경기수를 곱한 식의 연봉을 받게 될 것이라고 6일(한국시간) 보도했다. 올해 연봉이 400만 달러(약 49억 원)인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은 경기당 2만4691달러(약 3025만 원)를 받는다. 하지만 실제 손에 쥐는 연봉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날아간 경기 수만 30경기가 훌쩍 넘는다. 가장 희망적인 시나리오대로 7월에 개막을 한다고 해도 162경기 일정의 절반밖에 소화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한국에 있었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현지 체류 비용까지 생각할 때, 시즌이 더 단축되면 한국에서 2020년 받기로 했던 연봉(15억 원)과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연봉뿐만이 아니다. 인센티브도 마찬가지로 깎인다. 김광현은 연간 최대 150만 달러(약 18억4000만 원)의 인센티브 조항을 넣었다. 다만 선발(100만 달러)와 불펜(50만 달러)에 각각 인센티브가 걸려 두 가지를 모두 따내기는 어렵다. 최대 100만 달러라고 봤을 때, 줄어든 경기만큼 세부 항목과 총액 모두가 수정될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인센티브 총액 또한 감소가 불가피하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김광현의 MLB 진출은 금전보다 도전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 금전적인 부분은 그 다음이고,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로 겪는 천재지변 성격의 어려움이다. 하지만 시간이 그냥 흘러간다는 것이 더 아쉽다. 김광현의 나이, 계약 기간(2년)을 생각하면 더 그렇다. 

흔히 김광현의 전성기를 2010년 전후로 평가하는 시각도 있지만, 메이저리그(MLB) 스카우트들은 “오히려 지금이 더 나은 투수”라고 입을 모은다. 구종도 더 다양해지고, 팔꿈치 수술까지 마쳐 신체적으로도 불안요소를 제거했기 때문이다. 실제 김광현은 지난해 31경기에서 190⅓이닝을 던지며 17승6패 평균자책점 2.51을 기록했다. 2010년에 버금가는 최고 성적이었다. 그 기세를 몰아 MLB 진출에도 성공했다.

신체 나이는 속이기 힘들다. 한창 좋을 때 더 강렬한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것이 올해였다. 실제 시범경기 활약도 눈이 부셨다. 2년 뒤 FA 계약을 굳이 생각하지 않더라도, 가장 좋을 때 최고의 무대에 도전하며 자신의 기량을 확인하고 싶은 것은 선수들의 공통적인 생각이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에 모든 것이 올스톱됐다. 몸만 처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김광현의 ‘전성기 타임’ 2년을 최대한 활용하고자 했던 세인트루이스도 당연히 손해다. 다만 이는 30개 구단이 모두 가지고 있는 아쉬움과 고민이라는 점에서 결국은 선수 자신이 가장 크게 답답할 수밖에 없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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