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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생 포주 다룬 '인간수업'…"아이들의 이야기, 어른들에게 하는 질문"[인터뷰S]

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2020년 05월 08일 금요일

▲ '인간중독 '김진민 감독. 제공|넷플릭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인간수업'(극본 진한새, 연출 김진민)이 화제다. 지난달 29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이 10부작 드라마는 강렬하고 거침없다.

설정부터 파격이다. 주인공은 겉보기엔 조용한 고교생 오지수(김동희). 겉보기엔 내신 1등급 모범생이지만, 사실 그는 조건만남을 알선해 돈을 버는 '포주'다. 그렇게 돈 벌어 학원 가고 대학 가서 취직해 남들처럼 사는 게 꿈이다. 그 '사업'에 동참하고자 하는 같은 반 친구 배규리(박주현), 조건만남으로 데이트 비용을 버는 서민희(정다빈), 민희의 일진 남자친구 곽기태(남윤수)의 이야기는 점점 걷잡을 수 없이 꼬인다.

성인을 위한 학원물이자, 서늘한 범죄극인 '인간수업'의 연출자는 '오만과 편견'(2014~2015), '결혼계약'(2016),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2017), '무법변호사'(2018) 등의 김진민 감독. 굵고 묵직한 드라마에서 특히 두각을 드러내 온 연출자다. 제작사 대표에게 대본을 건네받고 "이거 잘못되면 대표님은 문 닫아야 되고 저는 연출 그만해야 할 것 같다" 했던 그는 '놓치기 싫다'는 마음으로 용기를 냈다.

젊은 작가의 날 서린 대본, 신선한 연기자들의 열연은 물론 돋보인다. 이 둘을 힘있게 또 감각있게 풀어낸 연출자의 힘이 핫스타 없이 조용하게 만들어진 낯선 드라마가 공개 1주일 만에 '넷플릭스 많이 본 콘텐츠 1위'에 오르는 데 큰 몫을 했음은 또한 분명하다. "쓴소리는 열심히 생각해야 하고, 좋은 소리는 원래 잘 안본다"는 김진민 감독은 "어디까지나 아이들의 선택에 대한 이야기"라면서도 "이건 어른들에게 하는 질문"이라고 말했다.

▲ '인간수업' 포스터. 제공|넷플릭스

-진한새 작가와 만났을 때부터. 대본 봤을 때의 느낌. 김PD 머리 속에 어떤 구상으로 밀고 올 수 있었나.

"제작사 스튜디오329 윤신애 대표가 처음 대본을 주시면서 이런 이야기가 있고 이 이야기는 넷플릭스와 하려고 하는데 신인들을 캐스팅해서 하고 싶다고 쭉 말씀하시더라. '무슨 대본인데 저런 말씀을 하시지' 했다가 대본을 금방 읽었다. 글에 힘이 있어서인지 쭉 읽혔다. 몇 장 읽고 '이런 걸 한다고? 진짜로?' 그랬다. '이거 잘못되면 대표님은 문 닫아야 되고 저는 연출 그만해야 할 것 같은데' 농담 반 진담 반으로 그런 말도 했다. 두려움의 표현이자 호기심의 표현이기도 했다. 제가 조언을 구하는 두어명에게 질문했고, '소재는 여러 방향성을 지닐 수 있으나 어떻게 다루는게 문제가 아니겠냐'는 대답 아닌 답을 들고 '내가 판단해야겠다' 생각했다. 일단 이 대본을 놓치기 싫다는 생각이 들었다. 넷플릭스와 하면 방송을 염두에 둔 기존 작업과는 방식이 달라지고 조금 차근차근 할 수 있지 않을까 하기도 했다. 진한새 작가는 처음엔 수줍음 타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대화를 하니 자기 의견을 잘 표현하더라. 왜 썼고, 뭘 쓰려고 하는지 정리가 돼 있는데다, 설득해내는 힘도 설득당하는 용기도 있더라. '힘 있고 좋은 귀를 가졌으니 좋은 글 쓰겠지' 하고 대뜸 믿었다."

-청소년 포주, 청소년 성매매 등은 논란을 피할 수 없는 민감한 소재다. 시작부터 각오는 했을 것이다.

"이런 소재는 예전에도 일어난 적 있던 일이고 N번방처럼 크게 다뤄진 적도 있고 그렇지 않은 적도 있다. 이 소재를 다루는 민감성은 제작사나 넷플릭스나 모두 인지했다. 단순히 소재로 사용해 자극적, 드라마적 성취를 이루겠다는 욕심이 없다고 판단했다. 작가의 글에 묘사된 부분부분에서 선정성으로 흥행하겠다는 욕심도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믿을 수 있었다.

-이를 염두에 둔 연출상의 원칙이 있었다면.

"하나였다. 폭력성 선정성. 소재가 소재다보니까 폭력이 직접적 노출을 차치하더라도 폭력적일 수 있고, 노출 없어도 선정석일 수 있다. 물리적으로 선정적인 건 배제하겠다고 처음부터 생각했다. 작가도 그렇게 생각하고 쓴다니 계산하기 쉬웠다. 폭력적 부분은 현장에서 달라진 것도 있었다. 폭력을 미화한다는 생각은 없었다. 왕철(최민수)의 마지막은 어느 정도 판타지를 띨 수밖에 없었다. 아이들이 직접 물리적으로 폭력 행사하는 게 없고 기태가 극적 구조로 들어가 있는데, 찍어놓고 고민을 많이 했따. 수위 조절보다도 '이 정도 폭력이 필요한가' 논의를 많이 거쳤다. 방송이 급해서 나가는 게 아니니까 그럴 수 있었다. 자정된 부분은 있는데, 그런 부분들조차도 저희 제작진의 판단이니 보는 분들은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

-드라마 공개 직전 터져나온 'N번방 사건'을 접했을 땐 어땠나.

"역시 드라마가 현실을 따라가지는 못하는구나 했다. 이런 큰 일이 생기니까 '이 드라마가 어떤 식으로 흐를지 모르겠다. 우리는 조심한다고 했는데 기분이 많이 나쁜 분들이 있을 수도 있겠다' 했다. 만약 그런 분들의 야단을 많이 맞거나 하는 경우 연출이 부족하구나 등 여러가지 변명을 할 수밖에 없겠구나 생각했다."

-현재 반응은 살펴봤나.

"반응은 여러가지가 존재할 수 있다. 맞다 틀렸다가 아니라, 실수한 부분이 없지 않을 것이고 저 스스로도 완벽하게 하지 못했다 하는 부분이 있다. 되돌린다고 결과가 달라지진 않겠으나, (시청자의) 해석까지 달라지게 할 수는 없다. 허나 최선의 노력을 했다. 나름대로 여러 키스태프, 제작진 모두 조심하려고 애썼다. 쓴소리는 열심히 생각해야 하고, 좋은 소리는 원래 잘 안본다.

공개된 이후에는 당연히 안좋은 반응이 나올 것이다 했다. 조심스럽게 했다 해도 여러가지 일이 일어나면 외상, 마음의 일 등 여러가지가 존재하게 된다. '이건 단순히 드라마에 지나지 않아'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 때문에 겁먹고 만들 가치가 없나. 그건 아니다. 그 정도로 우리 의지가 안 좋았다면 저는 안 했을 거다. 내 삶부터 시작해서 내가 저지른 과오를 돌아보게 되더라. 이 드라마는 당연히 19금일 테니까 어른들에게 여러가지 질문을 하며 현재를 물어볼 수 있지 않을까 했다. 제가 그렇게 생각했기에 다른 사람도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했다."

▲ '인간중독 '김진민 감독. 제공|넷플릭스

-첫 넷플릭스 드라마다. 지상파 사전제작과 비교하면?

"'로드 넘버 원'(2010) 공동연출로 사전제작을 경험했다. 전쟁파트를 사전제작 했는데, 대부분 하지 않을 떄이기도 하고 저도 연출로 미성숙한 부분이 있고 실수와 시행착오를 거듭했다. 내가 계획하고 계산하고 회의하고 계산한 것이 정확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현장에서 해결될거란 막연한 기대가 아니라 시스템에 의해서 준비가 되고 현장에서 되고 아티스틱한 게 되는 걸 꿈꿨다. 영화는 그런 작업이지만 드라마는 아니라는 핑계가 있긴 했다. 시간도 돈도 다르고 분량도 방대하니까. 하지만 저 정도 커리어를 가진 연출에게는 변명이 될 수 없겠구나 했다. 넷플릭스가 제공하는 환경에서, 제가 고민한다면 해결할 수 있었다. 16부를 찍는 지상파 연출자 입장에선 쫓길 수밖에 없고 핑계도 생긴다. 모든것의 핑계. '방송이 먼저야.' 늘 그랬다. 이번엔 아니다. 피할 수 없는 길을 간 드라마라는 생각을 했다."

-네 신예가 주연을 맡았다. 작업은 어땠나. 그들의 미래에 대해서도 한말씀.

"오디션을 광범위하게 봤다. 맴돌던 이미지가 있었다. 흐릿했다. 한 명씩 한 명씩 나타났던 것 같다. (오지수 역) 김동희같은 경우가 '어 쟤네' 했던 가장 큰 케이스다. (서민희 역) 다빈씨는 '저 친구가 왠지 민희를 해야 할 것 같아' 끌림이 있었다. (배규리 역) 주현씨는 고민이 있었다. 이런 캐릭터는 누가 들어오느냐에 따라 단선적 인물이 될 수도, 폭 넓은 캐리터가 될 수 있었다. 누가 해낼 수 있는거야 그랬다. (곽기태 역) 윤수 씨는 후반 캐스팅 변화가 있어서 뒤늦게 합류했는데 보면서 선한데 나쁜 기태를 했으면 좋겠다는 본능에 이끌렸다. 각기 오디션에서 실력을 발휘한 부분도 있었지만 기본적으로는 희미했던, 안개를 걷으며 배우들이 스스로 온 게 있다. 그 친구들이 좋은 선배들 연기를 보며 배운 점도 많았을 것이다. 좋든 싫든 반응이 있는 드라마를 하면서 책임감도 커졌을 것 같고 두려움도 있었을 것 같다. 이 드라마를 선택해 씩씩하게 해냈이 앞으로도 씩씩하게 갔으면 좋겠다."

-김동희의 새로운 얼굴은 '인간수업'의 또다른 소득이다. 어떻게 김동희에게 오지수의 면모를 발견했나.

"처음 오디션 할 때 '스카이캐슬' 하는 와중에 나타났다. 말투,보이스컬러가 저를 사로잡았다. 그 친구 날것의, 앉아있는 태도, 꾸물거리는 듯한 말투, 약간 들여다보이는 성장기 같은 느낌, 그런 것들이 오지수의 어떤 면을 담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드라마의 캐릭터는 결국 배우를 만나서 표현이 된다. 살아있는 오지수같다는 느낌이었다. 제작사 대표나 다른 분도 그렇게 생각해 주셨고 의견 일치가 빨리 이뤄졌다. '스카이캐슬' 잠깐 보면서 '쟤는 잘될 것 같은데' 하고 주목했는데 오디션 영상을 보냈을거라고 생각 안해서 놀랐다. 자기 나름 해석해 보낸 열정을 보고 '욕심과 의지가 있구나, 태도가 괜찮다, 이 친구를 잘 구슬러서 뭔가 했으면 좋겠다' 했다. 저는 연기 지도는 잘 하지 않고 방법론을 제시하고 질문하는 스타일이다. 동희가 잘 찾아냈고 스스로 해냈기에 스스로 고민이 깊어지지 않을까 생각했다. (어떻게 했는지) 지금은 기억나지 않을 거다. 연기는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했는지 생각하면 그건 복사하는 거다. 현장에서 '더 더' 하는 건 가능성을 믿고 던져보는 거다. 네 친구들이 저에게 감사하는 것보다 많은 크기로, 그 친구들이 선배 스태프 힘을 받아 열심히 했다고 생각한다. 그들의 연기는 그들의 것이다."

-최민수와 만날 때마다 돋보인다. 이번엔 의문이 '이실장님'을 연기했다.

"처음 만났을 때랑 지금이랑 한결같이 좋은 점은 제가 현장에서 본 배우들 중에 가장 열심히 드라마를 가장 열심히 해석하고 준비하고 현장에서 태도를 유지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본인은 드라마가 아니라 '작품'이라고 한다. '로드 넘버 원'에서 처음 만났다. 현실에서도 그렇고 미스터리한 인물이기는 하다. 그분의 열정만은 제가 바라는 부분, 그분이 바라는 부분을 항상 능가한다. 애매한 부분에서 선문답같은 대화를 나눠보면 그 선배가 저에게 힘을 주기도 한다. 작업을 하면서 선배, 스승같은 느낌이 많이 든다. '이 사람이 '공'으로 배우 생활, 긴 엔터테이너 생활을 해온 게 아니구나. 저분의 관에는 독특한 게 있고 좋게 잘 배워서 써먹어야겠다' 한다. 크든 작든 맡은 역에 있어서 책임을 지려 한다. 정말 프로같다. 앞으로도 기회가 닿으면 꼭 하고픈 좋은 배우다. 사적으로도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 듣지만, 배울게 많은 분이다. 애들과 작업이 쉽지 않고 기다림이 필요하다. 이번에는 다빈씨 연기에 큰 도움을 주셨고, 신에서 표현 방법에서 한계를 느낄 때 배우 행동으로 답을 주셨다. 연기자들은 선배들을 크게 느끼지 않나. 동희나 다른 많은 배우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아내 김여진도 경찰 해경 역으로 함께했다.

"작품이 작품이다보니 할까말까 제일 먼저 상의한 사람이기도 했다. 제작사 대표와는 2번째인데 '저 분이 선택해서 할때는 뒷배가 되겠지, 문제가 생기면 뭔가 하겠지, 충분히 하고싶을 만큼 글이 좋네' 생각했다. 저는 아무 소리 안 했는데 제작사 대표님이 그 역에 김여진을 찍어 이야기하기도 했다. 떠오르긴 했는데, 의견이 모아져서 부탁했다. 최민수 선배도 그러고 어린 배우가 많이 나와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애들 연기로 시간을 끌기도 할 게 뻔히 보이는 현장인데다, 애들이 주인공으로 신이 쓰여 있으니 상대 연기를 해주시는 걸 귀찮아하지 않아야 했다. 한분도 안 빠지고 애들을 배려해 주셨다. 그 지점에선 김여진씨뿐 아니라 다른 분들에게도 감사하다. 배우들이 그런 선배들이 사랑은 안 잊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덧붙이고 싶다."

-류대열 역 임기홍은 신선하기도 하고 코믹과 공포를 오가며 큰 역할을 했다.

"앞 작품 '무법변호사'에서 처음 만났다. 진선규 배우가 소개시켜줬다. 외형이 육체적으로 작은 배우라 느낌이 독특했다. '무법변호사'는 뒤에서 신이 펼처지지 못해서 아쉬웠는데 캐스팅 과정에서 이런저런 조합을 하다가 제작사 프로듀서와 보고 나서 반응이 좋았다. (대열의 애인 미정 역) 백주희 씨 경우 두분이 합을 이뤄 뮤지컬계에서 유명한 커플이기도 하다. 코미디와 장르 부분에서 유연성이 좋은 움직임 좋은 배우라 '저 배우면 대본 이상으로 해낼거야' 했다. 임기홍 배우는 이 드라마에서 무거움 혹은 소재 불편함을 덜어주는 데 큰 역이라 감사하고 있다."

▲ '인간중독 '김진민 감독. 제공|넷플릭스

-10대가 성매매하는 사회, 그리고 성매매를 선택하는 학생. 둘 중 어디에 무게를 뒀나.

"둘은 동전의 양면처럼 완전히 얽혀있다. 둘이 합쳐져야 이야기가 이어진다. 연출할 때 방점을 둔 쪽은 '아이들'인 게 확실하다. 하지만 아이들이 사회를 핑계로 뭔가 펼쳐지는 건 아니다. 19금이라 어른이 보게끔 설계돼 있다. 어른들이 볼 때 저 아이들이 나일 수 있다 생각하고 '내가 각각 위치에 처했다면?' 이런 지점에서 생각했다. 연출도 그런 방향에서 했다. 그런 포인트가 잘 보였으면 좋겠다 했다."

-드라마는 감정이입이 핵심이지만 범죄를 저지르는 주인공 지수에 마냥 감정이입하게 만들 수 없었을 것 같다. 어떻게 연출의 포인트를 잡았나.

"두 가지를 생각했다. 처음 한 건 '이놈은 나쁜 놈이다.' 거기선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거기서 고민이 되는 거다. '배트맨'에선 조커가 어떻게 다뤄지느냐가 핵심이듯, 악당 내지 나쁜 놈이 어떻게 연출자의 시선을 가져가느냐가 중요하다. 때로 그에 열광하는 사람이 있지만, 저는 시작할 때부터 이 친구를 히어로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자기를 희생자라고 할 수 있는 부분도 아니고, 분명한 죄를 저지르고 있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작가 입장에서도 변명을 제시한다거나 하는 데 크게 방점을 두고 있지 않더라. 그런 점이 마음에 들었다. 가장 큰 테두리에서 합의한 건 '이건 아이들의 이야기'다. 어른들의 보호가 없어서 일어난 일들 이런 게 아니라 아이들이 한 칸 한 칸 판단해 가면서 벌어지는 인과응보라는 거다. 아이들에게 집중하고 아이들이 대답해나가는 드라마다. 그런 점에서 작가의 방향, 터치가 믿을만하다고 생각했다. 배우들 표현에서도 장난스러울 수도 있고 희화화할 수 있는 부분은 피하고자 했다. 그럴 때는 촬영 감독님에게 물어봤다. 제가 남성이다보니까 여성분들과는 다르게 볼 수 있는 신에서는 여성분들에게 물어봤다. 편집실 넷플릭스도 계속 점검해주셨다. 빨리빨리 진행되며 방향이 잡혔다."

-'인간수업'을 본 시청자들의 해석도 이어진다. 과자봉지, 소라게, 소소한 소품 소재에 어떻게 주의를 기울였나.

"소라게는 작가가 대본부터 애착을 갖고 집어넣은 메타포다. 단순한 지수의 친구일 수도 있다. 표현할 여지를 많이 제공해줘서 적극적으로 이용한 케이스다. 과자껍질은 저들이 다르게 만났다면 첫사랑이어야했는데 미련의 표시여서 작가보다 제가 살짝 더 애착이 있었다. 컷이 많이 들어갔다. 다른 상징으로 꿈이 있어서 메타포가 많이 들어간 드라마처럼 해석된다. 그 외에는 직접적 메타포를 담자 한 적은 없다. 만화경 등이 CG와 섞이면서 요즘 청소년 쓰는 채팅창 등이 묘한 조합을 만들어내서 상징이 강한 드라마로 해석되는 것 같다."

-꿈이 독특하다. 김동희가 꿈 연기가 어려웠다고 고백하기도 했는데.

"오지수의 무의식이겠다 생각했다. 오지수는 존재 방식은 물론이고 처한 상황상황에서 상당히 억압과 비억압 사이를 왔다갔다하면서 산다. 무의식과 현실이 닿아 있겠구나 생각했다. 그런 부분들이 꿈에서 나타난다면 꿈에서 그 친구가 하고 싶었떤 대화, 스트레스, 억눌림이 드러나는 게 아닐까 했다. 대본이 골격이 있었지만 꿈에 있어서는 디렉션이 많이 들어갔다. 질문보다는 답을 제시한 신이었다."

-민희 캐릭터가 가해자이면서 피해자를 자처한다는 지적도 있다.

"그 친구가 피해자일까 가해자일까. 해석 여지가 있다. 그런데 연출로서 희생자 시선에서 봤느냐 가해자 시선에서 봤느냐 한다면 저는 대본의 시선을 따라갔다. 충분히 동의됐기 때문이다. 17세란 나이가 자기 행동에 있어서 어떤 부분 모르고 저지를 수 있겠지만 모른다는 게 변명이 안되는 나이이기도 하다. 양면이 들어갔다. 민희는 희생자라 생각하겠지만 보는 분들은 '니가 왜 희생자야 가해자지' 할 수 있다. 현행법상으로는 그 친구도 범죄자다. 다 섞여 있다. 그런 지점에서는 양면성이 있을 수밖에 없다. 충돌한다기보다는 그런 부분들이 다 나올 수밖에 없는 캐릭터라고 해석하고 연출했다."

-매회 마지막에 청소년 상담전화를 안내한다.

"넷플릭스에서 제안했다. 사회적 이슈가 될 가능성 높은 소재고 주제다보니까 여성가족부와 정책적으로 협의도 하고 제작진에게는 조심스럽게 물어보시더라. 드라마가 홀로 존재하는 게 아니니 하시면 좋겠다 했다. 우리나라에서 드라마란 다른 나라와 다르고, 교육과 청소년이 들어가 있을 때는 또 다르니까 넷플릭스 의견을 100% 존중했다. 이견이 없었다. 이 드라마로 또다른 피해가 발생하며 안되고, 누군가 고민한다면 다른 시선이 있고 그를 위한 사회적 대비책 없지 않다는 걸 보여주는 방법이기에.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 '인간중독 '김진민 감독. 제공|넷플릭스
-시즌2 이야기가 벌써 나온다.

"허락할 때는 시즌2는 생각도 안했다. '(인물들이) 이 정도 일을 하는데 더 하는 건 없겠네' 스스로 생각하고 '이건 시즌2 갈 수 있는 내용이 아니네' 농담하며 시작했다.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화가 없다. 결정은 결국 돈 대는 사람 소관이다. 제 소관이 아니다. 한다 해도 제가 연출할 지는 모른다."

-넷플릭스 오늘의 인기 콘텐츠 1위에도 올랐다. 인기 원동력이 무엇이라 생각하나.

"대본의 재미, 배우들을 보는 것일 것이다. 그 이상이 있을까. 늘 생각하는 거지만. 1이라는 숫자 때문에 즐거운 것도 있고 괴로운 것도 있다. (순위가) 그게 생긴 지 얼마 안됐다. 넷플릭스도 설마 저걸 할거라고 생각을 안했다. 시청률에 가슴졸이며 살아온 제 인생을 생각하니 '넷플릭스에서도 자유롭지 않구나' 했다. 모든 흥행업엔 사람들이 많이 봐주길 하는 갈망이 깔려 있다. 예술도 소통을 위해 하는 것이니까. 많이 봐주시면 감사하다. 하지만 책임을 져야 한다. 오락으로 1위를 한 것이랑 이 드라마는 다르다. 갖가지, 오만 생각이 든다. 빨리 내려가서 10위권 밖으로 나가면 서서히 그때 마음이 편해지겠구나 한다."

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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