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을 넣고 동료들과 '덕분에 챌린지' 세리머니를 하는 이동국(오른쪽 두 번째)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전주, 이성필 기자] "의미 있는 세리머니를 하고 싶었다."

'라이언킹' 이동국(41)의 실력은 여전했다. 다섯 아이를 둔 아버지였지만, 골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정확히 골망을 흔들었다.

전북은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1라운드 수원 삼성전에서 후반 38분 터진 이동국의 헤더 결승골로 1-0으로 승리하며 개막전에서 웃었다.   

팀 상징색인 녹색 마스크를 쓰고 기자회견장에 등장한 이동국은 "팬들이 없는 경기를 한 것은 데뷔 이후 처음이었다. 어색했다. 그래도 열심히 준비했다. 개막전을 해서 감사했다. 승패를 떠나서 다시 축구장에서 뛸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골을 넣은 뒤 질병관리본부가 추천했던 '덕분에 챌린지' 세리머리를 보여줬던 이동국이다. 그는 "힘든 시국에 의료진에게 감사함을 표현하고 싶었다. 고생하지 않나. 그들 덕분에 잘 이겨내고 있다고 생각을 했다. 선수들과 의미 있는 세리머니를 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나눴다"며 뜻이 있었음을 강조했다.

팬이 있어야 하는 것을 누구보다 잘 느끼는 이동국이다. 그는 "경기를 뛰어보니 팬이 없는 축구는 큰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 팬들이 그리운 시간이었다. 아무리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려고 해도 같이 응원하고 호흡하는 팬들이 있어야 힘이 나서 경기를 한다는 것을 느꼈다. 사태가 빨리 진정돼 팬들이 응원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는 바람을 숨기지 않았다.

경기 준비 자체가 쉽지 않았을 터, 이동국은 "다 모여서 훈련을 하고 있었고 슬기롭게 극복해 나갔다. 훈련을 계속하면서 경기력 유지를 한 것에 감사하게 생각한다. 국민들의 의식 수준이 있었다. 위급한 상황에서도 빨리 좋은 상황으로 만들지 않나. 선수들이 동료로서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생각으로 생활하고 있다"며 책임 의식을 갖고 개막전에 나섰음을 전했다.

이날 경기는 영국 공영방송 BBC에서도 중계했다. 이동국은 미들즈브러에서 뛴 경험이 있다. 당시 유니폼을 꺼내 응원하는 팬이 있었다고 한다. 이동국은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그분들에게 생존 신고를 해서 다행이다. 시작 전에 세계적으로 관심을 많이 받고 있다고 들었다. 개인적인 플레이보다 K리그 수준이 어느 정도 상위 리그 수준은 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최대한 접촉을 줄이며 축구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이동국은 "경기 전 선수대기실에서 몇 가지 지켜줬으면 하는 지침이 왔더라. 마스크를 쓰고 서로 악수를 하고 어깨동무나 (밀착해서) 세리머니를 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있더라. 축구의 꽃은 골을 넣고 하는 세리머니인데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이 아쉬웠다. 다 같이 하는 것인데 어느 정도 거리를 두면서 경기를 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스포티비뉴스=전주, 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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