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이저리거들의 올림픽 출전을 허가해야 한다고 주장한 브라이스 하퍼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올림픽 야구는 1992년부터 2008년까지 정식 종목이었으며, 2020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다시 정식 종목이 됐다. 하지만 메이저리그(MLB) 선수들은 시즌 일정과 겹친다는 이유로 올림픽에 참가하지 못했다. MLB 사무국의 반응은 일관되게 부정적이었다.

농구, 축구, 아이스하키, 골프, 테니스 등 다른 종목에서는 프로를 주름잡는 스타들이 곧잘 올림픽에 참가하는 것과 반대다. 그런데 올림픽 참가를 열망하는 MLB의 슈퍼스타도 있다. 바로 브라이스 하퍼(28·필라델피아)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도쿄올림픽이 1년 연기된 가운데, 하퍼는 8일(한국시간) ‘바스툴 스포츠 팟캐스트’에 출연한 자리에서 “야구를 올림픽으로 복귀시켜야 하고, 빅리거들의 참가를 허락해야 한다”고 주장해 관심을 모았다. 하퍼 자신은 올림픽 출전에 흥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퍼는 MLB 선수들이 올림픽에 나가지 못하는 현재 상황에 대해 “너무나도 우스꽝스러운 일이다. 빅리그 선수들을 올림픽에 보내지 않는다고? 누구 놀리나? 단지 2주 동안의 수익을 잃어버리지 않고 싶다는 이유로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하게 하겠다는 이야기인가? 바보 같은 소리”라고 일갈했다.

이어 하퍼는 “MLB 선수들은 4년마다 올림픽에 참가해야 한다. 이 게임의 판을 키우고 싶은가? 정말로 이것(야구)을 다른 나라와 다른 장소로 가져가길 원하는가?”라면서 MLB 선수들의 올림픽 참가가 전 세계적인 야구붐 형성에 일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퍼는 내년에 열릴 올림픽에 빅리거들의 출전을 허락해 코로나 사태로 침체되어 있는 스포츠계에 놀라움을 줄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하퍼는 현재는 같은 팀(LA 에인절스)인 마이크 트라웃과 오타니 쇼헤이가 올림픽 무대에서 자국의 명예를 걸고 맞붙는 것을 상상하기도 했다. 멋진 광경이 될 것이라는 게 하퍼의 생각이다. MLB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이 허락된다면, 류현진(토론토),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추신수(텍사스), 최지만(탬파베이) 등이 합류한 한국의 전력도 업그레이드될 수 있다.

다만 그런 하퍼의 꿈이 이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냉정하게 가능성이 적다고 할 수 있다. 우선 MLB 사무국은 올림픽 출전과 관련해 특별히 바뀐 지침을 공개한 적이 없다. 구단들도 시즌이 우선이기 때문에 선수들이 올림픽을 위해 2주 이상 팀을 비우는 것을 원치 않을 수밖에 없다. MLB 사무국은 시즌 전에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적극적으로 밀고 있기도 하다. 

한편으로는 선수들도 올림픽 참가를 주저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WBC야 북중미 국가들은 대다수 예선 및 본선을 아메리카 대륙에서 치른다. 다만 내년 올림픽은 일본까지 이동해야 한다. 한창 시즌 중에 리듬이 깨질 수도 있다. MLB 사무국이 출전을 허가한다고 해도 얼마나 호응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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