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기자] 토니 퍼거슨은 지난달 18일(한국시간) 몸무게를 재는 자신의 영상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155파운드(약 70.3kg). 1주일 동안 24파운드(약 10.9kg)를 빼 라이트급 타이틀전 한계 체중을 정확히 맞췄다.

그런데 그럴 필요가 전혀 없었다. 지난달 19일 열린 예정이던 UFC 249가 이미 연기된 상태였기 때문이다. 많은 팬들과 전문가들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자기만의 세계가 확고한 퍼거슨은 다 이유가 있다고 했다. "이번 감량은 우리 팀과 스폰서 그리고 내 가족을 위한 것이었다. 이 과정은 내게 많은 의미가 있다. '난 절대 계체를 실패하지 않는다'는 것도 말해 준다. 이번 훈련 캠프에서 정신적 준비가 돼 있었다. 대단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퍼거슨은 "하빕 누르마고메도프는 감량이 걱정돼 도망갔다"고 주장하고 있던 터였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컸다. 감량 전문가 조지 록하트는 지난달 19일 ESPN과 인터뷰에서 "감량은 언제나 몸의 무리가 뒤따른다. 꼭 필요할 때만 해야 한다. 곧 다시 감량할 때 몸무게 빼기가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아니나 다를까. UFC는 사흘 뒤인 지난달 22일 "UFC 249가 오는 10일 미국 플로리다 잭슨빌에서 열린다"고 발표했다. 퍼거슨이 2주 뒤 다시 지옥 같은 감량을 거쳐야 하고, 3주 뒤 피골이 상접한 155파운드가 돼야 한다는 뜻이었다.

"(지난달 18일 감량에 부정적인) 남들의 생각은 신경 안 쓴다"며 저스틴 개이치와 라이트급 잠정 타이틀전을 준비한 퍼거슨은 9일 거짓말처럼 다시 몸무게를 맞췄다. 마찬가지로 155파운드를 찍은 개이치와 마주 보고 파이팅 포즈를 취했다. 특별한 이상 징후는 찾을 수 없었다.

경기 당일 컨디션은 문제없을까. 또 다른 감량 전문가 마이크 돌체는 지난 8일 MMA 정키와 인터뷰에서 "그다지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의견을 나타냈다.

"퍼거슨의 감량은 그의 성격과 마음가짐을 말해 준다. 프로 선수, 특히 프로 파이터가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요소"라면서 "3주 전 감량에 따른 리스크가 있지만, 반대로 강한 정신 무장에 도움을 줬을 것이다. 경기력에 부정적인 영향은 없을 것 같다. 개이치 같은 파이터와 대결을 앞두고 강철 같은 마음을 더 단련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3주 동안 2번 진행한 감량. 13연승을 노리는 퍼거슨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는 이제 10일 UFC 249 옥타곤 위에서 판단하는 수밖에 없다.

코메인이벤트에서 밴텀급 타이틀전을 펼치는 챔피언 헨리 세후도와 도전자 도미닉 크루즈는 나란히 135파운드(약 61.2kg)를 딱 맞추고 마주 섰다.

세후도는 크루즈와 눈싸움을 펼치기 전, TJ 딜라쇼의 얼굴 사진이 붙어 있는 쿠션을 발로 뻥 차더니 그다음 크루즈의 얼굴 사진이 붙어 있는 쿠션도 발로 멀리 날려 보냈다.

UFC 249 출전 선수 24명 중 유일하게 몸무게를 맞추지 못한 파이터는 페더급 제레미 스티븐스였다. 150.5파운드(약 68.3kg)를 기록했다. 4.5파운드(약 2kg)나 초과했다.

경기는 예정대로 펼쳐진다. 다만 스티븐스는 상대 캘빈 케이터에게 파이트머니의 30%를 넘겨줘야 한다.

8주 만에 재개되는 UFC 이벤트 'UFC 249'는 10일 오전 7시30분부터 언더 카드가, 오전 11시부터 메인 카드가 스포티비나우와 스포티비온에서 생중계된다.

프란시스 은가누와 자이리지뉴 로젠스트루이크의 헤비급 경기, 도널드 세로니와 앤서니 페티스의 웰터급 경기, 알렉세이 올레이닉과 파브리시우 베우둠의 헤비급 경기, 유라이아 홀과 자카레 소우자의 미들급 경기 등 빅 매치들이 줄줄이 이어진다.

■ UFC 249 계체 결과

- 메인 카드
[라이트급 잠정 타이틀전] 토니 퍼거슨(155) vs 저스틴 개이치(155)
[밴텀급 타이틀전] 헨리 세후도(135) vs 도미닉 크루즈(135)
[헤비급] 프란시스 은가누(261.5) vs 자이르지뉴 로젠스트루이크(260)
[페더급] 제레미 스티븐스(150.5) vs 캘빈 케이터(146)
[헤비급] 그렉 하디(262) vs 요르간 데 카스트로(265.5)

- 언더 카드
[웰터급] 도널드 세로니(171) vs 앤서니 페티스(170.5)
[헤비급] 알렉세이 올레이닉(227.5) vs 파브리시우 베우둠(243)
[여성 스트로급] 카를라 에스파르자(115.5) vs 미셸 워터슨(115)
[미들급] 유라이아 홀(186) vs 자카레 소우자(186)
[웰터급] 비센테 루케(170) vs 니코 프라이스(170.5)
[페더급] 브라이스 미첼(145.5) vs 찰스 로사(146)
[라이트헤비급] 라이언 스팬(206) vs 샘 앨비(205)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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