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덕분에 챌린지 인사를 한 인천 유나이티드 선수들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인천, 이성필 기자] '#의료진 덕분에 #인천시민 덕분에'

봄비가 내리는 9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은 썰렁한 기운이 감돌았다. 비바람이 봄을 시샘해 몰아내는 것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그럼에도 하나원큐 K리그1 2020 1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대구FC전은 무관중으로 열렸다. 날씨에 상관없이 열리는 종목의 특성상 선수들은 차분하게 그라운드에 나와 몸을 풀려 뒤늦은 개막을 준비했다.

물론 팬들이 없다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전날(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수원 삼성전에서도 팬들의 응원 대신 선수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카드섹션과 현수막에 새겨 덮여 있었다.

후반 38분 결승골을 넣으며 전북에 1-0 승리를 안긴 이동국은 두 손을 모아 올리며 '덕분에 챌린지' 세리머니를 보여줬다. 이는 9일 열린 K리그1, 2경기에서 골을 넣은 선수들 모두가 같은 세리머니로 의료진과 국민들을 응원했다.

인천도 마찬가지였다. 본부석 건너펀 동측 관중석에는 '#의료진 덕분에 #힘내라 대한민국 #인천시민 덕분에 #이겨내라 인천'이라는 현수막이 크게 붙었다. 코로나19를 막는 의료진을 위한 '덕분에 챌린지' 캠페인이었다.

바로 옆에는 평소 인천 팬들이 부착하고 응원했던 응원 현수막이 있었다. '용기가 역사를 이끌어 간다', '우리는 인천에 청춘을 묻었다' 등 6개의 현수막이 목소리 대신 글로 선수들을 깨웠다.

인천은 지난달 23일 같은 장소에서 K리그2(2부리그) 수원FC와 연습 경기를 치렀다. 그런데 경기장 철창 사이로 팬들이 관전했다. 자칫 서로의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었다. 그래서 인천 구단은 바리케이트를 설치하고 현수막으로 경기장 안을 볼 수 없게 했다. 대신 당시 응원했던 팬을 찾아 감사를 표현했다.

이날도 전반 시작 무렵 경기장 외곽에서 그라운드를 보기 위해 애쓰는 몇몇 팬이 보였다. 하지만, 비가 계속 내리면서 자리를 뜰 수밖에 없었다. 경기장 외곽을 경비하는 안전 요원들이 정중하게 양해를 구하는 모습도 있었다.

스피커에서는 녹음한 팬들의 응원가가 나왔다. 공격과 수비 상황에 따라 응원가를 다르게 틀어 실제 느낌이 최대한 나도록 했다. 인천의 수비 상황에서는 '야유'가 크게 퍼졌다. 하프타임에는 무관중이었지만, 구단 단가인 부활의 '새벽'이 나왔다. 후반에도 득점 없이 끝나 '덕분에 챌린지' 세리머니는 나오지 않았지만, 다른 경기장에서 대신했다.
 
인천 관계자는 "연습 경기를 기초 삼아서 준비를 많이 했다. 하필 이태원 클럽에서 확진자가 나왔고 인천까지 확산, 더 조심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팬들에게는 양해를 구했고 경기장까지 오지 않았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스포티비뉴스=인천, 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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