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니 퍼거슨(사진)이 저스틴 개이치에게 충격패했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엘쿠쿠이' 토니 퍼거슨(36, 미국)이 라이트급 잠정 타이틀전에서 무릎을 꿇었다.

10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잭슨빌 비스타 베테랑스 메모리얼 아레나에서 열린 UFC 249 메인이벤트에서 라이트급 랭킹 4위 저스틴 개이치(31, 미국)에게 5라운드 3분 39초 펀치 TKO로 졌다.

옥타곤 12연승 기세를 이어 가지 못했다. 2012년 마이클 존슨 전에 이어 약 8년 만에 패배. 통산 전적은 25승 4패가 됐다.

초반부터 불꽃 튀었다. 주먹 공방은 없었으나 둘 모두 케이지 중앙을 놓치지 않았다.

퍼거슨은 프론트 킥과 뒷손, 개이치는 로 킥과 오른손 훅으로 예열했다. 정타가 없어도 긴장감이 상당했다.

1라운드 내내 수준 높은 타격전이 이어졌다. 킥과 스트래이트 조합, 엇갈리는 카운터, 주먹 뻗는 타이밍이 예술적이었다. 잠정 타이틀전다웠다.

탐색전을 마친 2라운드. 경기장 온도가 더 올랐다. 퍼거슨은 킥-펀치 콤비네이션이 날카로웠고, 개이치는 뒷손과 상대 옆구리를 공략하는 앞차기가 위협적이었다.

개이치 주먹 뻗는 타이밍이 훌륭했다. 퍼거슨의 '진짜' '가짜' 펀치를 구분하고 던지는 오른손이 빼어났다.

2라운드 막판 어퍼컷 맞은 걸 제외하곤 임팩트에서 미세하게 퍼거슨을 앞섰다.

3라운드 2분 40초께 개이치 오른손 훅이 퍼거슨 안면에 꽂혔다. 이때부터 도전자가 주도권을 쥐었다. 개이치 펀치가 착실히 퍼거슨 몸을 두들겼다.

라운드 종료 20초 전에는 하이킥 이후 왼손 스트래이트로 퍼거슨 얼굴을 붉게 물들였다. 엘쿠쿠이가 버티는 게 신기할 정도로 개이치가 밀어붙였다.

퍼거슨은 괴물 같았다. 유효타를 계속 허용하면서도 전진을 멈추지 않았다. 3주 사이 2번이나 감량한 선수가 맞나 싶었다. 불도저였다.

하지만 개이치가 관자놀이를 공략한 펀치와 강한 로 킥으로 퍼거슨 컨디션을 떨어뜨렸다. 상대 상하체에 착실히 대미지를 쌓아나갔다. 경기 흐름을 조금씩 자기쪽으로 흐르게 했다.

결국 개이치가 승리를 따냈다. 4라운드까지 포인트 싸움에서 앞섰다고 판단한 듯 최종 라운드 들어서는 완급 조절에 나섰다. 5라운드 2분 20초쯤에는 퍼거슨을 뒷걸음질까지 치게 했다.

레프리가 경기에 개입해 주먹을 뻗으려는 개이치를 제지하고 잠정 타이틀전을 끝냈다. 개이치가 UFC 라이트급 구도를 원점으로 끌어다놓는 순간이었다.

퍼거슨은 지난해 6월 도널드 세로니를 2라운드 종료 닥터 스톱 TKO로 꺾고 건재를 알렸다. 정신 질환 우려를 말끔히 씻었다.

스스로도 "건강은 이상 없다. 라이트급 챔피언벨트를 원한다"며 신속한 행보를 예고했다.

그런데 다시 옥타곤에 오르기까지 11개월이 걸렸다. 지난달 19일 하빕 누르마고메도프(31, 러시아)와 라이트급 타이틀전을 치를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탓에 일정이 미뤄졌다.

결국 상대도 바뀌었다. 하빕이 러시아 국경 봉쇄령 발표로 발목이 묶이면서 낙마했다.

UFC는 빠르게 대처했다. 최근 3연승으로 흐름이 좋은 개이치에게 옥타곤 데뷔 첫 타이틀 샷을 안겨 줬다.

퍼거슨은 명승부 제조기를 제물로 UFC 13연승을 완성하면서 재차 하빕과 경기를 요구할 계획이었다. 하나 개이치 덫에 걸려 넘어졌다. 라이트급 타이틀전을 '다시' 요구하는 데 차질이 생겼다.

하빕과는 5차례나 만남이 추진됐지만 모두 어그러졌다. 5번 가운데 3번은 타이틀전. 많은 팬들이 기대했지만 매번 엇갈렸다.

개이치에게 잡히면서 스텝이 꼬인 퍼거슨 향후 행보에 전 세계 격투 팬들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퍼거슨은 총 전적을 25승 4패로 쌓았다. 옥타곤 4연승을 달린 개이치는 통산 22승째(2패)를 신고했다.

■ UFC 249

- 메인 카드

[라이트급 잠정 타이틀전] 토니 퍼거슨 vs 저스틴 개이치
저스틴 개이치 5라운드 3분 39초 펀치 TKO승

[밴텀급 타이틀전] 헨리 세후도 vs 도미닉 크루즈
헨리 세후도 2라운드 4분 58초 펀치 TKO승

[헤비급] 프란시스 은가누 vs 자이르지뉴 로젠스트루이크
프란시스 은가누 1라운드 20초 펀치 KO승

[페더급] 제레미 스티븐스 vs 캘빈 캐이터
캘빈 캐이터 2라운드 2분 42초 펀치 TKO승

[헤비급] 그렉 하디 vs 요르간 데 카스트로
그렉 하디 3라운드 종료 만장일치 판정승

- 언더 카드

[웰터급] 도널드 세로니 vs 앤서니 페티스
앤서니 페티스 3라운드 종료 만장일치 판정승

[헤비급] 알렉세이 올레이닉 vs 파브리시우 베우둠
알렉세이 올레이닉 3라운드 종료 2-1 판정승

[여성 스트로급] 카를라 에스파르자 vs 미셸 워터슨
카를라 에스파르자 3라운드 종료 2-1 판정승

[웰터급] 비센테 루케 vs 니코 프라이스
비센테 루케 3라운드 3분 37초 닥터스톱 TKO승

[페더급] 브라이스 미첼 vs 찰스 로사
브라이스 미첼 3라운드 종료 만장일치 판정승

[라이트헤비급] 라이언 스팬 vs 샘 앨비
라이언 스팬 3라운드 종료 2-1 판정승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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