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니오(가운데)의 골을 축하하는 울산 현대 선수들.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수원, 유현태 기자] 울산 현대가 교체 카드 투입 이후 경기를 완전히 뒤바꿨다.

울산 현대는 17일 '빅버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2라운드에서 수원 삼성을 3-2로 제압했다. 먼저 2실점했지만 역전승을 만들었다.

지난 겨울 가장 알찬 선수 보강을 한 울산은 우승 후보로 일찌감치 뽑혔다. 이청용, 정승현, 윤빛가람, 고명진, 원두재 등 각급 대표팀에서 활약했던 선수들을 모두 품에 안았다. 그리고개막전에서 상주 상무를 4-0으로 크게 이기며 예상이 허언이 아님을 확인했다.

시즌 첫 번째 원정에서 수원 삼성과 맞대결을 펼쳤다. 지난 경기와 같은 선수들을 선발로 기용했고 포메이션 역시 4-2-3-1로 같았다. 전반전 세밀하게 만들어가는 장면이 몇 차례 나오긴 했지만 수원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여기에 다소 쉬운 실점까지 연이어 내줬다. 전반 종료 직전 고승범에게 슈팅할 수 있는 공간을 내줬다가 환상적인 중거리 슛에 실점했다. 후반 2분 만에 크르피치에게 헤딩 골까지 내줬다.

내용이 그리 나쁘지 않은데 끌려가기 시작했다. 울산의 반격은 금세 시작됐는데 그 시발점은 선수 교체였다. 신진호, 이상헌을 빼고 고명진과 원두재를 투입해 중원 조합에 변화를 줬다. 포메이션도 원두재가 중원의 뒤를 지키면서 고명진-윤빛가람이 공격적으로 나서는 4-1-4-1로 변화를 줬다.

그리고 곧 효과를 봤다. 후반 9분 고명진의 패스를 받은 주니오가 단번에 박대원을 제친 뒤 추격 골을 터뜨렸다. 추격 골이 터진 뒤 울산의 공격이 살아났다. 후반 16분 울산이 기세를 타고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오른쪽에서 넘어온 김태환의 크로스를 김인성이 받아 득점했다.

결국 울산은 추격전을 승리로 마무리했다. 후반 44분 주니오가 고명진이 얻어낸 프리킥을 강력하게 때려 결승 골을 뽑았다. 수비벽을 통과하면서 골키퍼 노동건도 방향을 잡지 못했다.

드라마같은 추격전의 배경엔 강한 정신력이 있다. 울산은 2골을 먼저 내주고도 침착하게 공격에 집중했다. 멀티 골로 경기 최우수선수에 뽑힌 주니오는 "얼마나 우리가 정신적으로 강한지 보여준 경기다. 선수들이 좋다는 평가를 받지만 우리가 얼마나 정신적으로 강한가 보여주는 경기였다고 생각한다. 끝까지 싸운 덕분에 승리했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도훈 감독 역시 선수들의 자세를 칭찬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승리를 가져올 수 있는 팀이란 걸 보여줬다. 2실점이 아쉽지만 절대 이길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하프타임 때 실점할 수도 있으니 믿고 하자고 했다. 그것이 승점 3점으로 연결된 것 같다"고 말했다.

어느 팀이든 위기는 맞는다. 그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가가 중요한 문제. 수준급 교체 선수를 보유해 경기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투입되지 못한 울산의 벤치엔 이동경, 비욘 존슨, 김기희, 정동호가 있었다. 

화려한 선수단에 강한 정신력까지 갖췄다. 여느 팀이라면 주전으로 뛰어도 손색이 없을 선수들. 울산을 우승 후보로 부르기에 아깝지 않은 이유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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