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고로 차는 수준에 맞춰서 타야…' ⓒ알렉스 송 트위터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유지비가 없어 새로 산 '슈퍼카'를 2달 만에 처분한 남자.

아스널과 바르셀로나에서 뛰었던 카메룬 출신 미드필더 알렉스 송은 소위 말하는 '카푸어'(본인의 경제력에 비해 무리하게 비싼 차를 샀다가 경제적으로 궁핍한 생활을 감내해야 하는 사람)였다.

카메룬 출신 미국 프로농구 NBA 선수 파스칼 시아캄(토론토 랩터스)와 인스타그램 라이브 채팅에서 송은 "대부분 축구 선수들에 분수에 넘치는 생활을 한다"며 "난 아스널에 8년 동안 있었지만 마지막 4년만 살 만했다"라고 입을 열었다.

"내 월급이 많이 올라서겠지만 내가 얼마나 쓰레기였는지 깨달았던 덕분이기도 하다"며 "내가 처음에 아스널에 합류했을 때 주급 1만5000파운드를 받았다. 난 젊었고 황홀했다. 스타들과 어깨를 비비고 싶었다. 난 내가 원하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쇼핑할 수 있었고 미친 듯이 밤을 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훈련을 받으러 갔더니 '킹' 티에리 앙리가 '블링블링'한 차를 끌고 왔다. 나 자신에게 얼마를 써서라도 같은 차를 사자고 이야기했다. 대리점에 가서 계약서를 쓰고 돈을 내서 앙리와 같은 차를 주문했다. 하지만 두 달 만에 차를 돌려보내야 했다. 내 돈은 전부 휘발유로 채워지고 있었다. 대리점에 '도요타를 줘라. 나에게 이 차는 너무 비싸다'고 했다"며 "다음 날 훈련하러 갔더니 앙리가 나에게 '네 차 어디 있느냐'라고 물었고 '내 수준이 아니다'고 답했다. 내가 백만장자일 것이라는 사람들의 생각과 달리 난 아스널에서 있는 동안 10만 파운드도 저축할 수 없었다"고 떠올렸다.

2008-09시즌부터 2011-12시즌까지 매 시즌 평균 30경기에 출전하는 등 아스널 주전 멤버 중 한 명이었던 송은 2012-13시즌을 앞두고 바르셀로나로 이적했다. 단 아스널에서와 같이 꾸준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첫 시즌엔 17경기(3교체), 두 번째 시즌엔 12경기(7교체) 출전에 그쳤다.

송은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더라도 바르셀로나의 계약 조건은 거부하기 어려웠다고 돌아봤다.

"바르셀로나가 제안했을 때 난 두 번 생각하지 않았다. 은퇴하면 아내와 아이들이 편하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바르셀로나 감독을 만났을 때 나에게 '많이 뛸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난 상관 안 했다. 백만장자가 될 줄 알았으니까"라고 했다.

송은 바르셀로나에서 2시즌을 치른 뒤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임대로 남은 계약 기간 2년을 보냈다.

이후 러시아 루빈 카잔, 스위스 FC시옹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하지만 지난 3월 임금을 깎으라는 구단주 지시를 거부했다가 일부 선수와 함께 방출 통보를 받았다.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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