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익숙한 트레이닝복 차림의 클롭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위르겐 클롭 감독이 트레이닝복을 고수하는 이유를 밝혔다.

축구 감독들은 선수들 못지 않게 화면에 자주 잡힌다. 주제 무리뉴 감독처럼 화려한 동작들이 화제가 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감독마다 복장이 천차만별인데 잘 다려진 수트를 입는 경우도 있지만, 편안한 캐주얼 복장, 때론 선수들처럼 트레이닝복을 입는 경우도 있다.

리버풀의 수장 위르겐 클롭 감독은 대표적으로 트레이닝복을 즐겨입는 지도자다. 구단의 트레이닝복에 운동화를 신고, 모자를 눌러쓴 클롭 감독의 모습은 매 경기마다 볼 수 있는 장면이다. 클롭 감독이 22일(한국 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게재된 인터뷰에서 자신이 트레이닝복을 즐겨 입는 이유를 밝혔다.

역시 이유는 익숙하고 편안한 복장이기 때문이다. 클롭 감독은 "선수였다가 그 다음날 감독이 됐다. 이틀 전에 직장을 구한 사람의 옷장엔 그저 트레이닝복뿐이었다. 심지어 내게 맞지도 않았다. 나는 경기에만 집중했다. 내가 어떻게 보일지는 생각하지 않았다. 아주 멋지진 않다는 걸 안다. 우리가 대중 앞에서 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르트문트에 갔을 때, 나는 '아마 바뀌어야 할지도 몰라'라고 생각했다. 한동안 청바지에 셔츠를 입고 다녔다. 하지만 그저 편안하지가 않았다. 나쁘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클롭 감독의 말대로 그는 하루아침에 지도자가 됐다. 클롭 감독이 선수로서 은퇴한 날은 2001년 2월 27일이다. 그리고 자신이 선수로 은퇴한 마인츠의 감독으로 부임한 것은 하루 뒤인 2월 28일이다. 클롭 감독은 2008년까지 마인츠를 이끌었는데 2003-04시즌 승격의 꿈을 이루기도 했다. 이후 지도력을 인정받아 독일 명문 도르트문트를 지도했고, 리버풀의 2015년 11월엔 리버풀에 부임한다.

▲ 멋쟁이 과르디올라 감독

옷차림의 중요성도 물론 인정한다. 그가 꼽은 최고의 멋쟁이는 맨체스터시티의 주제프 과르디올라 감독이다. 클롭 감독은 "가장 옷을 잘 입는 감독은 과르디올라라고 생각한다. 그가 입는 모든 것들이 딱 어울린다. 수트를 입지 않고 캐주얼한 옷들을 입는다"며 솔직히 칭찬했다.

하지만 복장이 지도자의 성격에 잘 맞아야 한다는 것이 그만의 패션 철학이다. 클롭 감독은 "코치로선 그저 자신을 보여주면 된다. 멋져보이고 싶다면 그게 좋은 것이다. 각자에게 맞는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일을 하든지 간에 똑같이 할 순 없는 것이다. 팀에 지도자의 영혼과 성격이 드러날 때가 좋다. 과르디올라를 다시 말해보자. 팀을 보면 '와, 저게 과르디올라고 그와 일하는 사람들이구나'하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것과 같아질 순 없다"고 강조했다.

결국 축구 지도자는 성적으로 말해야 하는 법. 클롭 감독은 "차림새는 성격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원하는 것을 입으면 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일 순 없다. 결국 경기가 중요하다. 걱정할 필요는 없다. 수트를 입고서도, 트레이닝복을 입고도 세계 챔피언이 될 수 있다. 그저 편안하면 된다"고 말했다.

성적의 측면에서 보자면 클롭 감독은 성공적인 지도자다. 도르트문트에서 독일 분데스리가 2회, 독일축구협회 포칼 1회 우승을 차지했고, 리버풀에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회 우승을 차지했다. 2019-20시즌에선 2위 맨체스터시티에 승점 25점을 앞서 나가면서 압도적인 선두를 달렸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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