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 활약을 하는 날에도 웃지 못하고 있는 SK 정진기 ⓒSK와이번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SK 외야에서 가장 큰 재능을 가지고 있다는 정진기(28)는 올 시즌 초반 활약이 그렇게 나쁘지 않다. 당초 백업 외야수로 시작했지만 최근에는 우투 선발을 상대로 곧잘 선발로도 나온다.

폭발적인 활약은 아니지만 감이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는 것은 그래도 반갑다. 23일까지 14경기에서 타율 0.316, 1홈런, 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19에 득점권 타율 0.400을 기록 중이다. 이렇게 버티다보면 1군에서 계속 뛸 수 있고, 그러다보면 언젠가는 잠재력이 터지는 날이 올 것이라는 게 SK의 기대감이다. 

그런데 이상하게 정진기의 활약이 팀 승리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시즌 첫 선발 출장이었던 5월 7일 인천 한화전부터 그랬다. 정진기는 이날 3루타 하나를 포함해 3안타 1볼넷의 맹활약을 펼쳤다. 득점도 하나 올렸다. 하지만 팀은 접전 끝에 결국 패했다.

다음 날인 8일 사직 롯데전에서도 4타수 2안타 3타점을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하지만 팀은 롯데의 맹렬한 추격을 이겨내지 못하고 어이없는 역전패를 당했다. 그 후로도 안타, 타점을 기록하는 날은 어김없이 팀이 졌다.

23일 인천 KIA전에서는 모처럼 정진기가 날았다. 이날 선발 6번 우익수로 출전한 정진기는 2회 첫 타석에서 좌전안타를 기록하며 기분전환을 했다. 5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이날 위력적인 구위를 선보이고 있었던 KIA 선발 애런 브룩스의 체인지업(137㎞)을 두들겨 홈런포를 터뜨리는 등 멀티히트 게임으로 맹활약했다. 

자신감을 얻은 정진기는 7회에도 선두타자로 나서 브룩스의 커브를 받아쳐 질 좋은 우전안타를 만들었다. 브룩스의 변화구에 속지 않고 세 번 모두 좋은 타격을 했다. 타구 방향 분포도 완벽했다. SK 타자 중에서는 브룩스를 상대로 가장 생기 넘치는 타격을 선보인 선수였다.

하지만 이런 활약도 결국은 팀 승리로 이어지지 않았다. SK는 정진기 외 다른 타자들이 브룩스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한 끝에 3-8로 졌다. 정진기 앞뒤에 위치한 5번 최정과 7번 김창평이 무안타로 묶였다.

이상하게 정진기가 펄펄 나는 날은 팀이 이기지 못한다. 2017년 NC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대표적이다. 당시 정진기는 한 경기에서 홈런 두 개를 치는 대활약을 펼쳤으나 팀은 참패하며 빛이 바랬다. 이런 유망주들은 승리의 주역이 됐을 때의 기쁨과 경험을 먹고 사는 법이다. 정진기의 시즌도, 팀 성적과 함께 그렇게 꼬여가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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