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판 페르시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로빈 판 페르시가 2014년 월드컵 당시 루이스 판 할 감독을 분노하게 했던 일화를 밝혔다.

판 페르시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 네덜란드를 대표해 참가했다. 당시 감독은 루이스 판 할.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던 네덜란드는 다시 한번 첫 월드컵 정상에 도전하고 있었다.

네덜란드는 8강에서 돌풍의 팀 코스타리카를 만났다. 120분 혈투 끝에 득점 없이 비겼고 승부차기에서야 승패가 갈렸다. 바로 이 경기가 판 페르시가 판 할 감독의 분노와 함께 '한 대' 얻어맞은 경기였다.

영국 일간지 '미러'가 24일(한국 시간) 한 팟캐스트에 출연한 판 페르시의 발언을 보도했다. 판 페르시는 "(코스타리카와 8강) 경기가 추가 시간에 접어들었고 나는 쥐가 났다. 판 할 감독은 '너를 뺄거야'라고 하더라. 나는 돌아섰고 '그러지 마세요, 우린 페널티킥을 곧 찰거에요'라고 했다"며 교체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이어 "마지막 20분 동안 정말 신체적으로 힘들었다. 판 할이 그걸 봤고 열이 귀쪽으로 올라오더라"고 덧붙였다.

판 페르시는 이미 체력적으로 한계였다. 페널티킥을 차기 위해 교체를 거부했던 것이다. 하지만 120분 내에 골이 넣을 수도, 혹은 줄 수도 있는 상황. 판 할 감독으로선 속이 터질 만도 했다. 

분노는 폭발했다. 판 할 감독은 "경기가 끝나고 나서 우리는 터치라인 쪽에 모였다. 판 할 감독이 내게 오더니 갑자기 나를 때렸다. 퍽! 손바닥 소리가 크게 나더니 나를 때렸다. 분노 속에 '내게 다신 그런 일을 벌이지 마라'라고 말하더라. 충격 속에 그를 바라봤다. 판 할 감독은 '됐으니까 골대 속에 넣는 것만 생각해'라고 하더라"고 밝혔다. 판 할 감독도 판 페르시에게 승부차기에서 승리에 기여할 기회를 줬다.

다행히 판 페르시는 첫 번째 키커로 나서 깔끔하게 성공했다. 그리고 네덜란드는 아르연 로번, 베슬리 스네이더르, 디르크 카이트가 모두 성공하면서 4-3으로 승부차기를 승리했다. 판 페르시는 "나는 페널티킥을 구석에 꽂아넣을 수 있어서 기쁘다"면서도 "당시 그 사건을 돌아보면, 정말 이상한 순간이다. 판 할 감독이 그렇게 했다고 생각해봐라. 때로 그는 선수들을 껴안을 수도 있지만, 동시에 때릴 수도 있는 지도자"라고 말했다.

인연이었을까, 아니면 지독한 악연이었을까. 두 사람은 곧 재회하게 된다. 판 할 감독이 2014-15시즌부터 판 페르시가 뛰고 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부임한 것. 판 페르시는 판 할 감독과 보낸 2014-15시즌을 31경기 출전에 12골 13도움으로 마무리했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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