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끝내기 안타로 팀을 구해낸 SK 노수광 ⓒSK와이번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SK의 시즌 개막전 주전 리드오프는 노수광(29)이었다. 코칭스태프 모두가 노수광의 노력을 인정하고 있었다. 올해는 제자리를 찾을 것이라 기대했다.

2018년 뛰어난 활약을 펼친 노수광은 지난해 성적이 뚝 떨어졌다. 117경기에서 타율 0.250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27개의 도루를 기록했지만 전반적인 공헌도가 떨어졌다. 주전 자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고종욱과 한동민은 확실한 주전이었다. 노수광은 베테랑 김강민은 물론, 정진기 최지훈 등 젊은 선수들의 추격에 낀 선수였다. 2년 연속 부진은 경쟁 탈락을 의미할 수도 있었다.

선수도 모를 리 없었다. 유망주들 위주로 편성된 지난해 11월 호주 캔버라 유망주 캠프에 참가를 자원했다. 결혼을 코앞에 두고 한 달 동안 해외에 있었다. 그만큼 의지가 강했다. 지난해 부족했던 것을 차분하게 점검하면서 올해를 기다렸다. 베테랑 선수라 코칭스태프가 훈련 일정에 자율을 줬지만 노수광은 밤 늦게까지 묵묵하게 방망이를 돌렸다. 악바리 근성은 여전했다.

다만 초반에는 성과가 나오지 않았다. 첫 7경기까지 타율은 0.200에 머물렀다. 정진기 오준혁 등 다른 좌타 외야수들과 경쟁할 수밖에 없었다. 좌완 선발이 나올 때는 빠지기도 했다. 시련이 오나 싶었다. 그러나 지난해 경험에서 강해진 노수광은 포기하지 않고 묵묵하게 때를 기다렸다. 그리고 24일 인천 KIA전에서 팀을 구해내고 마지막에 웃었다.

계속해서 타격감을 끌어올리는 와중이었던 노수광이었다. 23일 KIA전에서도 팀은 졌지만 2안타를 쳤다. 24일 경기에서는 팀의 결정적인 득점 과정에 기여했다. 2-2로 맞선 3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서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를 쳤다. 정진기의 유격수 땅볼 때 가볍게 홈을 밟았다. 노수광의 안타와 발이 만들어낸 득점이었다.

이날 경기 마지막 타석은 더 극적이었다. 3-3으로 맞선 연장 12회 2사 1,2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노수광은 끝내기 좌전 적시타를 쳐 팀을 구했다. 개인 통산 세 번째 끝내기 안타였다. 3-2로 이기고 있다 9회 어이없는 실책으로 동점과 연장을 허용한 SK였다. 이날 비겼다면 허탈감이 심할 뻔했지만, 노수광의 안타에 모든 팀이 환호할 수 있었다.

노수광은 이날 경기로 타율이 0.375까지 올랐다. 출루율과 장타율의 합인 OPS는 0.942, 득점권 타율은 0.429로 좋다. 의지도 타오른다. 노수광은 24일 경기를 마친 뒤 “1회초 수비에서 실수를 했기 때문에 내가 꼭 끝내고 싶었다. 외야로 타구가 빠져나간 것을 보고 이겼다 싶었다. 연패를 끊을 수 있어서 너무 다행이고 기쁘다”고 환하게 웃었다.

노수광은 “그동안 팬들에게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면서 “앞으로 경기에 출전하면 투지있는 모습으로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SK는 여전히 노수광이 리드오프 및 중견수 자리에 확실히 자리를 잡을 때 팀 구상과 가장 어울리게 흘러갈 수 있다. 노수광이 만들어가는 반등의 기운은 끝내기 이상의 여운이 있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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