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협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울산, 박대성 기자] 국가대표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공격수와 골키퍼가 다른 유니폼을 입고 만났다. 이정협(28, 부산 아이파크)이 조현우(28, 울산 현대)를 뚫고 조덕제 감독을 미소 짓게 했다.

부산은 24일 오후 7시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3라운드에서 울산 현대에 1-1로 비겼다. K리그 우승 후보 팀을 상대로 값진 승점 1점을 챙겼다.

부산은 지난해 승강플레이오프에서 경남FC를 꺾고 5년 만에 K리그1에 돌아왔다. 일단은 잔류를 목표로 2020시즌을 준비했지만 초반 일정이 쉽지 않았다. 김기동 감독 아래서 정비된 다크호스 포항 스틸러스와 K리그 우승 경쟁 팀 전북 현대와 울산을 연달아 상대했다.

포항 원정에서 0-2로 졌고, 안방에서 전북에 난타전 끝에 1-2로 패배했다. 울산전에서 승점 확보도 쉽지 않았다. 울산은 이번 시즌 준우승 아픔을 털고, 대권에 다시 도전했다. 조현우, 윤빛가람, 이청용, 김기희 등을 영입해 국가대표 스쿼드를 만들었다.

전력 차이는 났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팽팽했다. 부산은 박준강을 활용해 이청용을 제어했다. 김병오와 이동준이 빠르게 역습으로 전환해 울산 측면을 공략했다. 주도권을 잡던 울산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0의 균형은 이정협이 깼다. 후반 9분 역습 상황에서, 김병오의 크로스를 유려한 가슴 트래핑 뒤에 침착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러시아 월드컵에서 맹활약한 조현우도 꼼짝 못하게 한 완벽한 골이었다.

2경기 동안 부산의 고민은 최전방이었다. 겨울에 영입한 빈치씽코가 완벽하게 팀에 녹아들지 못했다. 조덕제 감독은 일단 빈치씽코를 벤치에 두고 다양한 조합을 고민했다. 이정협에게 믿음을 줬고 선제골로 답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더 고마웠다. 경기 뒤에 조 감독은 “100%가 아니라서 후반전에 교체를 하려고 했다. 하지만 책임감을 가지고 뛰었다.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부산의 가능성을 올린 경기였다.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물론 강민수가 핸드볼로 페널티 킥을 내주면서 1-1로 비겼다. 하지만 우승 경쟁 팀 울산에 얻은 승점 1점은 부산 입장에서 크다. 2연패로 가라앉은 분위기도 끊었다. 이정협의 한 방이 분위기를 바꾼 셈이다.

스포티비뉴스=울산, 박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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