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정근우.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1982년생 백전노장 정근우는 여전히 뛴다. 불과 1년 전 햄스트링 부상을 경험했는데도 여전히 흙바람을 휘날리며 달린다. 24일 잠실 kt전에서는 살아도 죽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또 뛰었다. 

이날 정근우는 두 차례 도루에 성공했다. 한창 전성기를 보내는 젊은 선수들도 하루에 한 번이 어려운 도루를 두 번이나 해냈다. 짧은 뜬공에 3루에서 홈까지 내달리는 과감한 주루도 있었다. 

살아도 죽었다. 정근우는 3회 김용의 타석에서 2루를 훔치고, 김용의의 안타에 3루까지 진루했다. 유강남의 뜬공에는 홈을 파고들었다. 비거리를 감안하면 지나치게 과감한 시도였지만 홈 송구가 빗나가면서 정근우는 세이프 판정을 받았다. LG가 4-4 균형을 깨고 5-4로 리드를 잡는 순간. 

그러나 정근우가 숨을 가다듬기도 전에 이 득점은 취소됐다. kt의 어필에 3루심이 아웃을 선언했다. 태그업이 포구보다 빨랐다는 얘기다. 그러나 느린 화면으로 확인한 결과 오심으로 밝혀졌다. 정근우는 억울한 듯 고개를 숙였지만 정정할 방법이 없었다. 3루심에게는 오심을 만회할 기회도 물론 없었다. 

6회에는 죽다 살았다. 3루수 내야안타로 출루해 2사 후 오지환 타석에서 2루 도루를 시도했다. 이번에는 아웃 판정이 내려졌는데, 정근우는 마치 '더는 못 참겠다'는 얼굴로 팔을 휘저으며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결과는 세이프. 슬라이딩이 빨랐다. 

정근우는 지난해 2차 드래프트를 거쳐 LG로 이적했다. 평생 LG 선수가 될 거라는 생각은 한 번도 못 했다던 그가 40인 외 선수로 팀을 옮겼다. 한화에서 자리를 잃고 LG로 이적해 '죽다 살아난' 정근우는 그라운드 안에서도 죽다 살고, 또 살다가도 죽었다. 그래도 한 가지는 여전하다. 포기할 줄 모르고 뛴다는 것만큼은 그대로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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