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진영(왼쪽)과 박성현이 24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앤리조트에서 열린 ‘현대카드 슈퍼매치’에서 무승부를 기록한 뒤 셀카를 찍고 있다. ⓒ세마스포츠마케팅
[스포티비뉴스=영종도, 고봉준 기자] 정확한 각본처럼 짜인 승부였다. 당사자조차 “보시는 분들께서 오해하실 것 같다”며 걱정할 정도였다.

전·현직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들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은 ‘현대카드 슈퍼매치’가 사이좋은 무승부로 끝났다. 고진영(25)과 박성현(27·이상 솔레어)은 24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앤리조트 오션코스에서 열린 1대1 매치 플레이에서 무승부를 기록했다. 총 1억 원의 상금을 사이좋게 나눠 가지면서 코로나19 기부 선행을 펼쳤다.

승부는 마지막 18번 홀(파4)까지 이어졌다. 박성현이 5000만 원을 먼저 획득하면서 앞서갔지만, 1000만 원이 걸린 마지막 홀에서 고진영이 6m짜리 버디 퍼트를 집어넣고 동점을 이뤘다.

경기 후 기자회견장에서 만난 고진영은 “(박)성현이 언니와 재미있게 했다. 많은 분들이 짜고 친 것 아니냐고 물으실 것 같은데 그렇지는 않다. 좋은 시나리오로 끝났다”고 활짝 웃었다.

사실 둘은 이날 경기 전 인터뷰에서 “사이좋게 5000만 원씩을 나눠 가졌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그런데 정확히 5시간여 후. 승부는 이들의 예상대로 무승부로 끝났다. 고진영이 멋쩍은 미소를 지은 이유였다.

고진영은 마지막 18번 홀을 떠올리며 “무조건 버디를 잡지 않으면 승산이 없겠다는 생각은 했다. 그러나 솔직히 들어갈 줄을 몰랐는데 버디가 됐다. 기분이 좋았다”고 미소를 지었다.

고진영의 이날 경기는 올해 첫 치른 실전이었다. 코로나19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가 전면 중단되면서 출전 기회를 잃었다.

고진영은 “오늘은 그간 훈련했던 부분이 잘 나오지 않았다. 많이 깨달은 하루였다. 그래도 단점을 고치기보다는 장점을 극대화하는 연습을 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흥미로운 대목도 있었다. 고진영이 보낸 집들이 초대장을 박성현이 수락하는 장면이었다. 고진영은 “얼마 전 이사를 했는데 성현이 언니에게 ‘집들이를 오라’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박성현이 “우리 집은 김포인데 (고)진영이 집이 있는 용인까지는 좀 멀다”고 고민하자 고진영은 “와서 하루를 자고 가면 된다”고 맞받아쳤다. 동생의 적극적인 초대를 받은 박성현은 “그러면 되겠네”라는 한 마디로 이를 수락했다.

스포티비뉴스=영종도, 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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