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이언 긱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라이언 긱스(46)가 감독으로서 고충을 토로했다.

2018년 1월부터 웨일스 국가 대표 팀을 맡고 있는 긱스는 "A매치 첫 경기를 앞뒀을 땐 정말 그만두고 싶었다. 공을 차는 선수에서 관리하는 감독으로 넘어가는 게 녹록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긱스는 25일(한국 시간) 맨유 자체 방송인 'MUTV'에 출연해 "또렷이 기억난다. (웨일스 감독으로) 부임한 지 두 달가량 됐나. 중국과 첫 경기가 잡혔다"면서 "(감독이니까) 코치진 앞에 서서 선수단에 전술을 지시했다. 그때 생각했다. '이게 내 마지막 게임이다.' 정말 다시는 경험하기 싫은 (엄청난) 긴장감을 맛봤다"고 말했다.

"겨우 이틀 훈련하고 중국 원정에 나섰다. 나름 최선을 다해 준비했지만 '나머진 하늘에 맡긴다'는 심정이었다. 진짜 끔찍했던 기분"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내 적응했다. 경험이 쌓이니까 차츰 내성이 생겼다고 했다.

"(국가 대표 팀 감독을) 계속 하니까 그래도 조금씩 적응되는 게 있다. 물론 여전히 쉬운 일은 아니지만. (초반과 견주면) 훨씬 수월해졌다. 그럼에도 선수 때와는 확실히 다르다. 잘만 하면 선수로 뛸 때보다 더 높은 영광을 누릴 수 있지만 못하면 더 참혹한 지경에 이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감독 긱스' 초반 행보는 나쁘지 않다. 웨일스를 유로 2020 본선에 진출시켰다. 합격점을 받을 만하다. 웨일스 축구협회와 계약은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때까지.

긱스는 "매일 선수와 부대끼고 (과정을) 공유할 수 있는 클럽 지도자도 매력 있지만 웨일스를 이끌고 있는 지금도 행복하다"고 고백했다.

맨유 차기 사령탑 후보를 추릴 때 이름이 오르내린다. 긱스는 맨유를 대표하는 레전드다. 24년간 원 클럽 맨으로 뛰며 프리미어리그 우승 13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 2회를 경험했다.

"클럽 감독을 맡을지는 미지수다. (현재로선) 뭐라 말할 게 없다. 난 국가 대표 팀 지도를 즐기고 있다. (A매치 일정이 잡히면) 압박감은 들지만 그걸 즐기는 수준까지 왔다."

"삶의 질 면에서도 (국가 대표 팀 감독이) 좋다. 클럽을 맡을 때만큼 압박이 안 심하다. 루이스 반 할(68) 감독 밑에서 2년간 맨유 수석코치로 있었을 땐 부담이 극심했다. 잘 쉬지도 못했다(I found that for the two years working under Louis, it was intense and you don’t get much rest.)"며 당장은 프로 팀 감독으로 옮길 일은 없을 거라고 밝혔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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