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코티 피펜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스코티 피펜(54)은 시카고 불스 시절 박봉을 감수했다.

신인 계약이 끝난 1991년부터 시카고를 떠난 1998년까지 연봉이 이삼백만 달러에 불과했다.

피펜 실력과 입지를 고려하면 턱없이 낮은 액수. 그가 수령한 적은 봉급은 최근 종영한 ESPN 다큐멘터리 '더 라스트 댄스'에서도 화제를 모았다.

피펜은 고 제리 크라우스(1939~2017) 단장과 반목했다. 1990년대 내내 불화했다.

1997-98시즌이 시작되기 전 피펜은 깨달았다. 이번이 시카고에서 보내는 마지막 시즌이 될 거라는 걸.

둘 사이는 이미 스틱스 강을 건넜다는 게 당시 분위기였다. 회복 불능이었다.

그런데 지난 20일(한국 시간) 미국 스포츠 주간지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가 조금 다른 목소리를 냈다.

피펜이 시카고를 떠나기 전 크라우스가 이별의 선물(Going-Away Present)을 준비했다며 그간 푸대접을 보상하는, 넉넉한 돈보따리 한 개를 챙겨줬다고 전했다.

▲ 스코티 피펜

'NBC스포츠' KC 존슨 기자는 최근 크라우스가 쓴 미출판 전기를 입수해 일부 내용을 공개했다.

전기에는 피펜이 휴스턴 로키츠로 트레이드될 때 비화가 적혀 있었다.

"나(제리 크라우스)와 제리 레인스도프(84) 구단주는 떠나는 피펜에게 이별 선물을 준비했다. 사인 앤드 트레이드가 선물이었다."

"원래 휴스턴은 피펜에게 4년 4500만 달러를 제시했다. 하지만 우리가 5년 6700만 달러 계약서를 내밀었고 (사인하면) 휴스턴으로 보내주겠다는 약속까지 했다. 결과적으로 피펜은 2000만 달러를 더 손에 쥐게 됐다."

신빙성이 있다. 당시 시카고는 피펜을 휴스턴으로 보내면서 백업 포워드 로이 로저스와 2라운드 지명권을 받았다.

미국프로농구(NBA) 역사상 가장 다재다능한 스몰포워드를 내주면서 얻는 매물로는 온당치 않았다. 거기에 애초 휴스턴이 제시했던 총액보다 2000만 달러, 이즈음 환율을 기준으로 하면 약 400억 원이나 더 얹어주면서 그를 이적시켰다. 이적을 결심한 동료를 후방지원해준 셈이다.

왜 그랬을까. 때론 피펜 조롱감이 돼 곤욕을 치렀던 크라우스는 무슨 이유로 그의 새출발을 도운 걸까.

SI는 "이별의 선물(going-away present) 관점에서 봐야 한다. 크라우스는 피펜에게 선물을 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크라우스는 스티브 커와 주드 부실러에게도 똑같이 행동했다. 둘이 더 좋은 계약을 맺을 수 있도록 구단 속내를 솔직히 털어놨다.

"시카고는 좋은 조건을 제시할 맘이 없으니 (시장 상황을) 면밀히 알아보라"는 식이었다.

피펜은 1998년 여름, 비로소 자기 재능에 걸맞은 연봉을 받았다. 휴스턴에서 첫해 1100만 달러를 수령했다.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로 둥지를 옮긴 뒤에도 연평균 1600만 달러에 이르는 고연봉을 챙겼다. 시카고에서 저연봉을 보상 받았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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