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 와이번스 염경엽 감독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나도 29년 야구하면서 처음 겪는 일이라 힘든 상황이다."

염경엽 SK 와이번스 감독은 26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외야수 한동민이 오른쪽 정강이뼈 미세골절로 6~8주 진단을 받았고, 내야수 김창평은 수비하다 어깨를 다쳐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김창평은 우선 3~4일 정도 지켜보기로 했는데, 염 감독은 열흘이 넘어가도 회복에 더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주축 선수들의 줄이은 부상이 뼈아프다. 주전 포수 이재원이 손가락 골절로 개막 3경기 만에 이탈한 것을 시작으로 외야수 고종욱(발목), 내야수 채태인(옆구리), 투수 닉 킹엄(팔꿈치)이 차례로 엔트리에서 빠졌다. 이번에는 타율 0.317(60타수 19안타), 6홈런, 12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타선을 이끌던 한동민이 빠지면서 더욱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었다. 

염 감독은 위기마다 늘 다음 대안을 이야기했지만, 이번만큼은 뚜렷한 대안을 밝히지 못했다. 염 감독은 "우리 팀도 처음 겪는 일이고, 나도 29년 야구 하면서 처음 겪는 일이라 힘든 상황이다. 위기는 그냥 오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어디서 준비를 잘못했는지 코치진과 프런트와 많은 분석을 하고 반성을 했다"며 지금의 위기가 앞으로 나아가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랐다. 

당분간 한동민의 빈자리는 신인 최지훈이 대신하고, 김창평이 빠진 자리는 최준우와 최항을 상황에 따라 기용하기로 했다. 킹엄이 26일 캐치볼을 시작한 것은 반가운 소식이었다.

줄부상 속에 팀 성적은 3승15패로 최하위다. 1위 NC 다이노스(15승3패)와는 12경기차다. 이제 18경기를 치렀다고 해도 쉽게 잡을 수 없는 거리다. 가을 야구를 마지노선으로 보면 5위 롯데 자이언츠(10승8패)와는 7경기 차이가 난다. 지금부터 부지런히 쫓아야 가능성을 열어둘 수 있다. 

염 감독은 "이런 경기력과 모습을 보여 SK 팬들과 구단주께 정말 죄송하다. 그래도 희망적인 것은 어느 누구도 핑계를 대지 않고 반성하고 있고, 똘똘 뭉쳐서 해결하려고 하고 있다. 고맙고 감사하다. 지금은 선수들이 부담을 덜고, 나를 비롯한 선수단이 각자 자리에서 이겨내고 해결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SK는 26일 두산전을 치르면서 적재적소에 교체 카드를 쓰며 시즌 첫 연승을 기록하는 듯했다. 선발투수 박종훈은 7이닝 2실점(1자책점)으로 호투했고, 0-1로 뒤진 5회초 대타 남태혁의 동점 적시타와 노수광의 역전 적시타로 2-1로 뒤집으며 흐름을 탔다. 6회초 1사 2, 3루에서는 최준우가 2루수 병살타로 물러날 때 3루 주자 최정의 득점이 인정돼 3-1로 달아났다. 

그러나 8회말 교체 투입된 포수 이현석의 악송구 이후 와르르 무너졌다. 이현석은 무사 1, 2루에서 정수빈의 희생번트 타구를 처리하려다 1루수 키를 완전히 넘기는 송구 실책을 저질렀다. 이때 2-3으로 쫓기기 시작했고, 함께 교체 투입된 투수 서진용도 같이 흔들리면서 대거 5점을 내줘 4-6으로 역전패했다. 

SK는 시즌 첫 연승으로 무거워진 팀 분위기를 바꿔보려 했으나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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