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사태로 연봉이 대폭 삭감될 것으로 보이는 류현진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류현진(33·토론토)은 올 시즌을 앞두고 토론토와 4년 8000만 달러(약 986억 원) FA 계약을 맺었다. 매년 2000만 달러를 받는 조건이다. 만 33세의 투수에게는 비교적 괜찮은 조건이었다는 평가가 많았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2020년은 연봉이 크게 깎일 전망이다. 리그 개막이 연기되면서 어느 정도의 연봉 삭감은 예고된 일이었다. 다만 생각보다 더 깎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MLB 사무국이 연봉 추가 삭감과 관련된 제안을 노조에 던졌는데, 노조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수준이기 때문이다.

ESPN, 디 애슬레틱 등 미 언론들은 27일(한국시간) MLB 사무국의 연봉 삭감안을 일제히 공개했다. 선수별 연봉에 따른 ‘차등 삭감’이 골자다. 많이 받는 선수들은 삭감 비율이 더 크다. 반면 적게 받는 선수들의 연봉은 상대적으로 더 보전되는 구조다. 

존 헤이먼의 보도에 따르면 100만 달러 연봉 선수는 43만4143달러(약 5억3500만 원)를 받는다. 200만 달러 연봉 선수는 73만6136달러(약 9억800만 원), 500만 달러 연봉 선수는 164만2113달러(약 20억2500만 원)을 받는다. 

1000만 달러 연봉 선수는 294만7895달러(약 36억3400만 원), 2000만 달러 연봉 선수는 515만99달러(약 63억5000만 원), 2500만 달러 연봉 선수는 604만8520달러(약 74억5600만 원), 그리고 리그 최고 수준인 3500만 달러 연봉 선수는 784만3363달러(약 96억7000만 원)를 받는 안이다. 포스트시즌 보너스까지 모두 합친 금액이다.

82경기 체제로 환산했을 때, 리그 최저연봉인 56만3500달러를 받는 선수들은 91.9%를 보전 받는다. 100만 달러 연봉 선수는 85.8% 수준이다. 타격이 그렇게 크지는 않다. 그러나 1000만 달러 연봉 선수는 58.2%만 받고, 3000만 달러 연봉 선수는 절반도 안 되는 50.9%에 머문다. 

만약 MLB 사무국의 안이 통과된다면 류현진의 연봉은 약 515만 달러로 줄어든다. 게릿 콜(뉴욕 양키스),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 등 리그 최고 수준의 연봉을 받는 선수들의 수령액은 900만 달러 아래로 쪼그라든다. 정상적인 계약을 진행 중인 선수 중 1000만 달러 수령자가 단 한 명도 없는 셈이다. 오히려 은퇴하거나 방출돼 연봉을 보전받는 선수들이 최고 연봉자가 되는 아이러니한 일이 벌어진다.

MLB 사무국과 구단들은 저액 연봉자들을 보호하고, 대신 고액 연봉자들의 희생을 요구하고 있다. 무관중 경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구단 매출의 급감할 것으로 보여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현지 언론들은 노조가 이 제안을 전격적으로 수락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고 있다. 결국 추가 협상이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시즌이 열릴 수 없다. MLB는 6월 초에 스프링캠프를 다시 여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데, 시간이 많지는 않다. 다만 만약 이 논의가 난항을 겪을 경우, 고액 연봉자들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질 수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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