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발 전환 후 리그 최정상급 활약을 선보이고 있는 kt 배제성 ⓒkt위즈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이강철 kt 감독은 2019년 시즌이 시작하기 전 한 투수의 활용도 구상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었다. 마무리캠프부터 눈에 들어온 우완 배제성(24)이었다. 

내심 선발로 쓰고 싶었는데, 확실하게 검증된 선수는 아니었다. 게다가 선발 우선권을 얻은 다른 선수들도 생각해야 했다. 그렇게 임시 선발과 불펜을 오가던 배제성을 “계속 선발로 쓰겠다”고 공언한 것은 지난해 5월 말의 일이다. 배제성은 2019년 5월 22일 두산전부터 올해 현 시점까지 계속 선발로 나서고 있다. 성적은 괄목할 만하다. 다른 팀의 토종 우완 에이스가 부럽지 않다.

지난해 5월 22일부터 올해 5월 26일까지 1년 남짓한 시간 동안 배제성은 총 23경기에 선발로 나갔다.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131⅓이닝을 소화했다. 이 기간 배제성은 11승9패 평균자책점 3.08의 호성적을 남겼다. 

같은 기간 평균자책점은 리그 전체 8위다. 토종 선수로는 양현종(KIA·1.52), 김광현(전 SK·2.13), 구창모(NC·2.74)에 이어 4위다. 앞선 세 선수는 모두 좌완. 즉, 지난 1년간 배제성보다 더 좋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토종 우완은 단 하나도 없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최원태(키움·3.31), 박종훈(SK·3.98), 이영하(두산·4.55) 등 국가대표 우완보다도 한발 앞서 있다.

올 시즌 출발도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첫 4경기에서 25⅓이닝을 던지며 1승1패 평균자책점 1.07로 호투했다. 구창모(0.62)에 이어 리그 평균자책점 2위다. 세 차례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26일 수원 KIA전에서 5이닝 1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 달성에 실패했으나 경기 내용이 아주 나빴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이제는 완벽히 계산이 서는 선수로 성장했다.

사실 지난해 급격하게 이닝이 불어나 올해 초반이 걱정됐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배제성은 차분하게 몸을 만들었고, 또 계획대로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안정된 자리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올해는 평균구속이 조금 떨어졌지만 대신 슬라이더가 더 날카로워졌다. 우타자에게는 헛스윙을, 좌타자에게는 몸쪽을 파고드는 카운트 구종으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kt는 시즌 초반 불펜 난조로 고전하고 있다. 이길 경기를 이기지 못해 순위가 처진 상황이다. 그러나 그와 별개로 선발 로테이션은 비교적 무난하게 돌아가고 있다. kt의 선발 평균자책점(3.99)은 리그 4위다. 그 중심에 선 배제성이 첫 시즌 선발 완주라는 값진 성과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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