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E.S. 출신 슈.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가압류 취소 소송에서 이기면 세입자를 구해 빠른 시일 안에 해결하겠다."

S.E.S 출신 슈(유수영, 38)는 전세 보증금을 돌려달라는 세입자들에게 억울함을 토로하면서, 해결을 위해 노력해왔다고 읍소했었다. 그가 제안한 해결 방법은 가압류 취소 소송에서 승소하는 것. 하지만 슈의 건물은 이제 '가압류'가 아니라, '본압류'가 돼서 강제경매로 넘어갈 가능성이 농후해졌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25부(이동욱 부장판사)는 27일 박모 씨가 슈를 상대로 "빌려준 돈 3억 4600만 원을 돌려달라"며 낸 대여금 반환 소송에서 박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슈에게 "3억 4600만 원을 반환하라"며 원고 일부승소로 판결했다.

슈는 2017년 미국 라스베이거스 모 카지노에서 만난 박씨에게 3억 원이 넘는 돈을 빌렸지만, 이후 갚지 않았다. 박 씨는 슈 소유 다세대 주택에 가압류를 걸었고, 지난해 5월에는 슈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대여금 반환 소송을 제기했다.

슈는 자신의 건물 가압류 취소 소송을 걸고, 박 씨가 제기한 대여금 반환 소송에서는 변호인을 통해 "불법인 도박을 위해 돈을 빌려준 것이므로 법에 따라 돌려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슈 측 변호인은 도박, 인신매매 등 불법을 위해 재산을 준 경우 돌려받을 수 없다는 민법 746조를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패소 판결했다.

▲ MBC '뉴스데스크' 방송화면 캡처

이로써 채권자 박 씨는 이번 판결을 근거로 슈 건물을 가압류가 아닌 본압류로 이전하는 채권압류 및 추심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통상적으로는 본압류된 건물을 강제경매 신청하는 것이 보통의 절차인데, 그렇다면 슈 건물 역시 경매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진다. 무엇보다 압류 절차 신청은 비교적 빠르게 결정이 나며, 결정 후에도 등기소로 바로 촉탁되어 경매로 넘어가는 데에도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물론 슈가 이번 판결에 불복, 항소장과 함께 강제집행정지신청서를 제출할 여지도 있다. 무엇보다 슈는 자신의 건물 세입자들에게 전세 보증금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던 바다. 슈는 건물 가압류로 다음 세입자가 구해지지 않자, 세입자들에게 약 1억 원에 달하는 전세보증금을 줄 수 없다고 통보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세입자들만 속 타는 상황이 됐다. 특히 세입자 가운데, 이제 막 가정을 꾸린 신혼부부는 슈에게 전세보증금을 받지 못해 당장 분양받은 임대아파트 관련해 대출 원금을 갚지 못해 애타고 있다. 또한, 다른 세입자는 슈 건물 입주 당시 9200만 원을 은행에서 대출받아 슈에게 전세 보증금 1억 원을 줬는데, 전세 계약 만기에도 보증금을 받지 못해 신용불량자가 될 위기에 처했다.

이러한 세입자들의 피해에도 슈는 "가압류 취소 소송에서 이기면 세입자를 구해 빠른 시일 안에 해결하겠다"는 입장만 취했다. 당시만 해도, 소송결과가 어찌 될지 알 수 없는데, 보증금을 줘야 하는 의무도 저버린 채 무작정 기다려 달라는 말만 반복하는 슈 측의 태도에 세입자들만 속앓이한 것이다.

▲ 슈. ⓒ곽헤미 기자

그런데 슈는 결국 채권자 박씨에게 3억 4600만 원을 갚아야 한다는 판결까지 받게 됐다. 만약 박 씨가 압류 절차를 진행해 슈 건물을 강제경매하면, 건물 매수자는 경매 낙찰가를 법원에 지급해야 한다. 그럼 법원은 슈 건물에 근저당이 걸려있는 은행 및 채권자들 등에 배당순위를 매겨서 일정 금액을 배당해주는데, 권리 관계상 근저당에 우선 배당되고, 그 이후 남은 돈을 임차인에게 돌려준다. 

결국 세입자 입장에서는, 해당 건물의 근저당 1설정권이냐 아니냐가 중요한 문제가 됐다. 선순위 근저당권에 걸려있지 않은 세입자는 전세 보증금 전액을 안전하게 지킬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물론 점유와 전입신고 및 확정일자를 받아둔 세입자는 우선변제권이나 대항력을 행사할 수 있다. 그러나 슈의 건물은 다가구주택. 다가구주택은 경매에서 유찰되는 경우가 잦고, 감정가에 비해 낮은 가격에 낙찰되는 사례도 많다. 그렇게 되면, 세입자에게 돌아갈 몫이 낮을 수 있는데, 이러한 상황 역시 배제할 수 만은 없다. 

이처럼 슈의 도박으로 때아닌 세입자들 고충만 깊어졌다. 이들은 입주할 당시만 해도, 유명인의 건물이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피같은 돈을 그대로 떼일 위기에 처해버렸다.  

슈가 대여금 반환 소송에서 패소하면서, 이제 슈 건물이 경매로 넘어가거나 혹은 해당 사건이 2심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러나저러나 슈의 도박 때문에 애꿎은 세입자들만 타격당한 상황이라는 것은 두말 할 나위 없다. 

슈 자신도 도박으로 인해, '1세대 대표 걸그룹'에서 복귀도 어려운 처지가 됐다. 슈는 2016년 8월부터 2018년 5월까지 마카오 등 해외에서 26차례에 걸쳐 총 7억 9000만 원이 넘는 거액의 상습도박을 한 혐의로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80시간을 선고받았다. 지난해 10월에는 일본에서 솔로 데뷔를 결정했지만 차가운 여론에 밀려 자숙을 이어가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u_z@spotvnews.co.kr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