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채흥(왼쪽)-원태인이 삼성 라이온즈 선발 로테이션의 비빌 언덕이 돼 주고 있다. ⓒ 삼성 라이온즈
[스포티비뉴스=박성윤 기자] 마냥 유망주, 어린투수일 것 같았던 삼성 라이온즈 최채흥, 원태인이 확실한 팀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

삼성은 현재 선발투수 부상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외국인 선발투수 벤 라이블리는 옆구리 근육 손상으로 6주~8주 자리를 비운다. 국내 선발투수 백정현은 종아리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부상 당시에는 2주 정도 이탈을 예상했으나, 조금 더 길어지는 모양새다.

선발투수 부상 이탈은 최근 몇 년 동안 이어진 삼성의 단골 레퍼토리다. 외국인 선발투수들의 잦은 부상 이탈로 삼성은 선발 로테이션을 제대로 돌리지 못했다. 국내 선발투수 윤성환과 백정현으로 버텼는데, 불혹에 가까운 윤성환에게 늘 좋은 투구를 기대하기는 어려웠고, 백정현도 기복 있는 경기력을 보여줬다. 두 선수에 이어 마운드에 오를 팀 5선발투수에는 늘 물음표가 달렸다.

그러나 올 시즌 삼성은 다르다. 라이블리와 백정현 이탈에서 선발진 3자리는 굳건하게 돌아가고 있다. 그 중심에는 '늘 기대만 따랐던' 최채흥과 원태인이 있다.

최채흥은 선발투수로 상대 타선을 압도하고 있다. 올 시즌 첫 등판인 KIA 타이거즈와 경기에서 5이닝 무실점 승리투수가 된 최채흥은 지난 14일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에서 6이닝 4실점으로 주춤했다. 그러나 타선 도움으로 승리를 다시 한번 챙겼다. 지난 20일 LG 트윈스를 상대로는 6이닝 1실점, 26일 롯데를 상대로는 7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4경기 선발 등판 3승 무패 평균자책점 1.88. 사실상 삼성의 1선발인 최채흥의 올 시즌 성적이다. 

원태인도 최채흥 호투에 뒤이어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올 시즌 개막전 불펜 등판을 제외하고 늘 최채흥 등판 다음 날 마운드에 오르는 원태인은 5경기 등판(4경기 선발) 2승 1패 평균자책점 3.12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15일 KT 위즈와 경기에서 5이닝 5실점으로 주춤했으나 21일 LG와 경기에서 7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이어 27일 롯데를 상대로 8이닝 1실점(비자책점) 경기를 펼쳤다. LG전 7이닝 투구는 2019년 5월 4일 데뷔 첫승 이후 383일 만에 경신한 개인 최다 이닝 투구 기록인데, 6일 만에 기록을 8이닝으로 늘렸다.

최근 삼성은 늘 외국인 선수 부상과 부진이라는 악재를 만났다. 선발 로테이션에서 비빌 언덕이 없었다. 대체 선발투수들은 반짝 이상의 투구를 기대하기 어려웠다. 선발진 붕괴는 불펜 과부하로 이어졌다. 한 시즌 농사를 망치는 지름길이었다.

그러나 최채흥과 원태인이 꾸준히 이닝을 챙겨주며 불펜 과부하를 막아주고 있다. 두 영건과 더불어 뷰캐넌도 최소 5이닝 이상 투구를 펼치며 라이블리, 백정현 이탈로 어려워졌던 투수진 운영에 힘을 보태고 있다. 기대는 크지만, 언제 성장할지 몰랐던 투수들이 어엿한 선발투수가 돼 삼성의 완벽한 비빌 언덕이 돼주고 있다.

스포티비뉴스=박성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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