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유희관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애들이 너무 풀이 죽어 있어요."

두산 베어스 투수 조장 유희관(34)이 시즌 초반 부진으로 고민이 깊은 후배들에게 한마디를 남겼다. 두산은 지난해 최고의 시즌을 보낸 이영하(23), 이형범(26), 최원준(26) 등 젊은 투수들이 올해도 마운드의 버팀목이 돼주길 바랐는데,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인지 고전하고 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이영하와 최원준은 제구를 더 다듬어야 하고, 이형범은 밸런스에 문제가 있다고 짚었다. 

젊은 선수들이라 당장 보이는 수치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이영하는 4경기에서 1승2패, 20⅓이닝, 평균자책점 5.75에 그쳤고, 이형범은 7경기, 2패, 1세이브, 6이닝, 평균자책점 13.50에 머물며 마무리 보직을 내려놨다. 롱릴리프 임무를 맡은 최원준은 9경기에서 11⅔이닝, 평균자책점 10.03을 기록했다. 

유희관은 27일 잠실 SK 와이번스전에서 7이닝 1실점 호투로 시즌 2승째를 챙겼다. 6회까지 102구를 던졌지만, 7회에 다시 마운드에 올라 공 8개로 아웃카운트 3개를 더하며 불펜의 부담을 덜었다. 2번째 투수로 나선 박치국이 아웃카운트를 잡지 못하고 1실점 했지만, 함덕주가 2이닝 무실점으로 뒷문을 걸어 잠그며 시즌 3번째 세이브를 챙겼다. 

110구 역투를 펼친 유희관은 "다른 선수들은 매일 경기하는데, 선발투수는 5일에 한번씩 나가니까 이닝을 길게 던져야 한다는 마음이 있다. 가능한 한 길게 던지고 싶었다. 불펜이 빡빡한 경기를 해서 지쳐 있고, 어린 선수들이 결과가 안 좋아 많이 힘들어한다. 불펜 부담을 최소화하고 싶은 형의 마음이었다"고 이야기했다. 

후배들이 성장통을 이겨내고 한 단계 더 나아가길 바랐다. 유희관은 "너무 풀이 죽어 있다. 어떻게 보면 다 경험이고 이겨내야 할 성장통이다. 좋은 말을 많이 해주려 하지만, 오히려 쓴소리할 때도 있다. 어차피 여기는 프로 무대고 본인들이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두 번은 좋은 말을 해줄 수 있지만, 이겨내라고 강하게 말해주는 편이다. 시즌 중, 후반에 안 좋아질 수도 있는 건데 미리 겪었다고 생각하라고 이야기해줬다"고 덧붙였다. 

유희관은 "후배들이 뒤에서 막아줄 것이라 믿고 공을 던지고 있다"며 젊은 투수들이 지금 고비를 슬기롭게 헤쳐나가길 바랐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