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그 최고의 불펜투수 중 하나가 된 KIA 전상현 ⓒKIA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전상현(24·KIA)은 2019년 시즌 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주목받는 선수는 아니었다. 가능성이야 모든 구단 관계자들이 기대하고 있었지만, 실적이 그렇게 탁월하지는 않았다.

데뷔 시즌이었던 2016년 8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은 8.10.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2018년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도 6.10이었다. 확실히 인정을 받을 만한 성적은 아니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확 달라졌다. 전상현은 지난해 57경기에서 60⅔이닝을 던지며 1승4패15홀드 평균자책점 3.12로 비상했다. 필승조의 확실한 한 축이 된 올해는 시즌 첫 9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이 0이다. 

전상현의 기록에 마지막 자책점이 올라간 것은 지난해 8월 24일 인천 SK전(2이닝 1실점)이었다. 그후 지난해부터 올해 5월 27일까지 21경기 23이닝을 던지면서 자책점이 단 하나도 없다. 23이닝에서 허용한 안타는 단 11개. 반면 삼진은 29개나 잡아냈다.

엄청난 파이어볼러도 아니고, 구종이 다채로운 선수도 아니다. 전상현의 포심패스트볼 평균구속은 142㎞ 남짓이다. 요새 웬만한 불펜투수들의 평균구속보다 떨어진다. 포심패스트볼과 슬라이더 구사율이 95%에 이르는 투피치 투수이기도 하다. 그래서 전상현의 극적인 변신은 더 놀랍기만 하다.

전상현 스스로 생각하는 그 반전 비결은 ‘자신감’이다. 전상현은 27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작년부터 계속 코칭스태프가 믿고 기회를 주셨다. 그렇게 최대한 하려고 하다 보니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고 했다. 이전에는 자신도 스스로의 공을 믿지 못했지만, 지금은 다르다. 자신감을 가지고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공격적으로 공략한다. 전상현의 스트라이크 비율은 올해 67.4%로 지난해 64.9%에 비해서도 높다. 공이 빠르지는 않지만 시원시원한 느낌을 주는 이유다.

적극적인 승부로 투구 수를 줄이고, 그런 마음으로 공격적으로 임한 게 올해 좋은 성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전상현의 설명이다. 전상현은 “서재응 코치님께서 피하지 말고 자신있게, 과감하게 빠른 카운트에서 승부하라고 하신다”고 주문 사항을 설명했다. 실제 전상현은 그런 KIA 코칭스태프의 주문을 가장 잘 이행하는 선수다. 맷 윌리엄스 KIA 감독 또한 전상현의 호투 비결로 공격적인 승부를 들었다.

투피치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도 잘 보이지 않지만 계속 진행 중이다. 전상현은 “스플리터 연습을 했다. 가끔가다 커브, 체인지업, 스플리터를 던지고 있다”고 했다. 아직 주무기라고 할 수는 없지만, 계속해서 던지다보면 완성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생각이다. 

불펜의 분위기도 전상현을 만드는 하나의 힘이다. 전상현은 “누가 올라가든 잘 던지라도 응원을 해준다. 그렇게 모이는 힘이 엄청나게 크다”면서 “(보직과 등판 시점도) 정해주시니 더 책임감을 갖는 것 같다. (박)준표형도 ‘자신있게 네 공을 던져라’고 조언해줬는데 작년부터 도움이 많이 됐던 것 같다”고 주위에 공을 돌렸다.

전상현의 롤모델은 전설적인 마무리인 오승환(38·삼성)이다. 이제 전상현은 출발점에 선 선수지만, 공격적인 승부와 날카로운 슬라이더, 그리고 든든한 배짱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예감케 한다. 무실점 기록도 신경 쓰지 않는다. 전상현은 “어차피 깨질 기록”이라고 웃으면서 “할 것만 하고 그런 쪽은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어법이나 단어 선택도 묘하게 우상을 닮은 것 같다.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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