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함덕주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마무리 투수는 이제 욕심 없어요. 차라리 선발로 가고 싶어요."

두산 베어스 좌완 함덕주(25)가 조심스럽게 개인의 바람을 이야기했다. 함덕주는 올해 두산 불펜에서 가장 안정적인 투구를 펼치며 사실상 마무리 투수 노릇을 하고 있다. 팀 불펜 평균자책점은 8.29로 리그 최하위지만, 함덕주는 9경기에서 1승, 3세이브, 1홀드, 10이닝, 평균자책점 2.70을 기록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근래 우리 투수 중에 페이스가 가장 좋다. (이)현승이랑 둘이 뒷문을 막을 텐데, 일단 (함)덕주는 가장 중요할 때 뒤에 쓰려고 한다. 당분간은 덕주가 (마무리로) 나갈 것 같다"고 밝혔다. 

함덕주는 2018년 마무리 투수로 구단 역대 좌완 최다인 27세이브를 기록하며 불펜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에도 마무리 보직을 이어 가며 16세이브를 챙겼지만, 급작스럽게 제구 난조에 빠져 이형범에게 자리를 내줬다. 

한때는 "30세이브"를 목표로 외쳤지만, 이제는 조심스럽게 선발로 나서고 싶다는 마음을 표현했다. 함덕주는 "선발투수로 나서고 싶은 게 당연한데, 워낙 우리팀 선발이 좋다. 나도 나중에는 언젠가 다시 선발로 뛰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함덕주는 2017년 5선발로 자기 몫을 톡톡히 해주며 9승을 챙겼다. 하지만 왼손이 부족한 팀 불펜 사정상 보직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 두산은 라울 알칸타라-이영하-크리스 플렉센-유희관-이용찬까지 리그에서 가장 안정적인 선발진을 갖췄다는 평가를 듣는다. 

그래서 함덕주는 "나중에"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국내 선발투수 3명 다 워낙 잘하고, 국가대표급이다. 3년 전에 선발로 나섰을 때 기억이 정말 좋았다. 그래서 불펜에서 많이 안 좋을 때는 선발로 가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마무리는 성격이랑 안 맞아서 힘들었고, 무너졌을 때 회복하는 게 쉽지 않았다. 선발은 그냥 나의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국가대표 미래 에이스로 주목을 받는 NC 좌완 구창모, kt 우완 배제성, 삼성 좌완 최채흥 등도 좋은 자극이 된다. 함덕주는 "워낙 어린 친구들이 잘하다 보니까. 나도 당연히 그렇게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자극도 되고 선발투수들을 보며 느끼는 게 많다"며 언젠가는 바람이 이뤄지길 기대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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