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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필의 언중유향]'재정적 시험대' 지나는 K리그, 눈치보다 침몰한다

이성필 기자 elephant37@spotvnews.co.kr 2020년 05월 30일 토요일

▲ 코로나19로 무관중으로 치르고 있는 K리그, 선수들은 팬들의 소중함을 제대로 느끼는 중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세가 꺾일 줄 모르면서 프로야구 KBO리그와 프로축구 K리그의 무관중 경기는 6월에도 지속할 전망이다.

애초 고3을 비롯한 학생들의 등교가 이어지면서 6월 중순께 관중 일부를 받아 운영하겠다던 계획이 오갔지만, 수면 위로 떠오르기는 힘들어 보인다.

코로나19 상황에서 프로야구의 선택 뒤에 항상 따라가는 프로축구라는 흐름을 보여줬기 때문에 현장에서는 7월 초에나 유료 관중 입장이 가능하리라는 전망으로 수정 중이다.

수도권 이남의 한 구단 대표는 익명을 전제로 "한국프로축구연맹 이사회에서 (관중 출입 여부를) 결정하는 것 아닌가. 지역마다 상황이 상이한 상황에서 시나리오를 다양하게 갖고 있지 않으면 구단 경영이 더 힘들어질 수 있다. 흐름을 주시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프로구단 운영의 중요 가치 중 하나는 수익이다. 돈을 벌어야 경기장 임대료부터 선수단 임금 지급 등 다양한 일들이 가능하다. 물론 기업구단의 경우 모기업 지원금(=광고 등으로 우회적으로 지원하는), 시도민구단은 조례 등으로 받는 안정적인 예산(추가 경정 예산 포함)이 있어 어느 정도는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기존 영업일의 30% 가까이 축소된 상황에서 예년과는 다른 대처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프로야구는 두산 베어스가 모기업 두산그룹의 경영 악화로 매각설이 도는 등 구단의 운명이 풍전등화다. 그나마 팬층이 두껍고 내수 스포츠 지위도 상당한데다 인수 희망 기업 후보군이 나오는 등. 어떻게든 위기를 돌파한다는데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프로축구는 어떨까. 다가올 미래에 대한 계획이 보이지 않는다. 이미 개막 전부터 코로나19에서의 극복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쏟아졌지만, 일단 리그를 치르고 보자는 분위기만 팽배하다. 

향후 관중 입장이 재개되더라도 '만석', '매진' 등은 기대하기 어렵다. 전체 관중석의 10%, 30% 등 적은 비율만 입장 가능한 방향으로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가 종식 또는 감염병 위기 경보 단계가 하향되더라도 다중이 모이는 체육 시설을 찾는 부담을 털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구단이 굴러가는 중요 축 중 하나인 입장권 수익이 줄면 다른 부문에서 비중을 높여야 하지만, 딱히 극복법이 보이지는 않는다. 

유럽처럼 경기장 시설 자체가 수익 모델로 자리 잡거나 구단 유니폼, 용품 등의 판매율이 높으면 그나마 희망을 볼 수 있지만, K리그에서는 답보 상태이거나 크게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 지금부터 구단 직원들이 자치단체 공무원, 모기업 회계 또는 재무 임원을 만나 읍소라도 해야 할 판이다.     

▲ 일부 구단은 마스크에 후원사 로고를 새겨서 노출하는 등 애를 쓰고 있다. 전북 현대 조세 모라이스 감독이 착용한 '녹색 마스크' ⓒ한국프로축구연맹

그나마 각 구단 실무진이 팬들에게 '희망적인 이미지'를 심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점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최근 FC서울의 '리얼돌' 파문으로 K리그 전체적으로 마케팅이 위축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대구FC는 '집관 선물 세트'를 만들어 팬들의 관심을 유도 중이다. 유관중 시대로 전환하면 꼭 경기장에 와달라는 의미다.

성남FC, 서울 이랜드, 전북 현대 등 다른 구단들도 애를 쓰는 모습이 보인다. 마스크에 후원사의 로고를 새겨 노출 극대화에 힘을 내고 있다. 무엇이든 해보자는 의지가 열악한 현실을 극복하는 영양제가 되는 셈이다.

물론 눈치를 보는 구단도 있다. '우리가 가면 길이 되는' 모습 대신, '다른 구단은 시즌권을 어떻게 환불하는지', '선수단 수당을 어떻게 책정하는지', '사무국 구조가 합리적인지' 알아보라는 등 선제적이지 않으려는 구단도 있다. 발 빠르게 움직여 조금이라도 손실을 막아야 하는데 안전한 현실만 추구하려는 모습만 음양으로 노출한다.

이미 리그를 진행한 상황에서 '임금 삭감' 등 고통 분담을 하기 위해 한국프로축구연맹에 토론 등 논의를 제안했던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의 적극적 자세는 안 보인다.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누구나 잘 아는' 주의만 요구했다. 경기를 잘 치러 선수의 가치 유지에만 신경 쓰자는 것처럼 해석 가능하다. 일부 선수는 구단의 상황을 알고 움직이려 하지만, 어디까지나 개인 차원이다.  

정부는 3차 추경까지 예고했다. 각 지자체는 없는 돈을 모아 공격적으로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등 각고의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재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시도민구단이 기대하는 추경은 언감생심일 수도 있다. 기업 실적 악화가 뻔히 보이는데 운영비 일부를 달라고 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알고 당하는 위기와 대비하는 위기는 분명 다르다. 나중에 선수단과 사무국 임직원의 임금 체불, 그로부터 이어지는 '해체 위기' 등, 과거 큰 문제로 대두했다가 어렵게 극복한 일들이 다시 나오지 말란 법도 없다. 그렇게 된다면 겨우 구축한 리그 구조나 팬층은 모래성처럼 사라질 수 있다.

위기는 분명하게 온다. 무관중으로 조금 여유가 있을 때 눈치 그만 보고 치열하게 머리를 맞대고 선제 대응과 대비를 해야 하지 않을까.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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