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흥련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시즌 초반 성적과는 별개로 고민이 뚜렷했던 두 팀이 결국은 트레이드 카드를 맞췄다. 두산은 불펜을, SK는 포수를 얻었다.

두산과 SK는 29일 2대2 트레이드를 공식 발표했다. 두산은 SK로부터 우완 이승진(25)과 포수 권기영(21)을 얻고, SK는 대신 포수 이흥련(31)과 외야수 김경호(25)를 확보하는 것에 합의했다.

주전급 선수들이 오간 큰 트레이드는 아니지만, 어쨌든 시즌이 시작된 뒤 KBO리그에서 이뤄진 첫 번째 트레이드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두 팀도 큰 출혈 없이 긁어볼 수 있는 선수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그렇게 크지 않다고 평가할 수 있다.

두산 관계자는 29일 경기 후 "26~28일 잠실에서 SK와 주중 3연전을 치렀더. 26일 양 팀 감독이 대화하는 도중 자연스럽게 트레이드 얘기가 나왔다. 27~28일 이틀 간 카드를 맞춰보았고 29일 최종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두산은 올 시즌 타격의 힘으로 리그 3위권을 유지하고 있지만, 마운드의 불안감이 적지 않다. 그중에서도 불펜이 쉽지 않은 양상이다. 지난해 마무리였던 이형범이 부진한 상황에서 기대를 모았던 불펜투수들이 어려운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다. 이현승 권혁 등 베테랑 선수들이 분전하고 있지만, 김태형 두산 감독은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우완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2018년 1군에 데뷔해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쏠쏠한 활약을 펼친 이승진이다. 이승진도 145㎞ 이상의 공을 던질 수 있는 투수로, 최근 퓨처스리그 경기에서도 최고 구속은 그 이상을 찍었다. 여기에 정통 커브라는 확실한 결정구를 갖춘 선수다. 이승진의 커브는 당시 투수코치였던 손혁 현 키움 감독이 “신이 내린 커브”라고 말할 정도로 회전축과 각도가 훌륭하다. 아직 젊은 선수라는 점에서 두산도 한 번쯤 긁어볼 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할 수 있다.

두산 관계자는 "이승진은 선발, 롱릴리프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더. 95년생으로 1군 경험이 있고 성장할 수 있는 좋은 자질을 갖고 있다. 미래를 내다본 트레이드"라면서 "이흥련은 좋은 포수이지만 팀 사정상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99년생 권기영은 3라운드 출신으로 성장 가능성이 크다. 이승진과 권기영 모두 군 문제를 해결했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반대로 SK는 주전 포수 이재원이 골절로 이탈한 가운데 포수진이 불안했다. 캠프 때부터 백업 경쟁을 펼쳤던 이현석 이홍구가 현재 포수 마스크를 번갈아가며 쓰고 있지만 확실히 한계는 있다. 이현석은 저조한 타율에 최근에는 장점으로 꼽혔던 수비까지 흔들린다. 현역으로 군 복무를 한 이홍구 또한 아직은 경기 감각이나 경기 체력이 100%라고 할 수는 없다. 이흥련의 가세는 하나의 보험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경호와 권기영은 당장의 즉시 전력이라기보다는 미래를 위한 자원이라고 볼 수 있다. 두산은 현재 주전 박세혁 외에도 베테랑 포수 정상호, 그리고 장승현이 백업으로 버티고 있다. 어차피 이흥련의 포지션과 다소 중복됐다. 권기영은 훨씬 더 어린 포수로, 박세혁 장승현 다음을 봤다고 볼 수 있다. 정진기 최지훈의 가능성을 본 SK 외야도 현재 자원이 모자라지는 상태로 김경호는 2군에서 경험을 쌓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트레이드는 포수를 찾으려는 SK와 불펜을 확보하려는 두산의 이해관계가 어느 정도 잘 맞아떨어졌으며, 양팀 모두 큰 부담이 없었다는 점에서 전격적으로 합의될 수 있었다. 두 팀이 시즌 중 이번 트레이드의 효과를 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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