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트레이드로 유니폼을 바꿔 입게 된 이흥련(왼쪽)과 이승진 ⓒ곽혜미 기자, 구단 제공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트레이드 시장을 누볐던 두산과 SK가 결국은 서로의 필요를 채우는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일단 한숨을 돌렸지만, 양팀의 사정을 고려할 때 카드가 맞는다면 다시 한 번 트레이드 시장에 나갈 가능성이 제기된다.

두산과 SK는 29일 잠실 롯데-두산전이 끝난 뒤 나란히 보도자료를 내고 2대2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두산은 우완 불펜 이승진(25)과 포수 권기영(21)을 얻고, SK는 포수 이흥련(31)과 외야수 김경호(25)를 받았다. 불펜이 문제였던 두산은 이승진의 잠재력에 주목했고, 포수가 문제였던 SK는 즉시전력감인 이흥련을 얻어 한숨을 돌렸다. 

29일까지 두산의 팀 평균자책점은 5.95로 리그 최하위다. 역시 리그 최하위인 불펜 평균자책점(7.96)의 문제가 더 도드라진다. 몇몇 베테랑 선수들의 분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마무리를 맡았던 이형범을 비롯한 기대주들이 시즌 초반 흔들렸다. SK는 주전 포수 이재원이 리그 시작 세 경기 만에 손가락 골절로 이탈하며 문제가 불거졌다. 백업 포수들이 흔들리며 마운드까지 영향을 준다는 시각이 많았다.

이 때문에 두산과 SK는 지금까지 계속 트레이드 시장에서 카드를 맞춰보기 위해 분주히 움직인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김태룡 두산 단장 또한 29일 트레이드 성사 후 “불펜을 보강하기 위해 이흥련 카드로 여러 군데와 논의를 했다”고 인정했다. 손차훈 SK 단장 역시 지금껏 트레이드를 위해 움직인 것을 부인하지 않았다. 

이처럼 두 팀은 트레이드 시장을 분주히 누볐지만, 소득은 없었다. 다만 26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된 두산과 SK의 주중 3연전이 분수령이 됐다. 김태형 두산 감독과 염경엽 SK 감독 사이의 대화에 트레이드 화두가 올라갔고, 양 감독이 기초적인 구상을 프런트가 이틀간 확장 논의한 끝에 29일 최종 결정됐다.

그래도 이것이 두 팀의 약점을 근본적으로 메울 수 있는 트레이드는 아니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대권에 도전하는 두산은 불펜 문제를 반드시 풀어야 한다. 최근 불펜이 조금씩 안정화되고 있고, 김강률 곽빈 등 돌아올 전력들이 있기는 하지만 구상이 다시 깨질 경우는 머리가 아프다. 이승진은 빠른 공과 좋은 커브를 던질 수 있는 선수이나 불펜의 무게감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만한 카드는 아니다. 앞길에 많은 시나리오가 열려있다.

SK는 이흥련의 가세로 일단 1군서 즉시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을 얻었다. 이승진 권기영이 군필이라는 점에서 아깝기는 하지만, 이재원이 없는 앞으로의 한 달을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이재원이 돌아오면 세 명의 포수 사이에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그러나 아직 팀 성적이 바닥인 상황에서 취약 포지션의 카드만 맞는다면 추가 트레이드도 가능한 팀으로 거론된다. SK는 근래 들어 트레이드에 적극적인 팀 중 하나이기도 했다.

결국 상황에 따라 두 팀의 움직임도 결정될 전망이다. 많은 팀들의 ‘트레이드 선호팀’으로 거론되는 두산도 불펜이 안정된다면 굳이 트레이드에 나설 필요는 없다. SK도 팀이 바닥을 찍고 빠르게 정상화될 경우 ‘을’의 위치에서 트레이드를 할 당위성까지는 없다고 볼 수 있다. 한편으로는 팀별로 부상자들이 속출하는 지금, KBO리그 내에 계속해서 트레이드 흐름이 이어질지도 관심사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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