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외국인타자 딕슨 마차도.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고봉준 기자] 롯데 자이언츠는 올 시즌을 앞두고 내야진을 대폭 보강했다. FA 내야수 안치홍과 수비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은 외국인선수 딕슨 마차도를 영입했다.

이미 KBO리그에서 검증을 마친 안치홍과 달리 마차도를 향한 물음표는 올 시즌 개막 전까지 지워지지 않았다. 아무리 수비가 뛰어나다고 하더라도 타선 연결을 위해선 최소한의 공격력은 보여줘야 한다는 의견이 뒤따랐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마차도는 공격에서 수비 이상의 실력을 뽐냈다. 개막 초반 10경기에서 타율 0.286 3홈런 13타점으로 중심타자 노릇을 해냈다. 그런데 타격 하락세는 너무나 빨리 찾아왔다. 이후 11경기에서 타율 0.135 1홈런 3타점으로 부진했다. 이 기간 롯데 타선도 덩달아 침묵하며 중하위권으로 내려앉았다.

한때 5번타자로도 나섰던 마차도는 결국 23일 사직 키움 히어로즈전부터 9번타자로 후방 배치됐다. 그리고 이 타순은 29~30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마차도의 타격 부진을 증명하는 대목이었다.

그러나 30일 두산전을 앞두고 만난 롯데 허문회 감독은 마차도를 향한 굳은 신뢰를 숨기지 않았다.

허 감독은 “상대 분석이 진행되고 있겠지만, 마차도는 원래 수비 보강을 위해 데려온 선수다. 타격은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 현재 정도의 경기력도 고맙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만약 마차도가 타격까지 잘했다면 메이저리그로 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는 농담으로 마음속 지닌 기대치를 대신 이야기했다.

당초 허 감독은 마차도에게 휴식을 부여할 생각이었다. 체력 안배도 하고 타격 부담도 잠시 내려놓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팀 사정상 마차도가 계속 선발로 나와야 했고, 마차도에게 양해를 구해 휴식은 다음으로 미뤄지게 됐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연일 9번타자로 배치된 마차도는 30일 두산전에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첫 두 타석에선 삼진과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7회와 9회 좌전안타와 중전안타를 때려내며 손맛을 봤다. 이달 8일 사직 SK 와이번스전 3안타 이후 모처럼 기록한 멀티히트였다.

이날 롯데는 11회말 4-5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그러나 마차도가 살아날 조짐을 보였다는 점에서 희망을 발견한 경기였다. 과연 마차도는 사령탑의 믿음과 배려 속에서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스포티비뉴스=잠실, 고봉준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