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이론 우들리가 완패를 인정했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타이론 우들리(38, 미국)가 커리어 첫 연패 쓴맛을 봤다.

"길버트 번즈(33, 브라질)는 준비가 잘돼 있었다. 그 녀석 레그 킥에 꼼짝없이 당했다"며 스스로 패인을 짚었다.

우들리는 31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UFC 에이펙스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176 메인이벤트에서 번즈에게 5라운드 종료 만장일치 판정(45-50, 44-50, 44-50)으로 졌다.

경기 뒤 인스타그램에 소감을 남겼다. 옥타곤에 들어서기 전까진 모든 게 순조로웠지만 번즈 킥과 거리를 허용하지 않는 스텝 탓에 고개를 떨궜다고 자체 진단했다.

"전에도 한 번 얘기했는데 (카메라는) 이길 때는 날 안 비추고 어째 질 때만 들이대는 것 같다. 뭐 개의치 않는다. 오늘(31일) 경기는 변명의 여지 없는 패배였다."

"느낌도 좋았고 훈련도 열심히 했다. 몸상태도 좋았다. 모든 게 순조로웠다. 워크아웃 때부터 (경기 전) 스트레칭할 때까지 싸움에 관한 모든 게 착착 진행됐다. 어제(30일) 번즈 눈을 봤는데 그 녀석 싸울 준비가 돼 있더라. 그 점이 참 맘에 들었다."

"(번즈는) 준비를 잘해왔다. 경기 내내 (내 주먹이 닿지 않게) 거리를 잘 유지했다. 어느 순간 내가 그냥 손만 뻗고 있다는 느낌이 들더라. (정확히 꽂는 게 아니라) 맞추는 데에 급급했다. 그래서 변명을 않는 거다. 고개 빳빳이 들고 (완패를) 인정하겠다는 거지. 내가 졌다."

그래도 포기 않고 25분을 버텨낸 점은 칭찬했다. 다른 선수 같았으면 진즉 포기했을 거라고 힘줘 말했다.

"딴 놈이었으면 이미 나가떨어졌을 거다. 하지만 난 포기하지 않고 주먹을 맞댔다. 지금 미국에서 일어나는 (좋지 않은) 상황(코로나19)과 그 상황에 맞서 싸우는 이들을 생각했다. (악조건 속에서도) 대회가 열렸는데 그런 상황에서 (경기를) 포기할 순 없었다. 어느 순간 그것만 생각했다. 절대 포기하지 말자는 생각. 난 (행동으로) 그 생각을 실현해 냈다."

우들리는 경기 초반 2번이나 테이크다운을 당했다. 미국대학체육협회(NCAA) 디비전Ⅰ 올-아메리칸 레슬러 출신 자존심에 금이 갔다.

1라운드 45초쯤 한 번, 2라운드 중반에 또 한 번 톱 포지션을 내줬다. 가까스로 일어나긴 했으나 왼쪽 눈가가 찢어지고 파운딩 펀치를 꽤 허용하는 등 대미지가 컸다.

하나 그때에도, 우들리는 역전 기회를 엿봤다고 했다. 충분히 승산 있다고 생각했다.

"솔직히 (그때도) 이길 수 있다고 봤다. 하지만 (번즈가) 레그 킥으로 내 하체를 공략하는데 그때부턴 뭔가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단 느낌을 받았다. 나중에는 걔가 (내 다리를) 킥으로 때리는지 엘보로 때리는지 알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그때부턴 내 리듬대로 경기를 끌어가기가 어려웠다. 부상은 괜찮다. (왼쪽 눈이) 찢어진 게 보이는가. 안 보이잖나. 내 옆엔 지구 최강 성형외과 의사인 그레그 박사(Dr. Greg)가 있다. 그가 훌륭하게 잘 꿰매 줬다. 한 3000바늘은 꼬맨 것 같은데. 하지만 다리는 온전치 않다. 피부 안에 수박 하나가 들어있는 것 같다. 나도 인간이니까 (완패한 이 상황을 100%) 이해하고 받아들이긴 어렵다. 하지만 이것 또한 신의 뜻일 거라 믿는다"며 쿨하게 긴 글을 마무리했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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