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이글스 선수단.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고유라 기자] 한화 이글스가 5월의 마지막날 최하위 추락을 막지 못했다.

한화는 지난달 31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에서 SK에 4-6으로 패했다. 한화는 지난달 23일 창원 NC전부터 8연패 수렁에 빠졌다. SK와 최하위권 맞대결 3경기를 모두 내주면서 31일 시즌 첫 10위로 내려앉기도 했다. 지난해 8월 28일 이후 277일 만의 최하위다.

2018년 3위에 오르며 11년 만의 가을야구를 맛본 한화는 지난해 9위로 추락했고 올해도 아직 24경기를 치렀다고는 하지만 위로 치고 오르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팀 평균자책점은 5.22로 리그 8위, 팀 타율은 0.242로 10위까지 떨어졌다. 위기의 돌파구를 찾기에는 총체적으로 전력이 약하다.

올해 한화의 부진 이유로는 투수 채드 벨, 내야수 하주석, 오선진의 부상 이탈이 꼽힌다. 한용덕 감독 역시 31일 SK전을 앞두고 5월을 돌아보며 "같은 포지션에서 동시에 2명(하주석, 오선진)이 빠진 게 컸다"고 아쉬워했다. 많은 팀들이 시즌 중 선수들의 크고 작은 부상을 겪는데 한화는 유독 선수 부상에 타격이 크다. 한화의 1군 엔트리를 자세히 살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최근 KBO리그 선수들의 전성기는 대략 1986년~1990년이다. 30대 초중반 선수들은 팀과 자신의 성적을 모두 이끌어갈 수 있는 에너지와 경험이 있다. 1985년생 이전 선수들은 전성기가 지났거나 관리를 받으며 경기에 나서는 베테랑이 많고, 1991년생 이후는 아직 주전 자리를 꿰차지 못했거나 경험이 부족하다. 양의지(NC), 김현수, 차우찬(LG), 손아섭(롯데), 최정(SK), 황재균(kt) 등이 높은 FA 몸값을 자랑한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달 31일 기준 한화 엔트리에 1986년~1990년생 국내 선수는 6명. 투수 장시환(33), 이태양(30), 포수 최재훈(31), 이해창(33), 외야수 정진호(32), 김문호(33)가 그 주인공이다. 2017년 한화에 온 최재훈과 한화에서 프로를 시작한 이태양을 제외하면 모두 최근 한화로 이적한 새 얼굴들이다. 게다가 모두 자리를 꿰차기 바쁘고 팀 적응이 우선인 상황. 결국 처진 팀의 분위기를 뒤바꿀 수 있는 슈퍼스타도, 클럽하우스 리더도 부족하다.

한화의 계속된 스카우트 능력 부재와 장기적 선수단 밸런스 관리 부족은 예전부터 지적됐다. 한화는 2005년 5라운드부터 신인 지명을 포기했고 2006년에도 7라운드까지만 뽑았다. 2008년에는 5라운드, 2009년에는 6라운드까지만 지명했다. 당시 한화는 신인 드래프트를 크게 신경쓰지 않았고 대졸 선수를 주로 뽑아 즉시전력 투입에 의미를 뒀다. 이 때문에 1986년~1990년생 중 현재까지 팀에 남아있는 선수가 거의 없다.

언제까지 김태균, 최진행, 송광민 등 베테랑들에게 돌아가며 중심타선을 맡기고 해결해주기를 바라야 할까. 그렇다고 어린 선수들에게 그 임무를 맡기기에는 경험이 없고 기복이 크다. 아직 시즌이 120경기나 남았는데 벌써 진퇴양난에 빠진 한화다.

ESPN은 올 시즌을 앞두고 KBO리그 파워랭킹을 발표하며 한화를 10위에 놓았다. 한화에 대해서는 "서폴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한화의 엔트리는 나이든 베테랑들과 경험 없는 어린 선수들로 구성돼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KBO리그 중계가 처음인 외국 방송사조차 알고 있는 한화의 문제가 수년째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미래를 위해서라도 한화의 장기적인 선수단 운영 플랜이 필요하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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