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라드 호잉(왼쪽)-닉 킹엄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한용덕 한화 감독은 “스스로 답을 찾길 바라고 있다”고 했다. 염경엽 SK 감독은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 본인 의지에 달린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애써 담담하게 이야기했지만, 속이 타들어가고 있음은 미뤄 짐작할 수 있다. 한화와 SK는 최악의 5월을 보냈다. 한때 10연패라는 말도 안 되는 침체에 빠진 지난해 정규시즌 88승 팀 SK는 7승16패로 5월을 마쳤다. 그나마 5월 마지막 3연전이었던 인천 한화전을 싹쓸이하고 최하위에서 벗어났다. 그런 SK에 일격을 당한 한화(7승17패)는 8연패와 함께 최하위로 추락했다.

나란히 최하위권에 처져 있는 두 팀의 문제가 어떤 특정 선수로부터 시작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전체적인 난맥이 겹치고 겹쳤다. 다만 기대를 걸었던 외국인 선수들의 부진이 더 크게 들어오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제라드 호잉(31·한화)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성적이 떨어졌고, 닉 킹엄(29·SK)은 부상 여파가 생각보다 오래 가고 있다.

호잉은 5월 한 달 동안 19경기에서 타율 0.225, 2홈런, 10타점, 3도루에 머물렀다. 출루율과 장타율의 합인 OPS는 0.628로 낙제점이다. 타율과 출루율(.276)은 호잉의 성적이 맞는지 눈을 의심케 한다. 타율은 2018년(.306)은커녕 2019년(.284)보다도 한참 못 미친다.

물론 누구나 슬럼프가 올 수는 있다. 그러나 호잉의 경우 지난해부터 불거졌던 ‘약점 공략’이라는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게 더 우려스럽다. 한화는 호잉이 그런 분석을 극복할 것이라 자신하고 재계약을 제안했지만, 지금까지는 오히려 더 철저하게 공략당하는 모습으로 우려를 남긴다. 성적이 나오지 않다보니 호잉 스스로도 민감해지고 예민해지는 양상이 뚜렷하다.

그나마 호잉은 경기에 뛰고 있지만, 킹엄은 5월 12일 잠실 LG전이 마지막 등판이었다. 그 후로는 팔꿈치 통증으로 휴업이다. 시즌 첫 2경기에서 2패 평균자책점 6.75에 머문 킹엄은 구속이 생각보다 나오지 않는다는 우려가 많았다. 그런데 결국은 팔꿈치에 이상이 발견됐고, 그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이 꼬리를 문다. 문제는 복귀 시점이 계속 늦춰지고 있다는 것이다. 

당초 킹엄은 “1~2경기만 쉬면 된다”고 자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그 시점은 지나갔지만, 킹엄은 아직 통증이 남아있다며 투구 재개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운드 1·2군 순환 계획도 꼬인 것이 사실. 그렇다고 아프다는 선수를 무리하게 쓸 수는 없는 노릇이다.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아있어 어쨌든 완주가 더 중요하기도 하다. SK는 킹엄이 6월 중순 이전에는 복귀하길 바라고 있으나 결정된 것은 없다.

한화는 올 시즌 타선이 빈약한 폭발력을 이어 가고 있다. 정비를 마친 김태균이 이번 주 1군에 올라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역시 중심타선에 포진하는 호잉이 살아나야 짜임새가 생긴다. 다행히 5월 31일 SK와 경기에서는 1회 3점 홈런을 비롯해 멀티히트로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2018년 호잉은 몰아치기보다는 꾸준한 타격을 이어 간 것이 좋은 성적의 원동력이었다. 올해도 꾸준하게 상승세를 그릴 수 있을지 관건이다.

SK는 선발진의 ‘에이스’로 낙점 받은 킹엄이 살아나야 전체적인 마운드 정비가 가능해진다. 염경엽 감독도 “선발과 중간을 단단하게 만들어야 한다”며 킹엄의 정상적인 복귀를 기다리고 있다. 다만 킹엄의 복귀가 계속 늦어질 것으로 판단되면 다른 승부수를 들여다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지도 모른다. SK로서는 생각하기 싫은 시나리오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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