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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순가련'도 해야죠" 주저없이, 송지효는 도전한다[인터뷰S]

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2020년 06월 03일 수요일

▲ 영화 '침입자'의 배우 송지효. 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저희 스태프가 영화 보고는 저한테 무섭다고 하더라고요. 그냥 너무 무섭다고, 제가 '그동안 알고 있던 그 언니가 맞는지' '이 언니가 그 언니가 맞는지' 무섭다고요. 혹시 아드님이 보신다면 이런 부분이 있다는 것만 알려주시고, 나쁜 사람이 아니란 걸 꼭 알려주세요."

초등학생 아들이 '침입자'(감독 손원평, 제작 비에이엔터테인먼트)를 보고싶어 한다니 송지효(39)는 "충격에 빠질 수도 있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4일 영화 개봉을 앞두고 만난 그녀는 여전히 꾸밈없고 유쾌했지만, '런닝맨'의 안방마님에게 익숙한 이들이라면 '침입자'의 송지효가 퍽 낯설 것이다.

'침입자'는 실종됐던 동생이 25년 만에 돌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독특한 스릴러다. 송지효가 의문의 동생 유진으로 분했다. 그녀는 부드러운 미소로 가족의 빈자리를 채우며 금세 새로운 삶에 적응하는 듯 하지만, 점점 수상한 기운을 풍긴다. 그녀에게서 미심쩍은 분위기를 감지한 오빠 서진(김무열)만이 그녀에게서 의심을 거두지 못한다.

▲ 영화 '침입자' 스틸. 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서늘하고 의뭉스런 송지효. 그러나 인기 예능의 빛에 가려졌을 뿐, 처음이 아니다. 그녀는 늘 변화와 반전을 즐겼다. 데뷔작 '여고괴담3-여우계단'(2003)은 공포영화고, 2번째 영화 '썸'(2004)는 미스터리 스릴러다. 드라마 출세작 '궁'(2006)과 '주몽'(2006~2007)에 이어 '쌍화점'(2008)으로 파격을 선보인 적도 있다. 범죄극 '신세계'(2012)에선 작은 역할이지만 임팩트를 남겼고, 코미디 '바람 바람 바람'(2017)에선 남편을 두고 바람을 피웠다.

그 모든 변주가 '침입자'의 바탕이 됐다. 마동석의 아내로 출연한 '성난황소'(2018)의 제작사가 '침입자'를 준비하며 그녀에게 시나리오를 건넨 것. 그 사실은 모른 채 시나리오를 접한 송지효는 '침입자'가, 그 속의 유진이 하고 싶다며 감독을 찾아갔단다. 송지효가 '침입자'에 이끌린 가장 큰 이유는 그 '다름' 자체였다. '침입자'라는 변신은 운명이었나보다.

"그동안 제 이미지와 반대되는 이미지였어요. '런닝맨'을 10년간 하고 있고 그간 캐릭터나 장르 모두 어두운 걸 별로 하지 않았거든요. 그런 걸 하고싶다는 갈망을 '침입자' 시나리오를 읽고서야 알게 됐어요. 그래서 더 욕심이 났나 봐요.

시나리오를 읽었는데 영화도 장르도 캐릭터도 너무 탐이 나서 무작정 감독님을 뵈러 갔어요. 데작사 대표님이 시나리오를 주신 걸 나중에 안 거죠. 어울리고 안 어울리고는 제가 얼마나 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잘 해내고 싶었어요. 또 잘 어울리고 싶었고요."

▲ 영화 '침입자'의 배우 송지효. 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영화를 처음 다 봤을 땐 상대 김무열의 연기가 강렬하게 다가왔단다. 송지효는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끌어가는 인물이 어떤 디테일과 어떤 포인트를 살려야 하는지 계산하고 연기한 친구구나 하는 생각에 다시 한 번 감탄했다"며 "정말 연기를 멋지게 잘한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그녀는 "가끔은 무열씨 노력에 비해 내가 너무 안하는 게 아닐까 한 만큼 캐릭터 자체가 큰 변화 뭔가 큰 것을 요하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영화를 보면 그게 다 공치사라곤 할 줄 모르는 그녀의 겸손에서 나온 이야기임을 알게 된다. 송지효는 가족을 장악해가는 유진처럼 고요하지만 하나하나 디테일을 짚어보인다. 부스스했던 머리는 어느덧 잔머리 하나 없이 가지런해지고, 입술에선 혈색이 지워져가며, 얼굴도 눈매도 날렵해진다. 연기할 때는 스스로도 유진이 이 가족의 진짜 딸인가 아닌지 답을 내리지 않고 지운 채 연기했다. 관객들도 쉽게 결론을 내리지 못할 수밖에. 어느덧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있는 인물을 표현하기 위해선 영화 촬영 기간에만 7kg을 감량했다.

"확실히 나이가 드니까 잘 안 빠지긴 하더라고요.(웃음) 매일 10km 정도를 뛰었어요. 사실 식단관리가 제일 어려웠어요. 촬영하는 동안에도 지킬 수 있는 한에서 꾸준히 해야 해서 저녁 6시 이후에는 안 먹었는데, 살이 빠지다보니까 체력이 금방 달리더라고요. 5kg 뺐고 마지막엔 7kg까지 빠졌어요. 맘고생 다이어트를 좀 한 것 같아요. 갈수록 유진이다워지고 뭔가 하기위해서 나름대로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더 빠지더라고요. 끝나고 두 배는 찐 것 같지만.(웃음)"

▲ 영화 '침입자' 스틸. 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1981년생인 그녀는 이제 한국나이로는 40살. 그는 지난 시간을 돌이켜보며 가족같기도 한 '런닝맨'의 멤버들과 "30대를 공유했다"고 고백했다. 이젠 체력이 좀 달리기도 하지만, 그만큼 요령도 생긴단다. '런닝맨' 속 예능 이미지가 배우로서 걸림돌이 된다는 생각은 안 하냐는 질문엔 "이전엔 어두운 이미지가 많았는데 밝은 이미지를 얻었다"며 고개를 저었다.

"'런닝맨'이란 예능으로 30대를 다 보냈더라고요. 서른 살에 시작했는데 이제 마흔이 됐어요. 제 인생의 30대를 생각하면 '런닝맨'이 빠질 수가 없어요. 10년을 함께하다보니 가장 많이 느낀 것은 '그동안 몰랐구나, 어리구나' 하는 거예요. 저에 대해서 많이 일깨워준 프로그램이기도 하고, 많은 분과 소통하는 법을 알게 해준 프로그램이기도 해요. 제게 너무나 많은 것을 줬고요. 저에 대해 알게해준 것만으로도 많이 발전하게 해줬어요. 10년을 같이 하다보니 그분들(멤버들)을 잘 알게 됐지만 그분들 덕에 고마운 것도 감사한 것도 많고 미안한 것도 있어요."

혹시 결혼해 가정을 꾸리고픈 생각은 없을까. 냉큼 "아직 제 한몸 건사하기가 힘들다"고 푸념한 송지효는 "지금 생활에 너무 만족한다. 그 정도로 제 생활을 바꾸고 싶다고 생각할 수 잇는 상대가 나타나면 모를까, 지금은 가족들-강아지와 함께 있는 지금이 너무너무 행복하다"고 웃음지었다.

▲ 영화 '침입자'의 배우 송지효. 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하지만 변화와 변신은 계속될 것 같다. "갖고 있지 않은 것을 지향하는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설명한 송지효는 "호기심이 많아 그런지 상대가 먹고 있는 걸 맛보고 싶고, 제가 가지고 있지 않은 걸 따라해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저와 반대되는 걸 하고 싶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어쩌면 들죽날죽한, 그래서 따져볼수록 어느 하나 만만하지 않은 송지효의 필모그래피가 만들어진 덴 다 그런 이유가 있었던 거다. 그는 "다음에는 뭘 해야지 계획하는 것보다 지금 하고 싶은 게 더 중요하다"며 "예전에도 그렇게 살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고 했다. "30대를 그렇게 보내고 나니 40대는 어떨까 더 궁금해진다"며 "40대에도 저는 뭔가를 열심히 하고 있을 것 같다"고도 했다.

"그간의 이미지 외에 다른 것도 있다는 걸 보여드리겠다는 생각이에요. 하지만 '이걸로 연기변신이 됐다'는 생각은 안해요. 체감도 잘 못하고요. 앞으로 해야하는 것도, 하고싶은 것도 많아요. 얘기했더니 소속사 대표님이 아주 크게 빵 터지셔는데, 청순가련한 것도 해보고 싶고.(웃음) 신파도 해보고 싶어요. 나이가 들면 더 알게되는 것에 도전해볼 기회가 된다면 저는 할 것 같아요, 주저없이.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 영화 '침입자'의 배우 송지효. 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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