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관중 경기 속에 응원전을 진행하고 있는 kt 응원단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6월의 첫 경기도 달라질 것은 없었다. 2일 kt와 두산의 경기가 열린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는 여전히 관중이 없었다. 경기 중 그라운드에 들어온 고양이 한 마리가 경기장 내의 유일한 ‘외부인’이었다.

경기는 계속 열리고 있지만, 경기를 치르면 치를수록 적자가 쌓인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후폭풍이다. 미국이나 일본처럼 아직 시즌을 시작조차 하지 못한 곳보다는 낫지만, 재정 상태는 오히려 더 열악한 곳이 KBO리그다. 시즌이 끝나면 그 직격탄이 선수들을 향할 것이라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5월 5일 무관중으로 시즌을 시작한 KBO리그는 한 달이 다 되어가는 지금 시점까지 관중 입장 계획을 실행하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속출하고 있어서다. 하루 100명 이상의 확진자가 쏟아져 나왔던 시기를 생각하면 최악의 고비는 넘겼다고 볼 수 있으나 국민적인 불안감은 여전하다. 정부에서는 연일 집합금지명령의 범위를 확대 중이다.

KBO도 당초 확산세가 잦아들면 5월 27일부터는 순차적으로 관중 입장을 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2일 A구단 고위 관계자는 “5월 27일부터 경기장 정원의 15%를 채우는 계획이 있었는데 최근 상황 탓에 자연스럽게 폐기됐다”고 말하면서 “언제 관중 입장이 가능할지는 우리 손에 달린 것이 아니다. 코로나 사태에 달렸다”고 한숨을 쉬었다.

B구단 고위 관계자는 “대규모 적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5월 27일부터 순차적으로 관중 입장을 허용하는 시나리오를 짰다. 그 시나리오에서도 입장수익 및 광고 등 여러 가지 매출이 구단별로 100억은 빠진다는 계산이 나왔다. 10개 구단을 다 합치면 1000억 원이 날아간 상황”이라면서 “무관중경기가 더 길어지면 구단의 적자폭은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구단들의 수익은 입장수익, 경기장 내 매출, 광고수익, 그리고 중계권료 등 KBO가 분배하는 수익으로 나뉜다. 현재 제대로 계산할 수 있는 것은 중계권료 수익 정도가 유일하다. 나머지는 죄다 수입이 줄거나 아예 없다. C구단 마케팅 담당자는 “우리도 그렇지만 다른 구단들도 광고를 다 팔지 못했다. 단가도 조금 떨어졌다. 그나마 광고에 많은 영향을 주는 TV 중계가 되고 있어 손해를 최소화한 정도”라고 설명했다. 

상품 판매 및 마케팅·광고 수익은 구단별로 적게는 20%, 많게는 40%까지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구단이 자생할 길은 사실상 없다. B구단 고위 관계자는 “모기업이 추가 적자폭을 지원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털어놨다. 다만 모기업들도 코로나 사태에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지원을 한다고 해도 10년 전처럼 ‘묻지마 지원’은 없을 전망이다. A구단 고위 관계자는 “모기업도 많이 까다로워졌다. 야구단도 줄일 수 있는 것은 다 줄여야 한다”고 했다.

현재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비용 절감 차원에서 인건비에 손을 대고 있다. 구단 운영 인력을 일시적으로 해고하고, 마이너리그 선수들은 예년에 비해 1.5배에서 2배 정도 더 방출했다. KBO리그 또한 선수들에게 닥칠 후폭풍이 걱정이다. 지금은 연봉을 다 받고 있지만, 내년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이나 연봉 협상 테이블에서 찬바람이 불 것은 기정사실화됐다. 안 그래도 커져가고 있는 2군 선수 방출폭도 더 클 전망이다.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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