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득점의 기쁨을 표하는 이승모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이승모는 포항 스틸러스 유니폼을 입고 조금 늦다면 늦은 첫 골을 신고했다.

이승모는 연령별 대표에서 꾸준하게 활약하며 이름을 알렸다. 2015년 칠레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 월드컵, 2017년 우리나라에서 열린 FIFA 20세 이하 월드컵,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까지 모두 출전했다. 185cm의 큰 키에 부드러운 기술까지 갖춘 미드필더로 각광을 받았다.

하지만 눈을 프로 무대로 돌려보면 아직 성과는 부족하기만 하다. 2017년 데뷔해 2019년까지 3년을 보내면서 남긴 기록은 15경기 출전에 1골과 1도움. 2개의 공격 포인트는 모두 당시 K리그2에 있던 광주FC 임대 시절에 기록했던 것이다. 또래 사이에선 돋보이는 재능이었으나, 거칠고 빠른 K리그 무대에선 아직 부족했다는 뜻일 것이다.

2020년은 그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을까. 이승모는 지난달 31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4라운드 포항스틸러스와 인천유나이티드의 경기에서 포항 유니폼을 입고 득점을 기록했다. K리그1에서 기록한 첫 골이자, 유스 팀부터 함께했던 포항에서 기록한 첫 공식전 득점이었다. 포항은 이승모의 골을 포함해 4골을 터뜨리며 4-1로 승리를 거두고 4위로 순위를 올렸다.

원클럽맨 이승모에게 포항에서 터뜨린 첫 골은 어떻게 기억에 남았을까. 득점 직후엔 힘들어서 아무 생각도 못하다가, 포항으로 내려가는 버스 안에서야 자신의 득점 장면을 수도 없이 돌려봤다는 이승모에게 특별했던 골에 대한 감회, 그리고 올해의 목표에 대해 물었다.

▲ 2016년 5월 수원JS컵에 출전했던 이승모(왼쪽) ⓒ한희재 기자

- 포항에서 첫 득점이다.
포항에서 굉장히 오래 있었다. 4년 동안 뛰면서 첫 골이라 감격스럽다. 경기장에선 힘들어서 아무 생각이 없었다. 골 영상을 계속 봤다. 신기했다.

- 골 뒤풀이가 조용했는데
너무 힘들었다.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다. 포항 가는 버스에서 계속 돌려봤다. 잘 넣었더라.(웃음)

- 주변에서 첫 골을 함께 기뻐했을 것 같은데.
친구들이나 (동료) 형들은 바로 옆에 있지 않나. 축하 많이 받았다. 팬들도 메시지를 많이 주시더라.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 한 골 더 넣고 싶지 않은가.
(골을 넣으면) 자신감도 올라오고 좋다. 아, 한 번만 더 넣으면 좋겠다.

- 이번 경기는 익숙한 포지션과 다르게 공격적으로 움직였다.
포지션상 공격적으로 나가는 게 맞았다. 훈련 때도 그렇고 공격적으로 빠져다니라고 말씀해주셨다. (최)영준이 형도 수비는 자신이 할테니 공격적으로 하라고 하더라. 그래서 공격적으로 했던 것 같다. 만족할 정도는 아니었다. 전반전엔 내 플레이가 잘 되지 않았다. 위축되고 그럴 수도 있었지만 영준이 형이 잡아준 덕분에 잘 됐던 것 같다. 더 잘해야 한다. 연습 때 더 잘됐는데, 경기 때 그게 잘 안되는 느낌이다. 더 잘해야 한다.

- 몸이 건장해진 느낌이다. 예전에 소년 느낌이 있었다면, 이젠 청년이 된 느낌이다.
훈련을 오후에 한 번 한다. 오전에 시간 빌 때 웨이트트레이닝을 매번 했다. 막 (몸이) 불진 않았는데 예전보단 훨씬 좋아진 것 같다. 사실 작년까지 너무 게을렀다. 오전에 운동도 안 나갔다. 그런데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더라. 코치님들도 운동 좀 하라고, 웨이트트레이닝 좀 하라고 하셨다. 4년차인데 이제 해야겠다 싶더라. 경기도 뛰어야 하는데. 아직 효과는 부족한 것 같다. 효과는 분명히 있는데 뛰면서 힘든 것도 늦게 오고, 그렇지만 여전히 부족하다. (운동을) 더 해야 할 것 같다. 

- 몸이 탄탄해지면서 좋아진 점이 있다면.
몸이 준비가 돼 있으면 자신감부터 생긴다. 내가 가진 실력을 더 보여주기 좋은 점이 있다.

- 개막전을 포함해 벌서 2경기에 나섰다. 감독님이 강점을 보셨을까.
감독님께선 항상 운동하라고 말씀하셨다. 아직 '운동량이 부족하다, 더 해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기회가 자주 오지 않으니까, 기회가 왔을 때 잘할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라고 하신다. 경기하고 하루이틀 휴식일이 있을 때 운동하라고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경기에 뛰는 선수들한테 뒤처지지 않아야, 경기에 들어가서도 잘할 수 있다고 하셨다. 사실 첫 경기를 뛰고 나서 기회를 못 잡았다는 느낌이 있었다. 그 이후로도 많이 말씀해주셨다.

- 다음 라운드가 울산과 라이벌전이다. 동해안 더비의 라이벌 관계는 실제로 어떤가.
저도 어릴 때부터 동해안더비를 많이 봤다. 경기장 분위기도 그렇고, 팬들도 많이 찾아오셔서 응원을 열렬하게 해주신다. 그 경기는 다른 느낌이다. 한일전에 가깝다. 무조건 잡고 가는 경기다. 모든 경기가 그렇지만 울산전은 더더욱 그렇다.

▲ 광주 임대 시절의 이승모

- 앞으로 어떤 선수가 되고 싶은가.
자기 위치에서 100%를 할 수 있는 선수가 최고인 것 같다. 볼을 받으려고 이리저리 왔다갔다하고, 다른 사람 자리에 간섭하는 것보단 자기 위치에 맞는 움직임, 패스들이 있다. 그걸 100%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 그렇게 자신의 몫을 100% 하는 선수가 있나.
(최)영준이 형이다. 수비 타이밍을 재는 것을 정말 잘한다. 뒤에서 맹수처럼 기다리고 있다. 같이 훈련할 때 무섭다. 그런 걸 보면서 배우는 것 같다. 수비, 부딪혀주는 걸 잘하지 못한다. 영준이 형을 보면서 많이 따라하려고 한다.

- 올해 개인적으로 세운 목표가 있나.
아직 확실하게 자리를 잡질 못했다. 오닐하고 경쟁하는 구도다. 어시스트 몇 개 이런 건 없다. (팀에서) 자리 잡는 게 목표다. 출전 경기를 늘리고 싶다. 원래 목표는 10경기로 잡았다. 최대한 많이 뛰고 싶다.

- 팀의 목표가 있다면.
전지훈련부터 ACL 나가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한 경기씩 하다 보면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 같다. 지금까지 아쉬운 경기도 있었다. 세트피스에서 2골을 준 서울전이나. 앞으로 보완한다면 잘할 수 있을 것이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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