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우람 ⓒ KBL
[스포티비뉴스=수원, 맹봉주 기자] "이제 말하기도 민망하네요."

김우람(32, 184cm)은 여전히 부상과 싸우고 있다.

2011년 2군 드래프트를 통해 전주 KCC에 데뷔한 김우람은 2013-14시즌 부산 KT로 팀을 옮겼다. 데뷔 당시엔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시즌을 거듭할수록 성장 폭이 눈에 띄었다.

KT 유니폼을 입고 뛴 첫 시즌. 풀타임을 뛰며 평균 7득점 1.8어시스트로 활약했다.

그 다음 시즌엔 평균 9득점 1.4어시스트를 기록했다. KT는 김우람과 보수 총액 1억9천만 원(연봉 1억6천만 원, 인센티브 3천만 원), 계약기간 5년에 사인하며 미래를 약속했다. 직전 시즌 연봉 3800만 원과 비교하면 400%가 올라간 금액이었다.

김우람 앞에는 '2군 드래프트 신화'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밑바닥부터 치고 올라와 성장한 그의 스토리에 응원하는 팬들이 많아졌다.

하지만 부상이 그를 가로막았다. 2016년 오른쪽 발바닥 골부종을 앓더니 2017-18시즌엔 9경기 뛰고 왼쪽 무릎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됐다. 오랜 재활을 거쳤지만 지난해 같은 부위에 또 부상을 당했다.

"농구 선수가 농구 얘기를 해야 되는데 부상, 몸 상태만 말하니까 너무 민망해요. 팬들께도 죄송하고요. 아직까지 저를 잊지 않고 SNS로 응원하는 분들이 있거든요. 제가 잘해야 그런 팬들이 신나면서 응원할 텐데 죄송하죠."

▲ 김우람은 같은 부위의 전방십자인대를 2번이나 다쳤다 ⓒ KBL
김우람은 지금도 재활에 매진하고 있다. 그동안 받은 수술도 여러 차례. 오래간만에 김우람을 만난 곳도 KT 연습체육관 안에 있는 재활센터였다.

"재활은 고통스러운 것 밖에 없어요. 눈에 보이는 효과는 나타나지 않은데 기간은 길어지니까 스트레스를 받죠. 현재 몸 상태는 30, 40% 정도입니다. 워낙 오래 쉬어서 다리 자체 감각들이 떨어진 상태에요."

운동선수로서는 치명적인 전방십자인대 부상을 2번이나 겪었다. 김우람은 자연스레 은퇴까지 생각했다. 오랫동안 재활에만 매달리는 모습이 팀원들에게 안 좋게 비춰질까 걱정도 했다.

"고민을 많이 했어요. 몇 년 동안 재활만 하는 모습이 팀원들에게 보기 좋게 비춰질까? 이기적으로 보이진 않을까? 점점 추해지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어요. 감독님과 단장님, 구단 프런트 분들이 괜찮다고 해줘서 조금씩 첫발을 내딛을 수 있었습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재활 중이지만 김우람의 표정은 밝았다. "이제 적응이 됐다"며 부상 얘기에 흔들리지 않는다고 했다.

김우람은 다가오는 시즌 복귀를 꿈꾼다. 아직 구체적인 복귀 시점을 논의하기는 이른 단계다. KT 서동철 감독 역시 김우람의 몸 상태를 차근차근 확인한 뒤 코트에 내보내겠다는 계획이다.

"2018-19시즌 플레이오프에서 감독님의 배려로 아주 잠깐 출전한 적이 있어요. 오랜 시간이 지나서 팬들이 저를 잊은 줄 알았죠. 그런데 코트에 들어가니 제 이름을 불러주고 환호해주시더라고요. 정말 감사해서 웃음이 나왔어요. 그 순간을 잊지 못해요. 다시 또 팬들의 환호를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만큼이나 안타까워해주고 끝까지 응원해주시는 팬들께 감사해요. 또 그분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해서 죄송하고요. 언제 복귀하겠다고는 지금 말하지 못하겠어요. 제가 할 수 있는 건 좌절하지 않고 하루하루 끝까지 최선을 다해 사는 것입니다."

스포티비뉴스=수원, 맹봉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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