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팀을 찾고 있는 맷 하비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한 선수는 한때 메이저리그(MLB)에서도 가장 뛰어난 우완 중 하나로 이름을 날렸다. 한 선수는 월드시리즈 우승 팀의 주전 유격수였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이 선수들이 KBO리그에서 뛸 가능성이 있었으면 이상한 일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KBO리그 구단들의 마음에 따라 ‘영입할 수도’ 있는 신분이 됐다. 우완 맷 하비(31)와 우타 내야수 애디슨 러셀(26)이 그 주인공이다.

두 선수의 에이전시인 보라스 코퍼레이션은 최근 두 선수를 비롯한 소속 선수들의 프로필은 KBO리그 구단에 직간접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에이전트는 “하비와 러셀을 포함, 올스타 경력이 있지만 현재 소속팀이 없는 선수들이 리스트에 포함됐다”고 귀띔하면서 “메이저리그 개막이 연기됨에 따라 이 선수들의 무적 시기가 길어지고 있다. 현역을 연장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하비와 러셀은 지난 시즌을 끝으로 각자의 소속팀에서 방출됐다. FA 시장에서 새 소속팀을 찾았지만 아직까지는 소식이 없다. 설상가상으로 MLB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아직 개막일조차 확정하지 못하면서 두 선수의 구직은 더 어려워지고 있다. 이에 리그가 정상적으로 열리고 있는 KBO리그를 살피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에이전트는 “프로필을 줬다는 것을 반드시 KBO리그에 가겠다는 의지로 해석하기는 무리가 있을 수 있다. 그쪽 사정을 들어봐야 한다”고 조심스러워했다. 하지만 복수 구단이 에이전시로부터 리스트를 받은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오히려 구단들이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이 된 것이다.

하비는 ‘뉴욕의 스타’였다. 2012년 MLB에 데뷔해 2013년 9승5패 평균자책점 2.27의 빼어난 성적으로 올스타에도 뽑혔다. 팔꿈치 수술을 마치고 돌아온 2015년에는 13승8패 평균자책점 2.71로 개인 한 시즌 최다승을 거뒀다. 러셀은 유격수와 2루수를 모두 볼 수 있는 자원이다. 통산 타율이 0.242, 통산 OPS(출루율+장타율)가 0.704로 공격에서 장점을 보이는 선수는 아니지만 수비력 하나는 확실한 선수다.

다만 KBO리그 구단들이 두 선수를 비롯, 보라스 사단의 전직 올스타들을 영입할지는 미지수다. 기본적으로 일단 시간이 오래 걸린다. 현재 외국인 투수(닉 킹엄·벤 라이블리)가 각각 부상으로 빠진 SK와 삼성은 하비 영입을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 하비의 경우는 기량이 하락세인 것이 뚜렷해 섣불리 나서기 어려운 점도 있다. 러셀은 일단 현재 외국인 타자 교체가 필요한 팀이 키움뿐이다. 

SK 관계자는 7일 “지금까지 사례로 봤을 때 메이저리그 경력을 화려하지만, 경력이 내리막인 선수들이 KBO리그에 와서 좋은 활약을 한 적이 별로 없다. 오히려 트리플A와 메이저리그 사이에 있는 젊고 건강한 선수들이 성공한 사례가 더 많다”고 신중한 자세를 드러냈다. 키움도 새 외국인 선수 영입에 아직은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관계자 또한 7일 “코로나 사태에 현지에 가서 상태를 확인하고 계약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들어오면 자가격리 2주를 해야 한다. 여기에 다시 몸을 끌어올리는 데 또 시간이 필요하다. 1군 투입까지 6주 이상이 필요하다. 차라리 라이블리를 기다리는 게 낫다”고 개인적인 생각을 밝혔다. 두 구단은 현재 최악의 상황만 대비하고 있을 뿐 당장 킹엄과 라이블리의 교체를 염두에 두고 있지는 않다. 

여기에 하비는 그라운드 바깥에서도 여러 논란을 일으켰다. 극성스러운 뉴욕 언론을 생각해도 사생활적인 부분에서 그렇게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다. 러셀은 가정폭력으로 징계를 받았고, 이는 아직도 그의 MLB 복귀의 발목을 잡는 하나의 요소다. 또한 어차피 KBO리그를 징검다리로 생각하는 선수들이라 설사 성공해도 장기간 보유하기는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한편으로는 제안을 한다해도 두 선수가 실제 손을 잡을지 미지수라는 관측도 있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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