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이저리그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메이저리그가 2020년 시즌 전면 취소를 제외한 최악의 시나리오로 치닫고 있다. 미국 디애슬레틱은 6일(한국시간) "7월 개막도 어렵다"며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8월 개막-50경기 단축 시즌을 계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선수노조와 사무국, 구단주 측의 논의가 평행선을 그리다 보니 7월 독립기념일 개막 가능성은 점점 희박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미국 블리처리포트는 8일 '만약 50경기 시즌이 현실이 된다면'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 살펴봤다.

▷ 기록에 끼치는 영향 - 나쁜 일

한 시즌이 162경기의 ⅓보다 적은 50경기로 치러진다면 선수들은 누적 기록에서 큰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비율 기록은 그 가치를 온전히 인정받기 어렵다. 50경기 시즌 4할 타자가 나온다고 해서 1941년 타율 0.406을 기록한 테드 윌리엄스와 동일 선상에 있다고 볼 사람이 있을까. 윌리엄스는 당시 143경기에서 456타수 185안타(와 147볼넷)을 기록했다. 50경기가 현실이 된다면 2020년 시즌은 다른 해와 떼어놓고 생각해야 한다.

▷ 1승이 더 소중해진다, 모두가 우승 후보 - 괜찮은 편

페넌트레이스 순위에 무게를 두는 이유는 162경기라는 대장정을 순탄하게 치르는 일이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시즌이 짧을수록 전력보다는 변수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블리처리포트는 50경기 시즌에서는 모든 경기가 중요해지고, 순위 싸움이 더욱 긴박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탱킹 팀이 아니라면 모두가 포스트시즌을 노려볼 만하다. 팬들에게도 나쁘지 않은 일이다.

▷ 상은 어떻게 하지 - 나쁜 편

50경기 시즌에서는 MVP나 사이영상을 누가 받게 될지도 예측하기 어렵다. 단기 성적으로 '임팩트'를 남기는 선수는 얼마든지 있다. 그러나 MVP나 사이영상 수상자라면 한 시즌 내내 활약상을 유지해야 한다. 블리처리포트는 "시즌이 짧을수록 잘 알려지지 않은 선수들이 후보로 떠오를 수 있다.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효과는 있겠지만 역사적 맥락에서는 이상하게 보일 것"이라고 봤다.

▷30인 로스터 - 괜찮은 편

메이저리그는 단축 시즌과 함께 팀당 로스터를 30명으로 늘리려고 한다. 26명에서 4명이 늘어난다. 이 자리는 유망주들이 채울 가능성이 크다. 젊은 피의 등장은 리그에 역동성을 더해줄 수 있다. 마이너리그에 있었다면 이름을 알리기 어려웠을 젊은 선수들이 1년이라도 먼저 유명해질 수도 있다.

▷ 떨어지는 에이스 가치 - 나쁜 일

5인 로테이션으로 50경기 시즌을 치른다면 선발투수 1명이 10경기 남짓 등판하게 된다. 그런데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선수들의 시즌 준비 과정이 달라졌다. 선수 보호를 위해 이 10경기에서조차 지난해만큼 많은 공을 던지지는 않을 가능성이 크다. 팬들에게는 에이스의 투구를 보는 재미가 줄어든다. 거물 FA 선발투수를 위해 거액을 지출한 구단은 투자만큼의 이익을 얻기 힘들다.

▷ 선수들의 수입 감소 - 선수들에게는 나쁘지만, 팬들에게는 그다지

선수노조와 사무국, 구단주 사이의 줄다리기가 길어지는 이유는 결국 돈 문제다. 모든 선수가 '억만장자' 지위를 누리는 것은 아닌 만큼 수입 감소를 치명적으로 받아들이는 이들도 있다. 블리처리포트는 "선수들에게는 악영향이고, 팬들은 영향을 받지 않을 문제"라고 정리했다.

▷변화를 받아들일 준비 - 더 지켜볼 일

논쟁의 대상이었던 내셔널리그 지명타자 도입이 코로나19 여파로 손쉽게 결론이 났다. 앞으로도 내셔널리그에서 지명타자를 계속 볼 수도 있다. 30인 로스터도 마찬가지다.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단축 시즌을 계기로 여러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선수노조와 합의점을 찾는다면 야구장 안에서 여러 가지 실험을 큰 반발 없이 시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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