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밀레니엄힐튼서울, 김민경 기자, 이충훈 영상기자] "트라이아웃을 하기 전에 리그 수준이 더 높았다."

2016년 12월 터키 페네르바체에서 뛰던 김연경(32, 흥국생명)을 만났을 때였다. V리그 여자부는 2015~2016시즌부터 트라이아웃으로 외국인 선수를 영입했다. 세계적인 선수를 국내에서 볼 수 있으면 좋지만, 외국인 선수 의존도를 낮춰 국내 공격수들의 기량을 끌어올리자는 취지로 제도를 바꿨다. 

김연경은 당시 "트라이아웃을 하기 전에 리그 수준이 더 높았다. 외국인 선수 의존도를 떠나서 수준 자체가 높아야 사람들의 관심을 끈다. 트라이아웃을 하고 있지만, 의존도는 결국 같다. 결국 같다면 수준 있는 선수를 데리고 오는 게 맞다. 그 선수들을 보면서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지 배울 수 있다. 세계적인 선수들의 공을 저희가 언제 받고 막아 보고 하겠나. 그렇게 해야 한국 배구 수준이 좋아질 거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4년이 흐른 지금, 김연경은 11년 만에 V리그로 돌아왔다. 2019~2020시즌을 끝으로 터키 엑자시바시와 계약이 끝나면서 국내 복귀를 추진했고, 지난 6일 흥국생명과 계약 기간 1년, 연봉 3억5000만 원 계약에 합의했다.

▲ 흥국생명 김연경 ⓒ 한희재 기자
김연경은 10일 서울 중구 밀레니엄 힐튼 서울에서 진행한 흥국생명 입단 기자회견에 참석해 V리그에서 다시 뛸 생각에 설레는 마음을 표현하면서도 개선해야 할 점으로 외국인 선수 선발 제도를 언급했다. 

김연경은 4년 전과 마찬가지로 "외국인 선수 영입을 트라이아웃으로 하는데, FA로 바꿨으면 좋겠다. 갑작스럽게 이야기를 꺼내 KOVO 분들께 죄송하지만, 제도를 바꾸면 많은 좋은 선수들이 V리그에 와서 배우는 게 있다. 같이 배우면 한국 배구 수준이 올라갈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세계 리그 상황이 불안정한 것도 이유로 꼽았다. 김연경 역시 2021년 도쿄 올림픽을 목표로 가장 안정적으로 몸을 만들어 뛸 수 있는 곳이 한국이라고 생각했기에 11년 만에 V리그 복귀를 선택했다. 

김연경은 "올해 내가 한국으로 들어간다고 했을 때 원래 연봉보다 적게 받고 같이 뛸 수 있다면 뛰고 싶다는 선수들이 있었다"고 밝혔다. 

FA로 바뀌면 같이 뛰고 싶은 선수로는 브라질 출신 레프트 나탈리아 페레이라를 꼽았다. 나탈리아는 페네르바체부터 최근 엑자시바시까지 김연경과 함께 뛰어 친분이 두텁다. 김연경은 "나탈리아가 오면 한국 배구가 발전할 것도 같고, 나랑도 친하니까 좋을 것 같다"고 말하며 웃어 보였다. 

11년 동안 일본, 터키, 중국 등 여러 해외 리그를 경험하면서 내린 결론이다. 김연경은 세계적인 선수들과 한 코트 안에서 부딪치면서 실력이 쌓이는 것을 경험했기에 4년 전도 지금도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스포티비뉴스=밀레니엄힐튼서울, 김민경 기자, 이충훈 영상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